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게임으로 즐기는 ‘통일’…“수익금 기부해요!”

입력 2021.05.15 (08:15) 수정 2021.05.15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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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학생들 코로나19만 아니었다면 학교나 외부 기관에서 통일 교육 많이 받았을 텐데요.

그런데 이런 교육이 보통 강의 형식으로 진행되다 보니 학생들 입장에서는 어렵고 지루하게 느껴지기가 쉬운데요.

최효은 리포터, 통일 교육에 활용되는 특별한 게임이 있다고요?

[답변]

네, 바로 '통피아'라는 보드게임입니다.

통일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20대 청년들이 힘을 뭉쳐 만든 게임인데요.

제가 직접 해 보니까 정말 유익하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앵커]

그런데 '통피아'라는 말이 생소하게 들리는데 무슨 뜻인가요?

[답변]

네, 두 가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통일 유토피아, 그리고 '통일을 방해하는 마피아'라는 뜻인데요.

게임에서는 매국노나 외국 세력이 통피아로 등장합니다.

이들을 탈락을 시켜야 통일을 이루고 게임에서 승리하게 되는데요.

게임으로 즐기는 통일은 어떤 모습인지 지금부터 화면으로 함께 만나 보시죠.

[리포트]

경기도 성남의 주택가 골목길.

한 파티룸에 들어서자 청년들이 보드게임을 즐기고 있는데요.

이들이 열중하고 있는 보드게임은 시중에서 보던 게임과는 달라 보입니다.

["저도 같이 해 봐도 될까요? (그럼요. 이쪽으로 오세요.)"]

["통피아 게임 하신다고 하셨는데, 이 게임 어떤 게임인가요?"]

[정지영/보드게임 '통피아' 대표 : "평화통일을 이야기하고 있는 게임이고요. 역할형 시뮬레이션으로 구성돼 있어요."]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20대 청년들이 의기투합해 이 게임을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통일 유토피아', '통일을 방해하는 마피아'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하네요.

이 게임은 지도자와 국민, 매국노, 외국 세력 등 모두 네 가지 역할로 구분돼 있는데요.

국민 역할을 뽑은 게임 참가자들이 힘을 합쳐 통일을 방해하는 매국노와 외국 세력을 찾아내는 게임 방식입니다.

["리포터님은 선량한 국민이시고... (맞습니다.)"]

["편을 맺으셨네요. (전 그런 걸 원하지 않았어요. 왜냐면 갑자기 공격하시더라고요. 약간 좀 이상했어요.)"]

[정지영/보드게임 '통피아' 대표 : "국민이 관심이 없으면 당연히 통일은 멀어질 수밖에 없고, 된다고 할지라도 안 좋은 모습으로 될 수밖에 없겠죠. 그것에 대해서 가장 담고 싶었던 메시지가 국민의 역할이었어요."]

서로의 정체를 숨긴 상태에서 게임이 진행되기 때문에 고도의 눈치 싸움이 펼쳐집니다.

["저는 이분을 고발하겠습니다. (이유가 어떻게 되죠?) 이 분이 매국노가 아닌가란 의심이 듭니다. (갑자기요?) 역할을 밝혀 주세요! (저는 매국노예요.)"]

푹 빠져 게임을 즐기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갔는데요.

["이렇게 게임을 해 보니까 우리 힘으로 통일을 이룰 수 있다는 걸 느끼게 됐습니다."]

정지영 대표는 재미로 이 게임을 만들었지만,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게임이 출시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하네요.

[정지영/보드게임 '통피아' 대표 : "통피아 게임 룰도 만들고 디자인도 하고 거기까진 재밌었거든요. 다 만들고 나서 제작만 하면 되겠다 해서 제작사를 찾으러 다녔는데 제작비가 생각보다 천문학적이더라고요."]

공모전의 문을 두드려 제작비를 충당했고, 틈이 나는 대로 홍보도 열심히 했습니다.

[장인선/보드게임 '통피아' 홍보 담당 : "본업을 하다가 회의에 모이면 지칠 때도 있지만 저희 팀원들 다 같이 모여서 하는 거고 으쌰으쌰 하는 거기 때문에 에너지를 받는 거 같아요. 사회에서와 다른 에너지."]

대학생에서 사회인이 된 청년들.

첫발을 내디딘 사회에 적응하느라 힘들 법도 하지만요.

통일된 한반도를 상상하며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이번에 차기작 준비했던 거 계속 화상회의로만 보셨을 텐데 오늘 실물을 공개해 볼게요."]

차기작인 '신통방통'이란 보드게임이 이제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요.

팀원들이 시제품을 꼼꼼히 살핍니다.

["와 진짜 실물이네요. 대박. 귀여워. 생각보다 두께감이 꽤 있죠."]

시제품이 나오긴 했지만 아직 만족하지 못한 모습인데요.

[이미정/보드게임 '통피아' 홍보 담당 : "흰 선이 잘 안 보여서 흰 선을 진하게 그리거나 굵게 그리면 잘 알아볼 수 있을 거 같아요. 한참 뚫어지게 쳐다봐서 겨우 찾았거든요."]

'신통방통' 게임은 순국선열들이 부활해서 한반도 통일을 만들어 가는 이야기를 담았다고 하는데요.

[이미정/보드게임 '통피아' 홍보 담당 : "통피아는 마피아 게임을 어느 정도 표방한 부분이 있는데 이 게임은 통일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얘기해야 돼서 역사와 스토리를 담아야 해요. 그런 부분을 연구하고 녹아 내는 게 가장 어려웠습니다."]

한반도 모양을 덮고 있던 퍼즐을 모두 걷어 내면 하나된 한반도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통일이 된다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즐거운 상상을 하며 작업을 했다고 합니다.

[진희주/보드게임 '통피아' 디자인 담당 : "손을 아직은 잡지 못했지만 맞닿은 손처럼 만났으면 좋겠다는 염원으로 남한과 북한이 통일됐을 때 다 함께 게임을, 신통방통 게임을 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이 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그림을 그려 봤습니다."]

정식으로 출시하기까진 많은 과정이 남았지만, 또 하나의 결실을 맺은 청년들의 표정이 왠지 모르게 밝아 보입니다.

사람들이 통일을 쉽고 재미있게 받아들이길 원하는 마음에서 무작정 보드게임을 제작하게 됐는데요.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면서 작은 보람도 느끼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 줄까?' 반신반의하는 마음에서 시작했던 통일 보드게임 제작.

하지만 이제는 입소문을 타고 전국 각지에서 주문이 들어오고 있었는데요.

["이거 부산으로 가는 택배에요. 부산에 있는 학교에서 주문해 주셔서 샘플로 하나 보내 달라고 하셔서."]

청년들은 게임 판매 수익금을 통일 관련 단체에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정지영/보드게임 '통피아' 대표 : "저희는 단체를 기획할 때부터 이 수익금을 나눠 갖거나 개인의 수익으로 삼는 게 아니라 수익금이 엄청나게 크진 않지만 통일 교육이나 통일 문화에 후원하는 쪽으로 사용할 예정입니다."]

정 대표와 팀원들은 통일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습니다.

코로나19가 확산되지 전까지는 학교에 나가 통일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직업이 무엇인가요? (매국노야!)"]

[정지영/보드게임 '통피아' 대표 : "통일에 대해 강연을 하고 통일 게임을 하고 나서 질문을 했더니 "통일했으면 좋겠어요. 통일 꼭 해야 해요!"라고 얘기하더라고요. 그때 '아 통일 보드게임이란 것이 하루의 즐거움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의미가 남아 있을 수 있구나' 생각하게 됐어요."]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국민들의 관심이 필요한 게 현실입니다.

어렵고 딱딱한 '통일'이 아닌 게임으로 재미있게 즐기는 '통일'이 평화의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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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5-15 08:15:36
    • 수정2021-05-15 09:5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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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학생들 코로나19만 아니었다면 학교나 외부 기관에서 통일 교육 많이 받았을 텐데요.

그런데 이런 교육이 보통 강의 형식으로 진행되다 보니 학생들 입장에서는 어렵고 지루하게 느껴지기가 쉬운데요.

최효은 리포터, 통일 교육에 활용되는 특별한 게임이 있다고요?

[답변]

네, 바로 '통피아'라는 보드게임입니다.

통일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20대 청년들이 힘을 뭉쳐 만든 게임인데요.

제가 직접 해 보니까 정말 유익하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앵커]

그런데 '통피아'라는 말이 생소하게 들리는데 무슨 뜻인가요?

[답변]

네, 두 가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통일 유토피아, 그리고 '통일을 방해하는 마피아'라는 뜻인데요.

게임에서는 매국노나 외국 세력이 통피아로 등장합니다.

이들을 탈락을 시켜야 통일을 이루고 게임에서 승리하게 되는데요.

게임으로 즐기는 통일은 어떤 모습인지 지금부터 화면으로 함께 만나 보시죠.

[리포트]

경기도 성남의 주택가 골목길.

한 파티룸에 들어서자 청년들이 보드게임을 즐기고 있는데요.

이들이 열중하고 있는 보드게임은 시중에서 보던 게임과는 달라 보입니다.

["저도 같이 해 봐도 될까요? (그럼요. 이쪽으로 오세요.)"]

["통피아 게임 하신다고 하셨는데, 이 게임 어떤 게임인가요?"]

[정지영/보드게임 '통피아' 대표 : "평화통일을 이야기하고 있는 게임이고요. 역할형 시뮬레이션으로 구성돼 있어요."]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20대 청년들이 의기투합해 이 게임을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통일 유토피아', '통일을 방해하는 마피아'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하네요.

이 게임은 지도자와 국민, 매국노, 외국 세력 등 모두 네 가지 역할로 구분돼 있는데요.

국민 역할을 뽑은 게임 참가자들이 힘을 합쳐 통일을 방해하는 매국노와 외국 세력을 찾아내는 게임 방식입니다.

["리포터님은 선량한 국민이시고... (맞습니다.)"]

["편을 맺으셨네요. (전 그런 걸 원하지 않았어요. 왜냐면 갑자기 공격하시더라고요. 약간 좀 이상했어요.)"]

[정지영/보드게임 '통피아' 대표 : "국민이 관심이 없으면 당연히 통일은 멀어질 수밖에 없고, 된다고 할지라도 안 좋은 모습으로 될 수밖에 없겠죠. 그것에 대해서 가장 담고 싶었던 메시지가 국민의 역할이었어요."]

서로의 정체를 숨긴 상태에서 게임이 진행되기 때문에 고도의 눈치 싸움이 펼쳐집니다.

["저는 이분을 고발하겠습니다. (이유가 어떻게 되죠?) 이 분이 매국노가 아닌가란 의심이 듭니다. (갑자기요?) 역할을 밝혀 주세요! (저는 매국노예요.)"]

푹 빠져 게임을 즐기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갔는데요.

["이렇게 게임을 해 보니까 우리 힘으로 통일을 이룰 수 있다는 걸 느끼게 됐습니다."]

정지영 대표는 재미로 이 게임을 만들었지만,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게임이 출시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하네요.

[정지영/보드게임 '통피아' 대표 : "통피아 게임 룰도 만들고 디자인도 하고 거기까진 재밌었거든요. 다 만들고 나서 제작만 하면 되겠다 해서 제작사를 찾으러 다녔는데 제작비가 생각보다 천문학적이더라고요."]

공모전의 문을 두드려 제작비를 충당했고, 틈이 나는 대로 홍보도 열심히 했습니다.

[장인선/보드게임 '통피아' 홍보 담당 : "본업을 하다가 회의에 모이면 지칠 때도 있지만 저희 팀원들 다 같이 모여서 하는 거고 으쌰으쌰 하는 거기 때문에 에너지를 받는 거 같아요. 사회에서와 다른 에너지."]

대학생에서 사회인이 된 청년들.

첫발을 내디딘 사회에 적응하느라 힘들 법도 하지만요.

통일된 한반도를 상상하며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이번에 차기작 준비했던 거 계속 화상회의로만 보셨을 텐데 오늘 실물을 공개해 볼게요."]

차기작인 '신통방통'이란 보드게임이 이제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요.

팀원들이 시제품을 꼼꼼히 살핍니다.

["와 진짜 실물이네요. 대박. 귀여워. 생각보다 두께감이 꽤 있죠."]

시제품이 나오긴 했지만 아직 만족하지 못한 모습인데요.

[이미정/보드게임 '통피아' 홍보 담당 : "흰 선이 잘 안 보여서 흰 선을 진하게 그리거나 굵게 그리면 잘 알아볼 수 있을 거 같아요. 한참 뚫어지게 쳐다봐서 겨우 찾았거든요."]

'신통방통' 게임은 순국선열들이 부활해서 한반도 통일을 만들어 가는 이야기를 담았다고 하는데요.

[이미정/보드게임 '통피아' 홍보 담당 : "통피아는 마피아 게임을 어느 정도 표방한 부분이 있는데 이 게임은 통일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얘기해야 돼서 역사와 스토리를 담아야 해요. 그런 부분을 연구하고 녹아 내는 게 가장 어려웠습니다."]

한반도 모양을 덮고 있던 퍼즐을 모두 걷어 내면 하나된 한반도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통일이 된다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즐거운 상상을 하며 작업을 했다고 합니다.

[진희주/보드게임 '통피아' 디자인 담당 : "손을 아직은 잡지 못했지만 맞닿은 손처럼 만났으면 좋겠다는 염원으로 남한과 북한이 통일됐을 때 다 함께 게임을, 신통방통 게임을 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이 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그림을 그려 봤습니다."]

정식으로 출시하기까진 많은 과정이 남았지만, 또 하나의 결실을 맺은 청년들의 표정이 왠지 모르게 밝아 보입니다.

사람들이 통일을 쉽고 재미있게 받아들이길 원하는 마음에서 무작정 보드게임을 제작하게 됐는데요.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면서 작은 보람도 느끼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 줄까?' 반신반의하는 마음에서 시작했던 통일 보드게임 제작.

하지만 이제는 입소문을 타고 전국 각지에서 주문이 들어오고 있었는데요.

["이거 부산으로 가는 택배에요. 부산에 있는 학교에서 주문해 주셔서 샘플로 하나 보내 달라고 하셔서."]

청년들은 게임 판매 수익금을 통일 관련 단체에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정지영/보드게임 '통피아' 대표 : "저희는 단체를 기획할 때부터 이 수익금을 나눠 갖거나 개인의 수익으로 삼는 게 아니라 수익금이 엄청나게 크진 않지만 통일 교육이나 통일 문화에 후원하는 쪽으로 사용할 예정입니다."]

정 대표와 팀원들은 통일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습니다.

코로나19가 확산되지 전까지는 학교에 나가 통일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직업이 무엇인가요? (매국노야!)"]

[정지영/보드게임 '통피아' 대표 : "통일에 대해 강연을 하고 통일 게임을 하고 나서 질문을 했더니 "통일했으면 좋겠어요. 통일 꼭 해야 해요!"라고 얘기하더라고요. 그때 '아 통일 보드게임이란 것이 하루의 즐거움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의미가 남아 있을 수 있구나' 생각하게 됐어요."]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국민들의 관심이 필요한 게 현실입니다.

어렵고 딱딱한 '통일'이 아닌 게임으로 재미있게 즐기는 '통일'이 평화의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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