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군민 50만 명이 이재용 사면 청원?…알고 보니 “명의도용”

입력 2021.05.04 (21:50) 수정 2021.05.04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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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특별사면을 요청하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경남 하동군수와 군의회 의장 등 약 50만 명의 하동 군민이 함께 명의를 올렸는데, ​ 알고 보니 하동군수와 의장이 군민들의 동의도 받지 않고 올린 글이었습니다.

김효경 기잡니다.

[리포트]

지난달 23일, 국민청원 게시판입니다.

외교 안보와 백신 확보를 위해 이재용 삼성 부회장을 석방시켜야 한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을 쓴 사람은 경남 하동군수와 하동군의회 의장, 50만 내외 하동 군민 일동입니다.

하지만 확인 결과 군수와 군의장 등 일부 인사들의 일방적인 글이었습니다.

시민단체는 이 부회장의 사면을 마치 하동군민의 숙원처럼 표현했다며 '명의 도용'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서동선/하동시민단체연대 공동대표 : "50만 내외 군민들의 이름으로 강력하게 요구한다는 내용은 전혀 하동군민들의 정서와 맞지 않는 윤 군수와 박성곤 의장의 독단적 행동입니다."]

하동군은 '50만 내외 군민'이라는 표현은 의례적으로 써왔고, 사면 청원에 동참하자는 하동 향우회에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노기붕/하동군 기획예산과 정책기획담당 : "2022년 세계차 엑스포를 대비해서 삼성관 유치를 좀 추진해 왔었거든요. 그래서 전 국민의 한 70%가 찬성하는 입장이니까..."]

윤상기 하동군수는 자신이 글을 작성해 향우회에 동의를 구한 것이며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겠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군의회 공식 절차 없이 '의장' 직함으로 이름을 올린 박성곤 의장은 답변을 피했습니다.

[박성곤/하동군의회 의장 : "(동의 없으셨어요?) 다음에 다음에, 다음에 적절한 시기에 인터뷰 하겠습니다. (적절한 시기가 언제입니까?) ..."]

현재까지 해당 청원에 동참한 사람은 4천여 명!

하동지역 시민단체는 국민청원 게시물 철회와 명의 도용에 대한 공식 사과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효경입니다.

촬영기자:안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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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동군민 50만 명이 이재용 사면 청원?…알고 보니 “명의도용”
    • 입력 2021-05-04 21:50:37
    • 수정2021-05-04 22: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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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특별사면을 요청하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경남 하동군수와 군의회 의장 등 약 50만 명의 하동 군민이 함께 명의를 올렸는데, ​ 알고 보니 하동군수와 의장이 군민들의 동의도 받지 않고 올린 글이었습니다.

김효경 기잡니다.

[리포트]

지난달 23일, 국민청원 게시판입니다.

외교 안보와 백신 확보를 위해 이재용 삼성 부회장을 석방시켜야 한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을 쓴 사람은 경남 하동군수와 하동군의회 의장, 50만 내외 하동 군민 일동입니다.

하지만 확인 결과 군수와 군의장 등 일부 인사들의 일방적인 글이었습니다.

시민단체는 이 부회장의 사면을 마치 하동군민의 숙원처럼 표현했다며 '명의 도용'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서동선/하동시민단체연대 공동대표 : "50만 내외 군민들의 이름으로 강력하게 요구한다는 내용은 전혀 하동군민들의 정서와 맞지 않는 윤 군수와 박성곤 의장의 독단적 행동입니다."]

하동군은 '50만 내외 군민'이라는 표현은 의례적으로 써왔고, 사면 청원에 동참하자는 하동 향우회에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노기붕/하동군 기획예산과 정책기획담당 : "2022년 세계차 엑스포를 대비해서 삼성관 유치를 좀 추진해 왔었거든요. 그래서 전 국민의 한 70%가 찬성하는 입장이니까..."]

윤상기 하동군수는 자신이 글을 작성해 향우회에 동의를 구한 것이며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겠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군의회 공식 절차 없이 '의장' 직함으로 이름을 올린 박성곤 의장은 답변을 피했습니다.

[박성곤/하동군의회 의장 : "(동의 없으셨어요?) 다음에 다음에, 다음에 적절한 시기에 인터뷰 하겠습니다. (적절한 시기가 언제입니까?) ..."]

현재까지 해당 청원에 동참한 사람은 4천여 명!

하동지역 시민단체는 국민청원 게시물 철회와 명의 도용에 대한 공식 사과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효경입니다.

촬영기자:안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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