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쳤다고 해고?”…법 밖의 하청노동자

입력 2021.05.03 (23:36) 수정 2021.05.04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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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하다 다치면 치료를 받고 보상받는 게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겠죠.

하지만, 하청노동자들은 요양기간이 길어지거나 산재신청을 하면 해고를 각오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홍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현대중공업 하청 노동자로 20년 동안 일한 50대 김 모씨.

지난해 10월 7미터 높이 작업대에서 떨어져 발목을 크게 다쳤습니다.

회사의 제안대로 처음에는 산재 신청을 하지 않았던 김 씨.

하지만, 요양기간이 길어지자 치료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회사는 계약 만료를 이유로 퇴사를 통보했습니다.

[현대중공업 하청업체 재해자 : "협력업체라는 (신분) 그 자체가 굉장히 불안정한 겁니다. 백 번 천 번 잘하다가 다치면 그 순간 끝나는 겁니다."]

하청업체는 원청과의 계약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재해자의 산재 처리를 꺼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노동자들은 치료에 손해를 보더라도 재계약을 위해서 사업주가 자체 보상하는 공상처리 요청을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노동계는 최근 ‘회사에 유리한 공상치료를 하고도 해고 당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산재신청은 물론 재해 발생 신고조차 어려워지고 있다고 반발합니다.

[이성호/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장 : "한달 두달 석달 육개월 단기계약에 몰려있습니다. 회사에 다시 들어오면 계약이 만료됐으니 회사 나가라라고..."]

산재가 해고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현미향/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사무국장 : "원청 역시 산재를 당한 노동자들, 하청노동자들의 산재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는 거예요. 책임 영역인데 그걸 계속 하청업체한테 넘기고 있는 것이죠."]

일하다 병들거나 다치면 치료를 요구할 수 있는 법은 있지만 하청 노동자들에게는 다른 나라 얘기일 뿐입니다.

KBS 뉴스 김홍희입니다.

촬영기자:윤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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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쳤다고 해고?”…법 밖의 하청노동자
    • 입력 2021-05-03 23:36:11
    • 수정2021-05-04 01:41:56
    뉴스9(울산)
[앵커]

일하다 다치면 치료를 받고 보상받는 게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겠죠.

하지만, 하청노동자들은 요양기간이 길어지거나 산재신청을 하면 해고를 각오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홍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현대중공업 하청 노동자로 20년 동안 일한 50대 김 모씨.

지난해 10월 7미터 높이 작업대에서 떨어져 발목을 크게 다쳤습니다.

회사의 제안대로 처음에는 산재 신청을 하지 않았던 김 씨.

하지만, 요양기간이 길어지자 치료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회사는 계약 만료를 이유로 퇴사를 통보했습니다.

[현대중공업 하청업체 재해자 : "협력업체라는 (신분) 그 자체가 굉장히 불안정한 겁니다. 백 번 천 번 잘하다가 다치면 그 순간 끝나는 겁니다."]

하청업체는 원청과의 계약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재해자의 산재 처리를 꺼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노동자들은 치료에 손해를 보더라도 재계약을 위해서 사업주가 자체 보상하는 공상처리 요청을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노동계는 최근 ‘회사에 유리한 공상치료를 하고도 해고 당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산재신청은 물론 재해 발생 신고조차 어려워지고 있다고 반발합니다.

[이성호/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장 : "한달 두달 석달 육개월 단기계약에 몰려있습니다. 회사에 다시 들어오면 계약이 만료됐으니 회사 나가라라고..."]

산재가 해고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현미향/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사무국장 : "원청 역시 산재를 당한 노동자들, 하청노동자들의 산재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는 거예요. 책임 영역인데 그걸 계속 하청업체한테 넘기고 있는 것이죠."]

일하다 병들거나 다치면 치료를 요구할 수 있는 법은 있지만 하청 노동자들에게는 다른 나라 얘기일 뿐입니다.

KBS 뉴스 김홍희입니다.

촬영기자:윤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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