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식 리딩방 사기범이었다”…직접 밝힌 ‘사기 수법’

입력 2021.05.26 (21:32) 수정 2021.06.04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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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른바 '주식 리딩방' 한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실제론 돈만 가로채는 사기가 많아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이런 리딩방 사기에 가담한 범인이 경찰에 자수한 뒤, 반성하는 의미에서라며 자발적으로 KBS취재를 요청했습니다.

KBS는 또다른 피해자가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이 사람을 취재해 보도하기로 결정했는데요.

이수민 기자가 만나서 구체적인 사기 수법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A 씨는 2019년 6월부터 1년 넘게 친구들과 주식 리딩방을 내세워 사기 행각을 벌였다고 했습니다.

피해자들을 속여 가로챈 돈이 모두 30억 원이 넘는다고 말합니다.

[A 씨/음성변조 : "지금 당장 돈이 급한 사람이죠. 주부분들이 굉장히 많으셨고. 아이 수술비라든가 연체 당한 거 있거나 그런 분들도…."]

시작은 범행에 쓸 카카오톡 아이디를 훔치는 거였습니다.

연예인에 관심이 많은 청소년들을 노렸습니다.

["(연예인) 굿즈를 무료 나눔하려는데 받고 싶으신 분 뭐 여기로 연락주세요. 그러면 학생들한테 연락이 엄청 쌓여요. 굿즈를 내일 보내드릴테니 대신 조건이 있다. 3, 4시간 정도만 카카오톡 아이디를 쓰면 안 되겠느냐."]

훔친 아이디의 카카오톡 프로필을 바꿔 주식 전문가로 둔갑시켰습니다. 불법으로 사들인 휴대전화 번호 만 개를 이용해 홍보글 수천 개를 뿌렸다고 합니다.

["10명당 한 방씩 (채팅방을) 파서 사이트를 뿌리는 거죠. 투자자문 무슨 팀장이 직접 실시하는 무슨 온라인 재테크방하면서 링크를 딱 주고. 한번씩 눌러보시니까 그렇게 시작되는 거죠."]

홍보글 링크를 누르면 가짜 투자 자문 사이트로 연결되는데 여기서 회원 가입을 하면 300명 정도가 있는 전용 채팅방으로 초대해 각종 투자 성공 사례와 사진을 볼 수 있게 했다고 했습니다.

수많은 채팅방 참여자들이 큰돈을 번 것처럼 대화를 나눴지만 모두 한 명이 꾸며낸 연기였습니다.

[A 씨/음성변조 : "혼자서 300개의 역할을 소화를 해야 되니까. 하루종일 컴퓨터만 잡고 자기 혼자 계속 말하고 있는 거예요. (투자금) 5천인데 막 4억이 입금됐다, 이런 포토샵을 해요. 현재 잔액 4억 5천, 이렇게 숫자만 바꾸는 거죠."]

피해자가 속아 넘어가면 고급 투자 정보를 받는 대가로 최소 천만 원을 내게 만들었습니다.

일단 돈을 챙기면 피해자가 투자 자문 사이트로 믿었던 홈페이지를 불법 사행성 도박 사이트로 뒤바꿨습니다.

피해자가 신고하려고 하면, 오히려 협박을 했다고 합니다.

[A 씨/음성변조 : "사전에 돈 입금 받자마자 말해요 이거 사행성 불법 도박이다. 그렇게 말하면, 어르신들이 은행에 전화해서 신고하기가 굉장히 겁나죠. 본인도 처벌받는 건 아닌가. 꾀어서 했지만…."]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원룸과 모텔을 돌아다니며 범행했고, 해외 IP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번 돈으로는 고가의 수입차를 구입해 몰고 다녔습니다.

A 씨는 지난주 경찰에 자수했습니다.

또다른 피해자가 나오는 걸 막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A 씨는 자신의 범행을 후회하고 있다며, 경찰 수사에 성실히 임한 뒤 처벌을 받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수민입니다.

촬영기자:유성주/영상편집:차정남/그래픽:채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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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주식 리딩방 사기범이었다”…직접 밝힌 ‘사기 수법’
    • 입력 2021-05-26 21:32:03
    • 수정2021-06-04 20:41:48
    뉴스 9
[앵커]

이른바 '주식 리딩방' 한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실제론 돈만 가로채는 사기가 많아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이런 리딩방 사기에 가담한 범인이 경찰에 자수한 뒤, 반성하는 의미에서라며 자발적으로 KBS취재를 요청했습니다.

KBS는 또다른 피해자가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이 사람을 취재해 보도하기로 결정했는데요.

이수민 기자가 만나서 구체적인 사기 수법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A 씨는 2019년 6월부터 1년 넘게 친구들과 주식 리딩방을 내세워 사기 행각을 벌였다고 했습니다.

피해자들을 속여 가로챈 돈이 모두 30억 원이 넘는다고 말합니다.

[A 씨/음성변조 : "지금 당장 돈이 급한 사람이죠. 주부분들이 굉장히 많으셨고. 아이 수술비라든가 연체 당한 거 있거나 그런 분들도…."]

시작은 범행에 쓸 카카오톡 아이디를 훔치는 거였습니다.

연예인에 관심이 많은 청소년들을 노렸습니다.

["(연예인) 굿즈를 무료 나눔하려는데 받고 싶으신 분 뭐 여기로 연락주세요. 그러면 학생들한테 연락이 엄청 쌓여요. 굿즈를 내일 보내드릴테니 대신 조건이 있다. 3, 4시간 정도만 카카오톡 아이디를 쓰면 안 되겠느냐."]

훔친 아이디의 카카오톡 프로필을 바꿔 주식 전문가로 둔갑시켰습니다. 불법으로 사들인 휴대전화 번호 만 개를 이용해 홍보글 수천 개를 뿌렸다고 합니다.

["10명당 한 방씩 (채팅방을) 파서 사이트를 뿌리는 거죠. 투자자문 무슨 팀장이 직접 실시하는 무슨 온라인 재테크방하면서 링크를 딱 주고. 한번씩 눌러보시니까 그렇게 시작되는 거죠."]

홍보글 링크를 누르면 가짜 투자 자문 사이트로 연결되는데 여기서 회원 가입을 하면 300명 정도가 있는 전용 채팅방으로 초대해 각종 투자 성공 사례와 사진을 볼 수 있게 했다고 했습니다.

수많은 채팅방 참여자들이 큰돈을 번 것처럼 대화를 나눴지만 모두 한 명이 꾸며낸 연기였습니다.

[A 씨/음성변조 : "혼자서 300개의 역할을 소화를 해야 되니까. 하루종일 컴퓨터만 잡고 자기 혼자 계속 말하고 있는 거예요. (투자금) 5천인데 막 4억이 입금됐다, 이런 포토샵을 해요. 현재 잔액 4억 5천, 이렇게 숫자만 바꾸는 거죠."]

피해자가 속아 넘어가면 고급 투자 정보를 받는 대가로 최소 천만 원을 내게 만들었습니다.

일단 돈을 챙기면 피해자가 투자 자문 사이트로 믿었던 홈페이지를 불법 사행성 도박 사이트로 뒤바꿨습니다.

피해자가 신고하려고 하면, 오히려 협박을 했다고 합니다.

[A 씨/음성변조 : "사전에 돈 입금 받자마자 말해요 이거 사행성 불법 도박이다. 그렇게 말하면, 어르신들이 은행에 전화해서 신고하기가 굉장히 겁나죠. 본인도 처벌받는 건 아닌가. 꾀어서 했지만…."]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원룸과 모텔을 돌아다니며 범행했고, 해외 IP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번 돈으로는 고가의 수입차를 구입해 몰고 다녔습니다.

A 씨는 지난주 경찰에 자수했습니다.

또다른 피해자가 나오는 걸 막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A 씨는 자신의 범행을 후회하고 있다며, 경찰 수사에 성실히 임한 뒤 처벌을 받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수민입니다.

촬영기자:유성주/영상편집:차정남/그래픽:채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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