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무너지고 깎이고…기후변화·난개발에 신음하는 해안

입력 2021.04.19 (10:49) 수정 2021.04.1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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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바다가 해안을 꺾아내는 해안 침식 현상,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닙니다.

지구촌의 해안 곳곳이 기후변화와 난개발로 무너지거나 깎여나가며 신음하고 있는데요.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이탈리아 북부 리비에라 해안 절벽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드러난 지반 사이 건물의 골조가 고스란히 노출되기도 했는데요,

해안 절벽에 조성했던 공동묘지 일부도 주저앉아 관 200여 개가 유실됐습니다.

이 지역 해안은 몇 년 전부터 거센 비바람에 심각한 침식 현상을 겪어왔는데요,

지반이 조금씩 깎여나가며 위태로운 상태에서 지자체가 연안 정비 사업을 하다가 그만 절벽이 무너져 내린 겁니다.

문제는 남은 절벽도 언제든 침식 피해를 입을 우려가 크다는 점입니다.

[클라라/카모글리 주민 : "끔찍하네요. 오후 5시 반쯤 도착한 게 행운입니다. 어두워지기 전이었거든요. 상황을 전부는 모르겠지만, 물에 떠다니는 관들은 너무 충격적입니다."]

휴양지로 유명한 프랑스 남부 비아스 플라주도 수년째 급격한 해안 침식을 겪고 있습니다.

해수면도 계속 상승해 모레 해변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요,

이곳에서 평생을 살아온 로메로 할머니는 상황의 심각성을 더욱 실감합니다.

오래전 해안 사진과 지금의 해안 사진을 비교해 보면 변화를 확연히 알 수 있습니다.

[아말리아 로메로/주민 : "정원 지역이 더 넓었는데, 조금씩 바다 아래로 사라져 갔어요. 보다시피, 아주 천천히 천천히 바다 멀리 사라졌습니다."]

관광업이 주업인 비아스 플라주 주민 대부분은 침식 피해를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숙박업소를 운영 중인 듀란셀 씨는 해안 침식에 따른 위험 때문에 캠프장 운영을 접게 됐는데요,

손님들로부터 호평을 받아온 시설이었기에 아쉬움이 더 큽니다.

[마리-프랑스 뒤랑셀/숙박업 운영 : "프랑스 전역 캠프장 시설 2천여 곳 전부 문 닫게 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상황에 맞춘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해안 침식은 이탈리아와 프랑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난 2월엔 영국 관광명소인 '도버의 하얀 절벽' 일부가 떨어져 나갔는데요.

지반이 석회암이라 가뜩이나 비와 바람에 약한데 강한 폭풍우에 무너져 내린 겁니다.

미국 미시간 주 해안가 주택들도 해마다 폭풍우가 올 때마다 붕괴 피해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콜 스탠리/미시간주 주민/지난해 1월 : "어떻게 막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대자연 앞에 무력합니다."]

해안이 스스로 복원할 수 있는 능력을 잃어가면서 해안 침식 문제는 갈수록 커질 것으로 우려되는데요,

기후변화와 난개발 등 인간이 자연에 가하는 위협을 줄이지 않는 한 뾰족한 해결책은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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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무너지고 깎이고…기후변화·난개발에 신음하는 해안
    • 입력 2021-04-19 10:49:12
    • 수정2021-04-19 10:57:28
    지구촌뉴스
[앵커]

바다가 해안을 꺾아내는 해안 침식 현상,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닙니다.

지구촌의 해안 곳곳이 기후변화와 난개발로 무너지거나 깎여나가며 신음하고 있는데요.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이탈리아 북부 리비에라 해안 절벽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드러난 지반 사이 건물의 골조가 고스란히 노출되기도 했는데요,

해안 절벽에 조성했던 공동묘지 일부도 주저앉아 관 200여 개가 유실됐습니다.

이 지역 해안은 몇 년 전부터 거센 비바람에 심각한 침식 현상을 겪어왔는데요,

지반이 조금씩 깎여나가며 위태로운 상태에서 지자체가 연안 정비 사업을 하다가 그만 절벽이 무너져 내린 겁니다.

문제는 남은 절벽도 언제든 침식 피해를 입을 우려가 크다는 점입니다.

[클라라/카모글리 주민 : "끔찍하네요. 오후 5시 반쯤 도착한 게 행운입니다. 어두워지기 전이었거든요. 상황을 전부는 모르겠지만, 물에 떠다니는 관들은 너무 충격적입니다."]

휴양지로 유명한 프랑스 남부 비아스 플라주도 수년째 급격한 해안 침식을 겪고 있습니다.

해수면도 계속 상승해 모레 해변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요,

이곳에서 평생을 살아온 로메로 할머니는 상황의 심각성을 더욱 실감합니다.

오래전 해안 사진과 지금의 해안 사진을 비교해 보면 변화를 확연히 알 수 있습니다.

[아말리아 로메로/주민 : "정원 지역이 더 넓었는데, 조금씩 바다 아래로 사라져 갔어요. 보다시피, 아주 천천히 천천히 바다 멀리 사라졌습니다."]

관광업이 주업인 비아스 플라주 주민 대부분은 침식 피해를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숙박업소를 운영 중인 듀란셀 씨는 해안 침식에 따른 위험 때문에 캠프장 운영을 접게 됐는데요,

손님들로부터 호평을 받아온 시설이었기에 아쉬움이 더 큽니다.

[마리-프랑스 뒤랑셀/숙박업 운영 : "프랑스 전역 캠프장 시설 2천여 곳 전부 문 닫게 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상황에 맞춘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해안 침식은 이탈리아와 프랑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난 2월엔 영국 관광명소인 '도버의 하얀 절벽' 일부가 떨어져 나갔는데요.

지반이 석회암이라 가뜩이나 비와 바람에 약한데 강한 폭풍우에 무너져 내린 겁니다.

미국 미시간 주 해안가 주택들도 해마다 폭풍우가 올 때마다 붕괴 피해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콜 스탠리/미시간주 주민/지난해 1월 : "어떻게 막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대자연 앞에 무력합니다."]

해안이 스스로 복원할 수 있는 능력을 잃어가면서 해안 침식 문제는 갈수록 커질 것으로 우려되는데요,

기후변화와 난개발 등 인간이 자연에 가하는 위협을 줄이지 않는 한 뾰족한 해결책은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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