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첫발도 못 뗀 자유특구…업체 선정부터 문제

입력 2021.04.28 (21:40) 수정 2021.04.28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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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업들이 규제 없이 혁신 기술을 개발하고, 시험해볼 수 있는 곳이 규제자유특구입니다.

전남 나주 일대가 2년 전 에너지신산업 특구로 지정됐는데 아직 사업은 시작도 못했습니다.

뭐가 문제인지 최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남 영산강 중류.

홍수조절용 대형 저류지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축구장 60개를 합친 면적과 맞먹는 크기입니다.

2년 전 신재생에너지 업체가 이곳에 30MW급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해 전력을 공급하겠다며 특구 사업자로 신청해 선정됐습니다.

하지만 이 업체, 10년 가까이 국토관리청의 부지 점용허가도 받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홍수조절용 부지에 태양광 사업을 하는 건 특혜 소지가 컸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이 업체는 아무런 제재도 없이 특구 사업자로 선정됐습니다.

20MW급 연료전지 사업자마저도 발전사업 허가도 못 받아 결국, 대용량 전력 공급은 무산됐습니다.

특구 과제 시행 과정도 문제투성이입니다.

직류 전송을 위해 1km 인도 구간에 세운 태양광시설은 녹지까지 침범한 사실이 드러나 공사가 전면 중단됐습니다.

취재 결과 이 태양광 시공업체 역시 공사 실적이 전혀 없었습니다.

심지어 태양광시설 공사를 하려면 반드시 있어야 할 전기공사업 면허조차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태양광 시공업체/음성변조 : "1차년도에 수행하는데 있어서는 면허가 커다랗게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을 했습니다."]

특구사업을 주관한 녹색에너지연구원.

사업자 선정 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밝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녹색에너지연구원 관계자/음성변조 : "최대한 아는 데를 나주시도 그렇고 전남에도 요청을 해서 이거 해야 하니까 명단을 좀 달라고 했습니다."]

잘못된 사업자 선정에 대해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 가운데 녹색에너지연구원의 허용호 전 원장은 지난 1월 퇴임한 뒤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 없이 태양광 불법 시공 업체에 재취업했다가 논란이 되자 지난달 퇴사했습니다.

KBS 뉴스 최혜진입니다.

촬영기자:이승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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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년째 첫발도 못 뗀 자유특구…업체 선정부터 문제
    • 입력 2021-04-28 21:40:03
    • 수정2021-04-28 22: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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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업들이 규제 없이 혁신 기술을 개발하고, 시험해볼 수 있는 곳이 규제자유특구입니다.

전남 나주 일대가 2년 전 에너지신산업 특구로 지정됐는데 아직 사업은 시작도 못했습니다.

뭐가 문제인지 최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남 영산강 중류.

홍수조절용 대형 저류지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축구장 60개를 합친 면적과 맞먹는 크기입니다.

2년 전 신재생에너지 업체가 이곳에 30MW급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해 전력을 공급하겠다며 특구 사업자로 신청해 선정됐습니다.

하지만 이 업체, 10년 가까이 국토관리청의 부지 점용허가도 받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홍수조절용 부지에 태양광 사업을 하는 건 특혜 소지가 컸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이 업체는 아무런 제재도 없이 특구 사업자로 선정됐습니다.

20MW급 연료전지 사업자마저도 발전사업 허가도 못 받아 결국, 대용량 전력 공급은 무산됐습니다.

특구 과제 시행 과정도 문제투성이입니다.

직류 전송을 위해 1km 인도 구간에 세운 태양광시설은 녹지까지 침범한 사실이 드러나 공사가 전면 중단됐습니다.

취재 결과 이 태양광 시공업체 역시 공사 실적이 전혀 없었습니다.

심지어 태양광시설 공사를 하려면 반드시 있어야 할 전기공사업 면허조차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태양광 시공업체/음성변조 : "1차년도에 수행하는데 있어서는 면허가 커다랗게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을 했습니다."]

특구사업을 주관한 녹색에너지연구원.

사업자 선정 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밝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녹색에너지연구원 관계자/음성변조 : "최대한 아는 데를 나주시도 그렇고 전남에도 요청을 해서 이거 해야 하니까 명단을 좀 달라고 했습니다."]

잘못된 사업자 선정에 대해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 가운데 녹색에너지연구원의 허용호 전 원장은 지난 1월 퇴임한 뒤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 없이 태양광 불법 시공 업체에 재취업했다가 논란이 되자 지난달 퇴사했습니다.

KBS 뉴스 최혜진입니다.

촬영기자:이승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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