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 3년 넘었는데 아직도 텐트 생활…고통은 현재진행형

입력 2021.04.12 (07:33) 수정 2021.04.12 (07:4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포항 지진이 발생한 지 3년이 넘었습니다.

일부 이재민들은 지금도 체육관에서 살거나 조립식 건물을 짓고 힘든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르면 다음주쯤 피해구제 지원금이 처음 나올 예정이지만 주민들은 제대로 보상받지 못한다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오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윤성일 씨는 집을 잃고 3년이 지난 지금도 체육관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지난 겨울에는 뜨거운 물을 담은 페트병으로 추위를 버텼습니다.

[윤성일/포항 지진 피해 주민 : "할 수 없이 이 물병에 (물을) 받아서 넣어놓으면 온기가 있기 때문에 보일러 식으로.. 그래서 견뎌냅니다."]

지진 때 집이 무너진 이상화 씨.

집터에 25제곱미터의 조립식 주택을 세워 살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부엌과 욕실조차 없지만, 직장과 이웃이 있는 터전을 떠날 수는 없었습니다.

[이상화/포항 지진 피해 주민 : "내 터전이 여기고 모든 게 여기 있으니까…(떠나면) 돈도 그만큼 들어서 차를 왔다 갔다 하면 기름값이며 엄청 손해가 크잖아요."]

다음 주 지진 피해구제 지원금이 처음 나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3년이 지나 피해를 입증할 증거를 제시하기 쉽지 않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피해는 과거 사진을 복원해 증명해야 합니다.

망가진 문이나 창틀을 고쳤거나 벽지를 새로 발랐을 경우에도 증빙자료를 내야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이달에 나오는 1차 피해구제 지원금은 전체 접수 건수 7천 93건 가운데 24%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76%, 5천3백여 건은 심의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미상정 사유의 97%가 증빙 서류 미흡입니다.

특히, 공동주택의 공용 부분은 동별이 아닌 단지별로 지원 한도가 책정됐습니다.

이에 따라 1개 동만 있는 아파트와 여러 동이 있는 대단지 아파트의 지원 한도가 같아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차량 피해는 별도 기준이 없어 제대로 보상받지 못한다는 민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도병술/포항시 방재정책과장 : "(공동주택 공용부분 지원 한도가) 턱없이 지금 현재 부족하기 때문에 동별 적용 또는 단지별로 10억 원 이상으로 반영해줄 것을(정부에) 요청하고 있습니다."]

피해구제 지원금은 다음달 2차로 나오고, 8월 말까지 신청 건에 대해서는 매달 순차적으로 지급됩니다.

KBS 뉴스 오아영입니다.

촬영기자:신광진/그래픽:김현정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포항 지진 3년 넘었는데 아직도 텐트 생활…고통은 현재진행형
    • 입력 2021-04-12 07:33:21
    • 수정2021-04-12 07:40:54
    뉴스광장
[앵커]

포항 지진이 발생한 지 3년이 넘었습니다.

일부 이재민들은 지금도 체육관에서 살거나 조립식 건물을 짓고 힘든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르면 다음주쯤 피해구제 지원금이 처음 나올 예정이지만 주민들은 제대로 보상받지 못한다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오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윤성일 씨는 집을 잃고 3년이 지난 지금도 체육관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지난 겨울에는 뜨거운 물을 담은 페트병으로 추위를 버텼습니다.

[윤성일/포항 지진 피해 주민 : "할 수 없이 이 물병에 (물을) 받아서 넣어놓으면 온기가 있기 때문에 보일러 식으로.. 그래서 견뎌냅니다."]

지진 때 집이 무너진 이상화 씨.

집터에 25제곱미터의 조립식 주택을 세워 살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부엌과 욕실조차 없지만, 직장과 이웃이 있는 터전을 떠날 수는 없었습니다.

[이상화/포항 지진 피해 주민 : "내 터전이 여기고 모든 게 여기 있으니까…(떠나면) 돈도 그만큼 들어서 차를 왔다 갔다 하면 기름값이며 엄청 손해가 크잖아요."]

다음 주 지진 피해구제 지원금이 처음 나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3년이 지나 피해를 입증할 증거를 제시하기 쉽지 않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피해는 과거 사진을 복원해 증명해야 합니다.

망가진 문이나 창틀을 고쳤거나 벽지를 새로 발랐을 경우에도 증빙자료를 내야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이달에 나오는 1차 피해구제 지원금은 전체 접수 건수 7천 93건 가운데 24%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76%, 5천3백여 건은 심의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미상정 사유의 97%가 증빙 서류 미흡입니다.

특히, 공동주택의 공용 부분은 동별이 아닌 단지별로 지원 한도가 책정됐습니다.

이에 따라 1개 동만 있는 아파트와 여러 동이 있는 대단지 아파트의 지원 한도가 같아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차량 피해는 별도 기준이 없어 제대로 보상받지 못한다는 민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도병술/포항시 방재정책과장 : "(공동주택 공용부분 지원 한도가) 턱없이 지금 현재 부족하기 때문에 동별 적용 또는 단지별로 10억 원 이상으로 반영해줄 것을(정부에) 요청하고 있습니다."]

피해구제 지원금은 다음달 2차로 나오고, 8월 말까지 신청 건에 대해서는 매달 순차적으로 지급됩니다.

KBS 뉴스 오아영입니다.

촬영기자:신광진/그래픽:김현정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