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서해 황금어장 점령한 중국어선…“NLL 인근 싹쓸이”

입력 2021.05.21 (21:35) 수정 2021.05.21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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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 이후 한동안 주춤하던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하루 평균 180척 정도가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에서 진을 치고, 어족 자원을 싹쓸이하고 있는 것인데요

박민철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불법 조업하던 중국 어선을 해경 함정이 뒤쫓습니다.

["붙여, 붙여."]

조타실 문이 잠겨있자 대원들이 창문을 부수고 진입을 시도합니다.

승선 3분 만에 나포 작전은 종료됐습니다.

이 중국어선은 단속에 적발되자 아예 철문을 내리고 버팁니다.

절단기까지 동원됐습니다.

["됐어. 밀어, 밀어. 오케이."]

꽃게잡이 철이 시작된 지난달, 서해 북방한계선, NLL 일대에서 하루 평균 180척의 중국 어선이 관측됐습니다.

지난해보다 3배나 늘었습니다.

상황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연평도 코앞에 무리 지어 떠 있는 배들. 모두 중국 어선들입니다.

한곳에 정박한 채 유유히 조업을 준비 중입니다.

빨래를 널어놓은 어선까지... 어구를 내리고, 그물을 끌고 가며 수산물을 쓸어 담는 모습도 보입니다.

밤에도 불을 밝히고 24시간 불법 조업을 이어갑니다.

올해 다시 급증한 이런 중국 어선의 싹쓸이식 조업은 어민들에게 큰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박태원/연평도 前 어촌계장 : "얘들(중국어선)은 양쪽에 유압 장치를 해서 떠 있는 고기부터 땅 속에 있는 패류까지 싹 다 긁어내는 거예요. 생태계는 이미 서서히 교란되기 시작했는데 변하는 게 없어요."]

문제는 또 있습니다.

NLL에서 3km 정도 떨어진 구리동 해변가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중국 어선이 버린 걸로 추정되는 쓰레기들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돈 되는 물고기는 가져가고, 폐기물만 놓고 가는 겁니다.

서해5도특별경비단을 운영 중인 해경은 올해 중국어선 7척을 나포하고 360여 척을 퇴거 조치했습니다.

그러나 대다수 어선이 NLL 주변에서 치고 빠지기식 조업을 하기 때문에 단속엔 늘 위험 부담이 따릅니다.

[송주현/경사/해경 서해5도특별경비단 : "보통 야음을 틈타서 NLL 이남으로 내려와서 불법 조업을 하다가 저희가 단속을 실시하게 되면 조타실 및 기관실을 폐쇄해서 신속하게 NLL 이북 지역으로 도주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정부는 다음 달 한중 어업지도단속 실무회의에서 불법 조업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지만 당장 의미 있는 결과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입니다.

촬영기자:조용호/영상편집:서정혁/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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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K] 서해 황금어장 점령한 중국어선…“NLL 인근 싹쓸이”
    • 입력 2021-05-21 21:35:04
    • 수정2021-05-21 22: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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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 이후 한동안 주춤하던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하루 평균 180척 정도가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에서 진을 치고, 어족 자원을 싹쓸이하고 있는 것인데요

박민철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불법 조업하던 중국 어선을 해경 함정이 뒤쫓습니다.

["붙여, 붙여."]

조타실 문이 잠겨있자 대원들이 창문을 부수고 진입을 시도합니다.

승선 3분 만에 나포 작전은 종료됐습니다.

이 중국어선은 단속에 적발되자 아예 철문을 내리고 버팁니다.

절단기까지 동원됐습니다.

["됐어. 밀어, 밀어. 오케이."]

꽃게잡이 철이 시작된 지난달, 서해 북방한계선, NLL 일대에서 하루 평균 180척의 중국 어선이 관측됐습니다.

지난해보다 3배나 늘었습니다.

상황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연평도 코앞에 무리 지어 떠 있는 배들. 모두 중국 어선들입니다.

한곳에 정박한 채 유유히 조업을 준비 중입니다.

빨래를 널어놓은 어선까지... 어구를 내리고, 그물을 끌고 가며 수산물을 쓸어 담는 모습도 보입니다.

밤에도 불을 밝히고 24시간 불법 조업을 이어갑니다.

올해 다시 급증한 이런 중국 어선의 싹쓸이식 조업은 어민들에게 큰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박태원/연평도 前 어촌계장 : "얘들(중국어선)은 양쪽에 유압 장치를 해서 떠 있는 고기부터 땅 속에 있는 패류까지 싹 다 긁어내는 거예요. 생태계는 이미 서서히 교란되기 시작했는데 변하는 게 없어요."]

문제는 또 있습니다.

NLL에서 3km 정도 떨어진 구리동 해변가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중국 어선이 버린 걸로 추정되는 쓰레기들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돈 되는 물고기는 가져가고, 폐기물만 놓고 가는 겁니다.

서해5도특별경비단을 운영 중인 해경은 올해 중국어선 7척을 나포하고 360여 척을 퇴거 조치했습니다.

그러나 대다수 어선이 NLL 주변에서 치고 빠지기식 조업을 하기 때문에 단속엔 늘 위험 부담이 따릅니다.

[송주현/경사/해경 서해5도특별경비단 : "보통 야음을 틈타서 NLL 이남으로 내려와서 불법 조업을 하다가 저희가 단속을 실시하게 되면 조타실 및 기관실을 폐쇄해서 신속하게 NLL 이북 지역으로 도주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정부는 다음 달 한중 어업지도단속 실무회의에서 불법 조업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지만 당장 의미 있는 결과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입니다.

촬영기자:조용호/영상편집:서정혁/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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