미얀마 신한은행 현지인 직원 사망…교민들 철수 준비

입력 2021.04.02 (21:28) 수정 2021.04.02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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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얀마 국민의 민주화 투쟁을 지지합니다"

한국외국어대 교수 188명이 미얀마의 시민들을 지지하는 성명을 내놨습니다.

한국어와 미얀마어는 물론 힌디어, 크로아티아어, 그리스어 등 모두 서른 개 언어로 발표했는데요.

낯선 글자들의 그 행간에는 도움을 호소하는 미얀마의 절박함, 국제사회가 외면해선 안 된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겼습니다.

이런 간절함에도 불구하고 군경의 폭력 진압이 오늘도 계속되면서 우리 교민들도 하나둘 철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시위진압대가 쏜 총에 맞은 미얀마 양곤 신한은행의 현지인 직원은 오늘 사망했습니다.

미얀마와 태국 국경지대에 김원장 특파원이 들어가 있습니다.

김원장 기자! 지금 있는 곳이 어디쯤인가요?

[기자]

태국 미얀마 국경지댑니다.

여기서 남쪽으로 가면 카렌족 반군이 있는 매솟지역이고, 북쪽으로 가면 미얀마군의 공습을 피해 태국으로 피난을 오던 카렌족들이 오갈 곳을 잃은 매홍손 국경지대입니다.

[앵커]

미얀마군의 소수민족 반군에 대한 공습은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미얀마 공군은 연일 소수민족 거주지를 공습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입수한 영상을 보면 매우 참혹합니다.

["저기도 사람이 죽었어요! 내가 어떻게 해야하죠!']

파푼 지역, 카렌족 마을의 공습 직후 영상입니다.

마을은 불타고, 시신들이 여기저기 나뒹굽니다.

아이들과 여성들도 있는데, 너무 참담해서 저희가 보여드릴 부분이 거의 없습니다.

카렌 반군, 또 카친반군과 미얀마군과의 교전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쿠데타를 반대하는 시민들과 이들 소수민족 반군과의 연대가 확실해 지고 있는데, 미얀마 군정은 어제 반군들에게 한달간 휴전을 제의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유혈 진압으로 인명피해도 계속 늘고 있어요.

[기자]

네, 사망자가 540명을 넘어섰습니다.

며칠전 시위에서 "지금 저항하지 않는 국민은 부끄러운 것이라고 한 대학생이 외치기도 했는데요.

당시 목소리 들어보시죠.

[마 띤자 헤인/간호대 2학년 : "아버지는 청년은 정치와 상관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청년들이 정치를 모르고 자란다면 다음세대 우리는 어떻게 정치를 해 나갈 수 있을까요?"]

간호대 2학년 생인 마 띤자 헤인은 이 말을 한 뒤 엿새만에 부상자들을 치료해 주다 군경이 쏜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퇴근길에 군경이 쏜 총에 머리를 맞았던 양곤 신한은행 현지인 직원도 오늘 숨졌습니다.

지금 미얀마에서는 퇴근 버스안에서 총에 맞아 죽을 수 있습니다.

이 사건 이후 3천여 우리 교민들의 불안감이 매우 커지고 있습니다.

일부 기업들이 직원들의 철수를 결정했고, 귀국편 항공기가 다 매진돼서 임시편을 추가했습니다.

오늘 새벽에 열린 유엔 안보리는 미얀마 군부의 평화 시위대를 향한 무자비한 폭력을 강도 높게 비판했지만, '평화 시위대를 향한 폭력'을 막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미얀마와 태국 국경 매솟에서 KBS 뉴스 김원장입니다.

영상편집:이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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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얀마 신한은행 현지인 직원 사망…교민들 철수 준비
    • 입력 2021-04-02 21:28:52
    • 수정2021-04-02 22:02:00
    뉴스 9
[앵커]

"미얀마 국민의 민주화 투쟁을 지지합니다"

한국외국어대 교수 188명이 미얀마의 시민들을 지지하는 성명을 내놨습니다.

한국어와 미얀마어는 물론 힌디어, 크로아티아어, 그리스어 등 모두 서른 개 언어로 발표했는데요.

낯선 글자들의 그 행간에는 도움을 호소하는 미얀마의 절박함, 국제사회가 외면해선 안 된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겼습니다.

이런 간절함에도 불구하고 군경의 폭력 진압이 오늘도 계속되면서 우리 교민들도 하나둘 철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시위진압대가 쏜 총에 맞은 미얀마 양곤 신한은행의 현지인 직원은 오늘 사망했습니다.

미얀마와 태국 국경지대에 김원장 특파원이 들어가 있습니다.

김원장 기자! 지금 있는 곳이 어디쯤인가요?

[기자]

태국 미얀마 국경지댑니다.

여기서 남쪽으로 가면 카렌족 반군이 있는 매솟지역이고, 북쪽으로 가면 미얀마군의 공습을 피해 태국으로 피난을 오던 카렌족들이 오갈 곳을 잃은 매홍손 국경지대입니다.

[앵커]

미얀마군의 소수민족 반군에 대한 공습은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미얀마 공군은 연일 소수민족 거주지를 공습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입수한 영상을 보면 매우 참혹합니다.

["저기도 사람이 죽었어요! 내가 어떻게 해야하죠!']

파푼 지역, 카렌족 마을의 공습 직후 영상입니다.

마을은 불타고, 시신들이 여기저기 나뒹굽니다.

아이들과 여성들도 있는데, 너무 참담해서 저희가 보여드릴 부분이 거의 없습니다.

카렌 반군, 또 카친반군과 미얀마군과의 교전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쿠데타를 반대하는 시민들과 이들 소수민족 반군과의 연대가 확실해 지고 있는데, 미얀마 군정은 어제 반군들에게 한달간 휴전을 제의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유혈 진압으로 인명피해도 계속 늘고 있어요.

[기자]

네, 사망자가 540명을 넘어섰습니다.

며칠전 시위에서 "지금 저항하지 않는 국민은 부끄러운 것이라고 한 대학생이 외치기도 했는데요.

당시 목소리 들어보시죠.

[마 띤자 헤인/간호대 2학년 : "아버지는 청년은 정치와 상관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청년들이 정치를 모르고 자란다면 다음세대 우리는 어떻게 정치를 해 나갈 수 있을까요?"]

간호대 2학년 생인 마 띤자 헤인은 이 말을 한 뒤 엿새만에 부상자들을 치료해 주다 군경이 쏜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퇴근길에 군경이 쏜 총에 머리를 맞았던 양곤 신한은행 현지인 직원도 오늘 숨졌습니다.

지금 미얀마에서는 퇴근 버스안에서 총에 맞아 죽을 수 있습니다.

이 사건 이후 3천여 우리 교민들의 불안감이 매우 커지고 있습니다.

일부 기업들이 직원들의 철수를 결정했고, 귀국편 항공기가 다 매진돼서 임시편을 추가했습니다.

오늘 새벽에 열린 유엔 안보리는 미얀마 군부의 평화 시위대를 향한 무자비한 폭력을 강도 높게 비판했지만, '평화 시위대를 향한 폭력'을 막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미얀마와 태국 국경 매솟에서 KBS 뉴스 김원장입니다.

영상편집:이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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