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환자 수술거부로 갈데 없다

입력 2003.12.11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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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급히 수술을 받아야 하는 AIDS 환자에 대해 병원마다 수술을 거부해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편견과 차별을 단적으로 드러낸 사건입니다.
박재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최근 AIDS 보균자로 판명된 박 모씨는 맹장염으로 수술을 받기 위해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은 것은 오늘 새벽 0시 10분쯤.
하지만 이 병원 의료진은 AIDS 환자에 대한 수술 선례가 없다며 계속 기다리라는 말만 거듭했습니다.
수술을 필요로 하는 AIDS 환자를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전혀 몰랐다는 것입니다.
⊙담당 의사: 수술실 준비를 어떻게 해야 되는지, 소독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또 간호사 교육도 전혀 안 됐기 때문에 솔직히 말해서 우리 의료진이 전혀 준비가 안 돼 있는 상황이었어요.
⊙기자: 박 씨는 그뒤 다른 대학병원에도 긴급히 연락을 취했으나 돌아오는 답변은 냉랭했습니다.
결국 병원을 찾은 지 19시간 만에 수술이 가능한 다른 대학병원에 입원했지만 뒷맛은 씁쓸했습니다.
⊙에이즈 환자 친구: 일단 발병을 하고 걸리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이러다 그렇게 살다 죽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기자: 이처럼 AIDS 환자에게 무서운 것은 병 자체보다 사회적 차별입니다.
최근 한 조사 결과 응답자의 48%가 AIDS 환자를 격리해야 한다고 밝혔으며 42%는 AIDS 치료병원을 집 부근에 세우지 못한다는 의견을 나타냈습니다.
유럽인들이 같은 문항에 대해 10%대의 응답률을 나타낸 것을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AIDS에 대해 차별적인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KBS뉴스 박재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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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이즈 환자 수술거부로 갈데 없다
    • 입력 2003-12-11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급히 수술을 받아야 하는 AIDS 환자에 대해 병원마다 수술을 거부해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편견과 차별을 단적으로 드러낸 사건입니다. 박재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최근 AIDS 보균자로 판명된 박 모씨는 맹장염으로 수술을 받기 위해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은 것은 오늘 새벽 0시 10분쯤. 하지만 이 병원 의료진은 AIDS 환자에 대한 수술 선례가 없다며 계속 기다리라는 말만 거듭했습니다. 수술을 필요로 하는 AIDS 환자를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전혀 몰랐다는 것입니다. ⊙담당 의사: 수술실 준비를 어떻게 해야 되는지, 소독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또 간호사 교육도 전혀 안 됐기 때문에 솔직히 말해서 우리 의료진이 전혀 준비가 안 돼 있는 상황이었어요. ⊙기자: 박 씨는 그뒤 다른 대학병원에도 긴급히 연락을 취했으나 돌아오는 답변은 냉랭했습니다. 결국 병원을 찾은 지 19시간 만에 수술이 가능한 다른 대학병원에 입원했지만 뒷맛은 씁쓸했습니다. ⊙에이즈 환자 친구: 일단 발병을 하고 걸리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이러다 그렇게 살다 죽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기자: 이처럼 AIDS 환자에게 무서운 것은 병 자체보다 사회적 차별입니다. 최근 한 조사 결과 응답자의 48%가 AIDS 환자를 격리해야 한다고 밝혔으며 42%는 AIDS 치료병원을 집 부근에 세우지 못한다는 의견을 나타냈습니다. 유럽인들이 같은 문항에 대해 10%대의 응답률을 나타낸 것을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AIDS에 대해 차별적인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KBS뉴스 박재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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