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허점 노려 계좌 개설…도박사이트 476억 자금 관리

입력 2021.04.20 (19:14) 수정 2021.04.20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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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불법 도박사이트 74곳의 도박 자금 476억 원을 관리해준 일당이 적발됐습니다.

본인 확인 없이도 계좌를 만들 수 있는, 비대면 계좌 300여 개를 만들어 도박 자금 관리에 사용했습니다.

윤경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부산의 한 사무실, 컴퓨터 모니터에 입출금 내용이 빼곡히 나열돼 있습니다.

불법 도박사이트의 도박 자금을 관리하기 위해 운영한 전산 시스템 내역입니다.

도박사이트 회원들이 베팅을 위해 돈을 송금하면, 입금 확인을 해주고 도박사이트에 포인트 충전을 승인해주는 방식입니다.

자금 관리 일당은 월 관리비 200만 원과 베팅 금액의 2%를 수수료로 받아 챙겼습니다.

이들이 지난해 4월부터 1년 동안 도박사이트 74곳의 자금 476억 원을 관리해주면서 얻은 부당 수익은 5억 3천여만 원!

도박사이트들이 경찰 추적을 피하고 대포 계좌를 손쉽게 이용하기 위해 이들에게 일종의 하도급을 맡긴 겁니다.

이들은 명의자를 직접 만나지 않아도 개설할 수 있는 비대면 계좌의 허점을 악용해 대포 계좌를 확보했습니다.

이들이 자금 관리에 이용한 대포 계좌는 318개, 대부분 비대면으로 개설할 수 있는 증권사 계좌였습니다.

증권 계좌를 직접 개설해봤더니, 공인인증서나 본인 확인 없이 신분증 사본만 있으면 10분도 안 돼 계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들은 다른 사람 명의의 대포폰 수백 개를 사들이면서 받아 챙긴 신분증 사본을 악용한 겁니다.

[김용일/경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장 : "비대면 계좌 개설은 인증 절차에 대면 계좌보다 쉬운 점이 있기 때문에 저희가 인증 절차를 조금 더 강화하도록 금융위원회에 권고할 예정입니다."]

경찰은 국내 총책 30살 A 씨와 사이트 개발자 45살 B 씨 등 5명을 구속하고 7명을 입건하는 한편, 해외 총책 등 공범 10여 명을 쫓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촬영기자:서다은/그래픽:김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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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대면 허점 노려 계좌 개설…도박사이트 476억 자금 관리
    • 입력 2021-04-20 19:14:40
    • 수정2021-04-20 20:07:03
    뉴스7(창원)
[앵커]

불법 도박사이트 74곳의 도박 자금 476억 원을 관리해준 일당이 적발됐습니다.

본인 확인 없이도 계좌를 만들 수 있는, 비대면 계좌 300여 개를 만들어 도박 자금 관리에 사용했습니다.

윤경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부산의 한 사무실, 컴퓨터 모니터에 입출금 내용이 빼곡히 나열돼 있습니다.

불법 도박사이트의 도박 자금을 관리하기 위해 운영한 전산 시스템 내역입니다.

도박사이트 회원들이 베팅을 위해 돈을 송금하면, 입금 확인을 해주고 도박사이트에 포인트 충전을 승인해주는 방식입니다.

자금 관리 일당은 월 관리비 200만 원과 베팅 금액의 2%를 수수료로 받아 챙겼습니다.

이들이 지난해 4월부터 1년 동안 도박사이트 74곳의 자금 476억 원을 관리해주면서 얻은 부당 수익은 5억 3천여만 원!

도박사이트들이 경찰 추적을 피하고 대포 계좌를 손쉽게 이용하기 위해 이들에게 일종의 하도급을 맡긴 겁니다.

이들은 명의자를 직접 만나지 않아도 개설할 수 있는 비대면 계좌의 허점을 악용해 대포 계좌를 확보했습니다.

이들이 자금 관리에 이용한 대포 계좌는 318개, 대부분 비대면으로 개설할 수 있는 증권사 계좌였습니다.

증권 계좌를 직접 개설해봤더니, 공인인증서나 본인 확인 없이 신분증 사본만 있으면 10분도 안 돼 계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들은 다른 사람 명의의 대포폰 수백 개를 사들이면서 받아 챙긴 신분증 사본을 악용한 겁니다.

[김용일/경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장 : "비대면 계좌 개설은 인증 절차에 대면 계좌보다 쉬운 점이 있기 때문에 저희가 인증 절차를 조금 더 강화하도록 금융위원회에 권고할 예정입니다."]

경찰은 국내 총책 30살 A 씨와 사이트 개발자 45살 B 씨 등 5명을 구속하고 7명을 입건하는 한편, 해외 총책 등 공범 10여 명을 쫓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촬영기자:서다은/그래픽:김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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