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맥] 자치경찰제, 주민 치안 나아질까?

입력 2021.04.19 (19:19) 수정 2021.04.19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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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흐름, 사안의 맥을 짚어보는 쇼맥뉴스 시간입니다.

요즘 SNS에서 이런 인증샷들, 보신 적 있으신가요?

우리 지역 교육감 얼굴도 보이고요, 지역 자치단체장들이 팻말을 들고 서있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자치분권 2.0시대'라고 돼있죠.

이른바 '자치분권 기대해' 챌린지입니다.

이번 챌린지는 32년 만에 지방자치법이 개정되면서, 새로운 자치분권 시대를 알리기 위해 시작된 건데요.

자치분권이 확대되면서 경찰 조직도 큰 변환점을 맞게 됐습니다.

바로 '자치경찰'의 탄생입니다.

오는 7월부터 전국에서 전면 시행되는데요.

자치경찰제는 말그대로 자치단체가 경찰권 일부를 갖도록 하자는 겁니다.

올해부터 경찰은 국가경찰과 자치경찰, 국가수사본부 이렇게 세 조직으로 나뉩니다.

사실상 한 지붕 세 가족이 된건데요.

기존의 국가 경찰은 정보, 보안, 경비를 비롯해 광역범죄, 일반 형사 업무 등을 맡게 되고요.

자치경찰은 생활안전, 교통, 가정폭력 등과 같이 주민 생활과 밀접한 민생 치안을 맡게 됩니다.

수사 기능은 국가수사본부에서 전담하게 됩니다.

지휘, 감독 권한도 달라집니다.

국가경찰 업무는 경찰청장이, 자치경찰 업무는 시도 자치경찰위원회가, 수사경찰 업무는 국가수사본부장이 각각 지휘, 감독하게 됩니다.

그동안 경찰 조직이 중앙집권적으로 운영되면서 지역별 치안 수요를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랐죠.

게다가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비대해진 경찰 권력을 분산해야 한다는 요구로 경찰권이 사실상 쪼개진겁니다.

그러면 자치경찰이 새롭게 충원되냐, 그건 아닙니다.

자치경찰의 신분은 기존 국가직으로 유지되면서 국가 경찰의 일부가 자치경찰 업무를 맡게 되는건데요.

대구, 경북에서는 현재 경찰 인력 중 각각 17%, 12.7% 정도 자치경찰로 활동하게 됩니다.

자치경찰제 시행되면 주민들이 체감하는 민생 치안은 어떻게, 얼마나 달라질까요?

예를 들어 우리집 앞에 횡단보도 설치를 요청할 경우, 현재는 국가경찰과 자치단체가 협의하고 교통안전시설 심의위원회, 자치단체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하지만 자치경찰제 시행 후에는 자치경찰 교통안전시설 심의위원회를 통해 자치단체에서 즉시 횡단보도를 설치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제주에서 유일하게 지난 2006년부터 자치경찰제를 실시하고 있죠.

지금 화면에 제주 자치경찰의 모습이 나오고 있는데요.

제주 자치경찰은 112신고 중 비긴급 신고일 경우 출동하고, 생활안전과 교통단속 업무 등을 맡고 있습니다.

실제로 자치경찰제 시행 이후 교통사고 사망자가 20% 가까이 줄었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지역 경찰청과 자치단체는 자치경찰제 시행 준비에 분주합니다.

대구시와 경북도 모두 관련 조례를 의회에 상정했고, 이르면 다음 달부터 시범 운영이 시작됩니다.

자치경찰을 이끄는 시도 자치경찰위원회는 시도지사의 지명과 교육감, 의회 추천 등으로 꾸려지는데 이미 대부분 후보 인선이 마무리됐고, 최종 임명 절차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치경찰제가 본격 시행되기도 전에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정천락/대구시의원 : "일부 경찰 사무에 대한 지휘, 감독자 변경에 불과하고 자치경찰제 도입 취지를 훼손할 우려가 있는 단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강민구/대구시의원 : "토호 세력들과 유착한다,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 자치경찰에 대한 감시 통제 기능이 미약할 수 있다, 재정이 대구시로 넘어와서 재정 우려가 있다..."]

지난주 대구시의회 상임위에서 열린 자치경찰제 조례안 심사 현장입니다.

자치경찰제 조례안에 대해 시의원들의 지적과 질타가 쏟아졌습니다.

자치경찰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는데다.

감시와 견제 장치, 주민에 대한 인권보호 등이 빠져있다는 겁니다.

업무범위가 모호하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경찰 내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자치단체에서 취급하고 있는 업무들이 일선 경찰로 늘어나게 되면 시민들이 위험에 처한 긴급한 신고, 출동에 대해서 지연 출동하게 되는 그런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경상북도가 입법 예고한 자치경찰 조례안이 공고됐는데, 이 조례안에 찬성은 고작 1명, 5백여 명이 반대 의사를 밝혔습니다.

기존 자치단체 업무를 경찰에게 떠넘기는 거 아니냐, 이런 우려부터 겹치는 업무도 많은만큼 오히려 치안 공백이 커질 수 있다는 건데요.

게다가 자치경찰 신분은 여전히 국가직이고, 간부 인사권도 경찰청에 있어서 '무늬만 자치'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가장 큰 우려는 전문성과 중립성 확보 문제입니다.

자치경찰을 지휘, 감독하는 시도 자치경찰위원회의 인사권은 시도지사에게 있습니다.

독립기구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시도지사 아래에 있는 기관이다보니, 정치적 입김이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겁니다.

[강금수/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 : "자치경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면서 철저하게 주민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치안 서비스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자칫 정치적 편향에 빠져서 정치적으로 이용된다거나 수사권이 확대되면서 권한이 남용돼 가지고..."]

오히려 지역 내 사건들이 시도지사의 입김에 의해 은폐되기 쉬운 환경이 될 수도 있고, 시도지사의 권한이 커지면서 폐쇄적인 조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주민과 더 가깝게 지역을 더 안전하게 더 행복하고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우리는 자치경찰입니다' 방금 보신 영상은 행정안전부에서 만든 자치경찰제 홍보 영상인데요.

정말 이 홍보 영상대로 되면 참 좋으련만, 현실은 녹록지 않아보입니다.

자치경찰제 전면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온만큼 시행 초기에 여러가지 문제와 혼란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자치경찰제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쇼맥뉴스, 정혜미입니다.

영상편집:김희영/그래픽:인푸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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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19 19:19:09
    • 수정2021-04-19 19:5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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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SNS에서 이런 인증샷들, 보신 적 있으신가요?

우리 지역 교육감 얼굴도 보이고요, 지역 자치단체장들이 팻말을 들고 서있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자치분권 2.0시대'라고 돼있죠.

이른바 '자치분권 기대해' 챌린지입니다.

이번 챌린지는 32년 만에 지방자치법이 개정되면서, 새로운 자치분권 시대를 알리기 위해 시작된 건데요.

자치분권이 확대되면서 경찰 조직도 큰 변환점을 맞게 됐습니다.

바로 '자치경찰'의 탄생입니다.

오는 7월부터 전국에서 전면 시행되는데요.

자치경찰제는 말그대로 자치단체가 경찰권 일부를 갖도록 하자는 겁니다.

올해부터 경찰은 국가경찰과 자치경찰, 국가수사본부 이렇게 세 조직으로 나뉩니다.

사실상 한 지붕 세 가족이 된건데요.

기존의 국가 경찰은 정보, 보안, 경비를 비롯해 광역범죄, 일반 형사 업무 등을 맡게 되고요.

자치경찰은 생활안전, 교통, 가정폭력 등과 같이 주민 생활과 밀접한 민생 치안을 맡게 됩니다.

수사 기능은 국가수사본부에서 전담하게 됩니다.

지휘, 감독 권한도 달라집니다.

국가경찰 업무는 경찰청장이, 자치경찰 업무는 시도 자치경찰위원회가, 수사경찰 업무는 국가수사본부장이 각각 지휘, 감독하게 됩니다.

그동안 경찰 조직이 중앙집권적으로 운영되면서 지역별 치안 수요를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랐죠.

게다가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비대해진 경찰 권력을 분산해야 한다는 요구로 경찰권이 사실상 쪼개진겁니다.

그러면 자치경찰이 새롭게 충원되냐, 그건 아닙니다.

자치경찰의 신분은 기존 국가직으로 유지되면서 국가 경찰의 일부가 자치경찰 업무를 맡게 되는건데요.

대구, 경북에서는 현재 경찰 인력 중 각각 17%, 12.7% 정도 자치경찰로 활동하게 됩니다.

자치경찰제 시행되면 주민들이 체감하는 민생 치안은 어떻게, 얼마나 달라질까요?

예를 들어 우리집 앞에 횡단보도 설치를 요청할 경우, 현재는 국가경찰과 자치단체가 협의하고 교통안전시설 심의위원회, 자치단체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하지만 자치경찰제 시행 후에는 자치경찰 교통안전시설 심의위원회를 통해 자치단체에서 즉시 횡단보도를 설치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제주에서 유일하게 지난 2006년부터 자치경찰제를 실시하고 있죠.

지금 화면에 제주 자치경찰의 모습이 나오고 있는데요.

제주 자치경찰은 112신고 중 비긴급 신고일 경우 출동하고, 생활안전과 교통단속 업무 등을 맡고 있습니다.

실제로 자치경찰제 시행 이후 교통사고 사망자가 20% 가까이 줄었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지역 경찰청과 자치단체는 자치경찰제 시행 준비에 분주합니다.

대구시와 경북도 모두 관련 조례를 의회에 상정했고, 이르면 다음 달부터 시범 운영이 시작됩니다.

자치경찰을 이끄는 시도 자치경찰위원회는 시도지사의 지명과 교육감, 의회 추천 등으로 꾸려지는데 이미 대부분 후보 인선이 마무리됐고, 최종 임명 절차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치경찰제가 본격 시행되기도 전에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정천락/대구시의원 : "일부 경찰 사무에 대한 지휘, 감독자 변경에 불과하고 자치경찰제 도입 취지를 훼손할 우려가 있는 단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강민구/대구시의원 : "토호 세력들과 유착한다,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 자치경찰에 대한 감시 통제 기능이 미약할 수 있다, 재정이 대구시로 넘어와서 재정 우려가 있다..."]

지난주 대구시의회 상임위에서 열린 자치경찰제 조례안 심사 현장입니다.

자치경찰제 조례안에 대해 시의원들의 지적과 질타가 쏟아졌습니다.

자치경찰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는데다.

감시와 견제 장치, 주민에 대한 인권보호 등이 빠져있다는 겁니다.

업무범위가 모호하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경찰 내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자치단체에서 취급하고 있는 업무들이 일선 경찰로 늘어나게 되면 시민들이 위험에 처한 긴급한 신고, 출동에 대해서 지연 출동하게 되는 그런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경상북도가 입법 예고한 자치경찰 조례안이 공고됐는데, 이 조례안에 찬성은 고작 1명, 5백여 명이 반대 의사를 밝혔습니다.

기존 자치단체 업무를 경찰에게 떠넘기는 거 아니냐, 이런 우려부터 겹치는 업무도 많은만큼 오히려 치안 공백이 커질 수 있다는 건데요.

게다가 자치경찰 신분은 여전히 국가직이고, 간부 인사권도 경찰청에 있어서 '무늬만 자치'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가장 큰 우려는 전문성과 중립성 확보 문제입니다.

자치경찰을 지휘, 감독하는 시도 자치경찰위원회의 인사권은 시도지사에게 있습니다.

독립기구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시도지사 아래에 있는 기관이다보니, 정치적 입김이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겁니다.

[강금수/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 : "자치경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면서 철저하게 주민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치안 서비스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자칫 정치적 편향에 빠져서 정치적으로 이용된다거나 수사권이 확대되면서 권한이 남용돼 가지고..."]

오히려 지역 내 사건들이 시도지사의 입김에 의해 은폐되기 쉬운 환경이 될 수도 있고, 시도지사의 권한이 커지면서 폐쇄적인 조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주민과 더 가깝게 지역을 더 안전하게 더 행복하고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우리는 자치경찰입니다' 방금 보신 영상은 행정안전부에서 만든 자치경찰제 홍보 영상인데요.

정말 이 홍보 영상대로 되면 참 좋으련만, 현실은 녹록지 않아보입니다.

자치경찰제 전면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온만큼 시행 초기에 여러가지 문제와 혼란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자치경찰제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쇼맥뉴스, 정혜미입니다.

영상편집:김희영/그래픽:인푸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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