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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人 490만원’ 방통대 회의록 “학생지도비 받으려면 시나리오 짜세요”
입력 2021.05.12 (17:04) 수정 2021.05.12 (17:58) 취재K
국공립대 등록금에 포함된 '학생지도비', 사실상 교직원 월급 보전 명목?
대학별 재정회의록 들여다보니…"지도비 시나리오 짜세요"
같은 교직원이지만 청소·경비 용역은 지도비 지급 대상 아냐
재학생 2명 배석하게 돼 있지만 재정위 감시는 어려운 현실

국공립대학교 등록금에 포함된 '학생지도비'가 사실상 교직원의 월급 보전 명목이었던 실태, 앞서 전해드렸습니다. 코로나19 상황인데도 대면 멘토링 프로그램 등을 허위로 작성하고 실적을 부풀리는 등, 대학 등록금을 쌈짓돈처럼 여겨 왔다는 사실이 지적됐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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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도 모르는 ‘학생지도비’…문제 학교 찾아가 보니


문제의 '학생지도비'가 어떻게 집행되기에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확인해봤더니, 대학 자체적으로 열리는 재정위원회에서 지급 기준을 자율적으로 만들고 '스스로' 집행하고 있었습니다.

KBS가 권익위 조사에서 적발된 12개 국공립대의 지난해 재정위원회 회의록을 전수 분석한 결과, 지도비 지급을 위한 노골적인 기록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 방통대, 교직원 1명당 490만 원…"지도비 시나리오 짜서 예산 소진해야"

교직원 708명이 지난해 1인당 약 490만 원 상당을 학생지도비로 가져간 국립 방송통신대학교의 재정회의록입니다.

방통대는 '학생회비 납부일정', '기말시험 시행공고' 등의 단순한 학사일정을 학생들에게 메일로 통보하고 멘토링 상담이라면서 5백만 원씩을 받아갔는데요,

회의록을 보니 "시나리오를 짜신 적이 있느냐"고 묻고, "직원들에게 시나리오를 짜서 예산을 다 소진해야 한다고 해달라"고 요구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여기서 시나리오란 학생지도비를 받기 위한 학생 멘토링 등 프로그램인데, 학생지도를 한 만큼 추후 정산하는 것이 아니라 집행 전부터 1인당 상한액을 최대치로 맞추라는 의미입니다.

게다가 지도비의 40%는 선급금으로 받게 돼 있어, 실적이 없어도 先정산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 공개된 회의록에 당당히 "지도비 지급에 제약 많아" … 학생 발언권도 보장 안 돼

다른 국공립대 회의록도 마찬가지입니다.

충북대의 경우 "지도비 지급에 제약조건이 너무 많다"며 공개적으로 불평하기도 하고 전북대는 "학생이 상담을 안 오면 일부러 밥을 사주어야 해서 불편하다." 등의 원색적인 말이 오갔습니다.

예산을 집행하는 재정위원회인데도, 지급 기준이 부실하다거나 학생 복지를 위해 삭감을 해야 한다는 등의 논의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회의록을 남겨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보여주기식 단 1장만 남긴 대학들도 부경대, 경북대, 순천대 등 3곳이나 됐습니다.

학생 참여권도 제대로 보장되지 않았습니다. 재학생 2명이 회의에 참여해야 하지만 사실상 학생 대표의 발언권은 없다는 것이 학생들의 설명입니다.

경북대 전 총학생회 관계자는 "학생의 반대로 집행 내역이 통과가 안 될 시에는 '알겠다'고 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습니다.



■ 같은 교직원인데도 … 청소노동자와 경비용역은 지급 제외

정규직으로 전환된 교직원이라도 학생지도비를 받지 못하는 내부 불평등도 있었습니다.

제주대 희의록에는 무기계약직을, 전북대 회의록에는 청소 노동자를 언급하며 "예산이 부족하니 지급 대상에 포함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익명을 요구했던 한 교직원은 "사실 허위로 지도 내역을 작성하는 교직원들보다 청소와 경비 용역이 학생들을 더 많이 지도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도 한다"며 "그럼에도 학교에서는 나눠 줄 돈이 없다고 고려도 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공채로 들어오거나, 기성회직으로 들어온 기존의 교직원이 아니면 그야말로 '학생 지도'를 할 자격도 주어지지 않는 것일까요? 아니면 학생지도비를 나누기가 싫은 걸까요?

현재, 학생지도비의 최종 승인권한을 쥔 교육부. "지급 기준과 심사는 대학 자율에 맡긴다"가 공식 입장입니다.

오늘(12일) KBS 9시 뉴스에서는 학생지도비를 둘러싼 노골적인 국립대학들의 회의 속 모습을 남김없이 보여드립니다.
  • ‘1人 490만원’ 방통대 회의록 “학생지도비 받으려면 시나리오 짜세요”
    • 입력 2021-05-12 17:04:05
    • 수정2021-05-12 17:58:38
    취재K
국공립대 등록금에 포함된 '학생지도비', 사실상 교직원 월급 보전 명목?<br />대학별 재정회의록 들여다보니…"지도비 시나리오 짜세요"<br />같은 교직원이지만 청소·경비 용역은 지도비 지급 대상 아냐<br />재학생 2명 배석하게 돼 있지만 재정위 감시는 어려운 현실

국공립대학교 등록금에 포함된 '학생지도비'가 사실상 교직원의 월급 보전 명목이었던 실태, 앞서 전해드렸습니다. 코로나19 상황인데도 대면 멘토링 프로그램 등을 허위로 작성하고 실적을 부풀리는 등, 대학 등록금을 쌈짓돈처럼 여겨 왔다는 사실이 지적됐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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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도 모르는 ‘학생지도비’…문제 학교 찾아가 보니


문제의 '학생지도비'가 어떻게 집행되기에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확인해봤더니, 대학 자체적으로 열리는 재정위원회에서 지급 기준을 자율적으로 만들고 '스스로' 집행하고 있었습니다.

KBS가 권익위 조사에서 적발된 12개 국공립대의 지난해 재정위원회 회의록을 전수 분석한 결과, 지도비 지급을 위한 노골적인 기록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 방통대, 교직원 1명당 490만 원…"지도비 시나리오 짜서 예산 소진해야"

교직원 708명이 지난해 1인당 약 490만 원 상당을 학생지도비로 가져간 국립 방송통신대학교의 재정회의록입니다.

방통대는 '학생회비 납부일정', '기말시험 시행공고' 등의 단순한 학사일정을 학생들에게 메일로 통보하고 멘토링 상담이라면서 5백만 원씩을 받아갔는데요,

회의록을 보니 "시나리오를 짜신 적이 있느냐"고 묻고, "직원들에게 시나리오를 짜서 예산을 다 소진해야 한다고 해달라"고 요구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여기서 시나리오란 학생지도비를 받기 위한 학생 멘토링 등 프로그램인데, 학생지도를 한 만큼 추후 정산하는 것이 아니라 집행 전부터 1인당 상한액을 최대치로 맞추라는 의미입니다.

게다가 지도비의 40%는 선급금으로 받게 돼 있어, 실적이 없어도 先정산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 공개된 회의록에 당당히 "지도비 지급에 제약 많아" … 학생 발언권도 보장 안 돼

다른 국공립대 회의록도 마찬가지입니다.

충북대의 경우 "지도비 지급에 제약조건이 너무 많다"며 공개적으로 불평하기도 하고 전북대는 "학생이 상담을 안 오면 일부러 밥을 사주어야 해서 불편하다." 등의 원색적인 말이 오갔습니다.

예산을 집행하는 재정위원회인데도, 지급 기준이 부실하다거나 학생 복지를 위해 삭감을 해야 한다는 등의 논의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회의록을 남겨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보여주기식 단 1장만 남긴 대학들도 부경대, 경북대, 순천대 등 3곳이나 됐습니다.

학생 참여권도 제대로 보장되지 않았습니다. 재학생 2명이 회의에 참여해야 하지만 사실상 학생 대표의 발언권은 없다는 것이 학생들의 설명입니다.

경북대 전 총학생회 관계자는 "학생의 반대로 집행 내역이 통과가 안 될 시에는 '알겠다'고 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습니다.



■ 같은 교직원인데도 … 청소노동자와 경비용역은 지급 제외

정규직으로 전환된 교직원이라도 학생지도비를 받지 못하는 내부 불평등도 있었습니다.

제주대 희의록에는 무기계약직을, 전북대 회의록에는 청소 노동자를 언급하며 "예산이 부족하니 지급 대상에 포함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익명을 요구했던 한 교직원은 "사실 허위로 지도 내역을 작성하는 교직원들보다 청소와 경비 용역이 학생들을 더 많이 지도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도 한다"며 "그럼에도 학교에서는 나눠 줄 돈이 없다고 고려도 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공채로 들어오거나, 기성회직으로 들어온 기존의 교직원이 아니면 그야말로 '학생 지도'를 할 자격도 주어지지 않는 것일까요? 아니면 학생지도비를 나누기가 싫은 걸까요?

현재, 학생지도비의 최종 승인권한을 쥔 교육부. "지급 기준과 심사는 대학 자율에 맡긴다"가 공식 입장입니다.

오늘(12일) KBS 9시 뉴스에서는 학생지도비를 둘러싼 노골적인 국립대학들의 회의 속 모습을 남김없이 보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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