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한은] 코로나로 북한도 화상회의…김일성대 개발 ‘락원’ 외

입력 2021.05.22 (08:06) 수정 2021.05.22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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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방식의 회의나 수업이 일상적인 풍경이 됐는데요.

북한도 예외가 아니라고 합니다.

김일성종합대학이 개발한 화상회의 프로그램 '락원'이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이 주재하는 회의에서 사용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데, 어떤 프로그램인지 함께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황해북도 노동자들이 신문을 읽으며 제8차 당대회 결정 내용을 학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한 명이 모니터 앞에 앉아 화면 속 상대방과 대화를 하는데요.

화상회의 프로그램으로 하급 기관에 결정 사항을 전달하고 있는 겁니다.

[리성철/황해북도 농촌경리위원회 부위원장 : "부문별 협의회를 진행하면서 찾은 새롭고 혁신적인 농업 생산 대책들을 위원회뿐 아니라 산하 단위들까지 화상 체계를 통해 구체적으로 알려주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2012년 김일성종합대학에서 개발한 화상회의 프로그램 '락원'(낙원)인데요.

화질과 음질뿐 아니라 보안 수준도 높아 2016년 북한의 10대 최우수 정보기술 제품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7월 개성 봉쇄를 결정했던 노동당 정치국 비상확대회의.

'락원' 프로그램이 김정은 위원장 주재 회의에서도 활용되고 있는 모습이 북한 매체 보도로 처음 확인됐습니다.

[조선중앙TV : "내각, 성, 중앙기관, 당 행정 책임 일꾼들과 각 도당위원회 집행 위원들, 도급 지도조치관 책임일꾼들이 화상회의실들에서 방청으로 참가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코로나19 방역을 담당하는 북한 기관들끼리도 비대면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는데요.

평양의 소학교 개학식이나 우리의 기상청에 해당하는 기상수문국 업무 과정에서도 '락원' 프로그램이 빠지지 않고 있습니다.

'락원' 프로그램의 상세 화면을 보면 왼쪽에 주최자가, 오른쪽에 참가자들이 표시되는데요.

한 화면 최대 45개 팀까지 노출이 가능한데, 회의 참가자 수는 제한이 없습니다.

참가자들끼리 1대1 비밀대화나 파일 전송, 동시 열람 기능도 갖추고 있는데요.

북한도 코로나19로 대면 접촉이 줄면서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기관이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락원'은 북한 내부용으로만 쓸 수 있고, 해외 연결 시에는 중국의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알곡 고지 점령하라”…모내기의 ‘과학’

[앵커]

북한은 새로운 경제발전 5개년 계획에서 알곡 고지를 무조건 점령하라는 목표를 제시했는데요.

농업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요즘 과학 영농을 부쩍 강조하는 모습입니다.

하늘만 쳐다보지 말고 기후 조건을 극복할 수 있는 기술적이고도 현대적인 농사를 지으라는 건데요.

모내기가 한창인 북한 농촌으로 함께 가보시겠습니다.

[리포트]

초록빛 볏모가 넘실거리는 드넓은 협동농장.

이앙기가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모를 옮겨심고 있습니다.

드론을 이용해 농약을 뿌리는 것 같은 이색적인 모습도 보이는데요.

[서광수/평안북도 태천군 은흥협동농장 기사장 : "우리 농장에서는 온도 관리, 습도 관리, 영양 관리를 과학 기술적 요구대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모내기도 일정대로 나가고 있습니다."]

북한은 올해 초 새로운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농업 부문 중심 목표로 알곡 고지를 점령하라고 제시했습니다.

과학 영농을 강화하라고 농민들에게 주문한 건데요.

[김영길/함경북도 농촌경리위원회 부위원장 : "벼 모내기를 적기에 질적으로 하기 위한 사업에 모를 박고 기술적 대책을 세워나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논 벼농사는 모판에서 결정된다는 견해를 명백히 가지고 줄기까지 강한 모를 키우는데 총적인 기술 지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모를 모판이 아닌 밭에 심어서 키우기도 합니다.

'밭모'라고도 불리는데요.

이 방식으로 모를 키우면 줄기가 더 튼튼해지고, 논에 옮겨 심은 뒤에도 빨리 자랄 수 있다고 합니다.

광물질이 많은 함경북도 회령시에서는 수확량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카리장석'을 이용해 칼륨비료를 생산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올해도 북한에는 3차례 정도 태풍이 지나갈 것으로 예측된 상황.

일부 북한 농가들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 태풍 속에서도 살아남았던 품종을 선별했습니다.

[최성근/황해북도 사리원시 마곡협동농장 부원 : "이 품종에 대한 과학 기술적인 비배관리(토지에 거름을 뿌리는 농법)를 따라 세웠더니 올해 봄철에 비가 자주 내리고 또 날씨가 나빴지만, 가지들이 실하게 잘 쳤습니다."]

북한 농촌의 모내기 현장에는 선전선동 대원들까지 동원돼 속도전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북한은 농업 생산량 확대가 식량의 자급자족을 실현하기 위한 국가중대사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동신문에 따르면, 트랙터 가동률이 떨어지는 등 농기계가 부족한 상황이어서 모내기가 늦어지는 지역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금까지 '요즘 북한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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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5-22 08:06:28
    • 수정2021-05-22 08:4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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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방식의 회의나 수업이 일상적인 풍경이 됐는데요.

북한도 예외가 아니라고 합니다.

김일성종합대학이 개발한 화상회의 프로그램 '락원'이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이 주재하는 회의에서 사용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데, 어떤 프로그램인지 함께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황해북도 노동자들이 신문을 읽으며 제8차 당대회 결정 내용을 학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한 명이 모니터 앞에 앉아 화면 속 상대방과 대화를 하는데요.

화상회의 프로그램으로 하급 기관에 결정 사항을 전달하고 있는 겁니다.

[리성철/황해북도 농촌경리위원회 부위원장 : "부문별 협의회를 진행하면서 찾은 새롭고 혁신적인 농업 생산 대책들을 위원회뿐 아니라 산하 단위들까지 화상 체계를 통해 구체적으로 알려주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2012년 김일성종합대학에서 개발한 화상회의 프로그램 '락원'(낙원)인데요.

화질과 음질뿐 아니라 보안 수준도 높아 2016년 북한의 10대 최우수 정보기술 제품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7월 개성 봉쇄를 결정했던 노동당 정치국 비상확대회의.

'락원' 프로그램이 김정은 위원장 주재 회의에서도 활용되고 있는 모습이 북한 매체 보도로 처음 확인됐습니다.

[조선중앙TV : "내각, 성, 중앙기관, 당 행정 책임 일꾼들과 각 도당위원회 집행 위원들, 도급 지도조치관 책임일꾼들이 화상회의실들에서 방청으로 참가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코로나19 방역을 담당하는 북한 기관들끼리도 비대면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는데요.

평양의 소학교 개학식이나 우리의 기상청에 해당하는 기상수문국 업무 과정에서도 '락원' 프로그램이 빠지지 않고 있습니다.

'락원' 프로그램의 상세 화면을 보면 왼쪽에 주최자가, 오른쪽에 참가자들이 표시되는데요.

한 화면 최대 45개 팀까지 노출이 가능한데, 회의 참가자 수는 제한이 없습니다.

참가자들끼리 1대1 비밀대화나 파일 전송, 동시 열람 기능도 갖추고 있는데요.

북한도 코로나19로 대면 접촉이 줄면서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기관이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락원'은 북한 내부용으로만 쓸 수 있고, 해외 연결 시에는 중국의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알곡 고지 점령하라”…모내기의 ‘과학’

[앵커]

북한은 새로운 경제발전 5개년 계획에서 알곡 고지를 무조건 점령하라는 목표를 제시했는데요.

농업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요즘 과학 영농을 부쩍 강조하는 모습입니다.

하늘만 쳐다보지 말고 기후 조건을 극복할 수 있는 기술적이고도 현대적인 농사를 지으라는 건데요.

모내기가 한창인 북한 농촌으로 함께 가보시겠습니다.

[리포트]

초록빛 볏모가 넘실거리는 드넓은 협동농장.

이앙기가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모를 옮겨심고 있습니다.

드론을 이용해 농약을 뿌리는 것 같은 이색적인 모습도 보이는데요.

[서광수/평안북도 태천군 은흥협동농장 기사장 : "우리 농장에서는 온도 관리, 습도 관리, 영양 관리를 과학 기술적 요구대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모내기도 일정대로 나가고 있습니다."]

북한은 올해 초 새로운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농업 부문 중심 목표로 알곡 고지를 점령하라고 제시했습니다.

과학 영농을 강화하라고 농민들에게 주문한 건데요.

[김영길/함경북도 농촌경리위원회 부위원장 : "벼 모내기를 적기에 질적으로 하기 위한 사업에 모를 박고 기술적 대책을 세워나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논 벼농사는 모판에서 결정된다는 견해를 명백히 가지고 줄기까지 강한 모를 키우는데 총적인 기술 지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모를 모판이 아닌 밭에 심어서 키우기도 합니다.

'밭모'라고도 불리는데요.

이 방식으로 모를 키우면 줄기가 더 튼튼해지고, 논에 옮겨 심은 뒤에도 빨리 자랄 수 있다고 합니다.

광물질이 많은 함경북도 회령시에서는 수확량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카리장석'을 이용해 칼륨비료를 생산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올해도 북한에는 3차례 정도 태풍이 지나갈 것으로 예측된 상황.

일부 북한 농가들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 태풍 속에서도 살아남았던 품종을 선별했습니다.

[최성근/황해북도 사리원시 마곡협동농장 부원 : "이 품종에 대한 과학 기술적인 비배관리(토지에 거름을 뿌리는 농법)를 따라 세웠더니 올해 봄철에 비가 자주 내리고 또 날씨가 나빴지만, 가지들이 실하게 잘 쳤습니다."]

북한 농촌의 모내기 현장에는 선전선동 대원들까지 동원돼 속도전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북한은 농업 생산량 확대가 식량의 자급자족을 실현하기 위한 국가중대사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동신문에 따르면, 트랙터 가동률이 떨어지는 등 농기계가 부족한 상황이어서 모내기가 늦어지는 지역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금까지 '요즘 북한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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