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달]④ “우리도 가족입니다”…생활 동거 가정

입력 2021.05.28 (09:53) 수정 2021.05.2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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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양한 가족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건강 가정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가정의 달 기획입니다.

오늘은 마지막 순서로 혈연, 혼인 관계는 아니지만 한집에서 같이 사는 생활 동거 가정입니다.

이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시죠.

[리포트]

저는 20대 평범한 청년으로 이 집에 살고 있는 가족의 막내입니다.

오늘은 가족회의가 있는 날.

같이 사는 언니, 오빠들입니다.

우리는 친남매는 아닙니다.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사회주택에 함께 모여 살고 있습니다.

[김진경/생활 동거 가정 : "사회초년생으로 일을 처음 시작할 때 여기에 들어와서 살게 되면서 일 끝나고 힘들게 왔을 때 부엌에 불이 켜져 있거나 사람의 온기가 느껴진다는 게, 그때 혼란스러웠던 시기였는데 그 시기에 저를 잡아주던 사람들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언니가 설거지를 하면 오빠는 청소, 저는 정리 정돈, 각자 일을 나눠서 합니다.

함께 어울려 살아가려면 규칙이 필요하니까요.

대신 개인 생활은 철저히 존중받습니다.

[김창하/생활 동거 가정 : "살림만 제대로 나뉘어도 그렇게 다툼의 여지는 없거든요. 살림하는 거랑 기본적인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는 것 정도면 그렇게 (다툼은) 없는 것 같고..."]

우린 한 집에서 생활하지만 진짜 가족이 될 수는 없습니다.

공동명의로 계약하거나 대출을 받을 수도 없고, 특히 아플 때가 걱정입니다.

[정은실/생활 동거 가정 : "치료하게 되는 절차를 밟는다거나 하는 건 이미 오래전에 연을 끊은 가족에게 어렵게 연락을 해서 (치료를) 해야 된다거나, 아니면 그 친구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을 때 연락을, 치료를 포기하게 된다거나 하는 경우들이 있어서 그럴 때 박탈감을 느끼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죠."]

1인 가구도 늘고, 우리처럼 청년들끼리 모여 사는 가정도 많아지는데, 제도와 정책은 사회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김창하/생활 동거 가정 : "법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너희들은 사는 게 아니라고 말하는 거랑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거든요. 살고 있다는 자체를 존중해줬으면 좋겠어요. 필요한 법 같은 것들, 법과 제도들을 좀 더 이렇게 안착을 시켜줬으면 좋겠다…."]

프랑스에서는 결혼하지 않는 생활 동반자에게도 가족의 권한과 의무를 준다고 하는데,

저희처럼 제도 밖에 있는 다양한 가정을 인정하고 보호하는 법과 정책에 대해 우리 사회도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정은실/생활 동거 가정 : "본인이 원하는 보호자로서 권한을 줄 수 있는 부분에 지금은 혈연관계, 배우자로서 혼인신고가 되어야만 (가능한데) 내가 자발적으로 선택해서 나의 보호자로 선택할 수 있는 과정들이 설정이 되면 좋겠어요."]

누가 가족이란 뭐냐고 물어본다면.

[김진경/생활 동거 가정 : "저에게 가족이란 꼭 그게 혈연관계가 아니더라도 제 삶에 좀 밀접하게 관계를 맺으면서 같이 소통하고 상호작용 해나가면서 지내는 사람들인 것 같아요."]

서로 믿고 의지하고 건강하게 사는 가족, 우리도 가족입니다.

촬영:이현권/편집:정영주/내레이션:김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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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정의달]④ “우리도 가족입니다”…생활 동거 가정
    • 입력 2021-05-28 09:53:22
    • 수정2021-05-28 11:25:25
    930뉴스(전주)
[앵커]

다양한 가족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건강 가정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가정의 달 기획입니다.

오늘은 마지막 순서로 혈연, 혼인 관계는 아니지만 한집에서 같이 사는 생활 동거 가정입니다.

이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시죠.

[리포트]

저는 20대 평범한 청년으로 이 집에 살고 있는 가족의 막내입니다.

오늘은 가족회의가 있는 날.

같이 사는 언니, 오빠들입니다.

우리는 친남매는 아닙니다.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사회주택에 함께 모여 살고 있습니다.

[김진경/생활 동거 가정 : "사회초년생으로 일을 처음 시작할 때 여기에 들어와서 살게 되면서 일 끝나고 힘들게 왔을 때 부엌에 불이 켜져 있거나 사람의 온기가 느껴진다는 게, 그때 혼란스러웠던 시기였는데 그 시기에 저를 잡아주던 사람들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언니가 설거지를 하면 오빠는 청소, 저는 정리 정돈, 각자 일을 나눠서 합니다.

함께 어울려 살아가려면 규칙이 필요하니까요.

대신 개인 생활은 철저히 존중받습니다.

[김창하/생활 동거 가정 : "살림만 제대로 나뉘어도 그렇게 다툼의 여지는 없거든요. 살림하는 거랑 기본적인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는 것 정도면 그렇게 (다툼은) 없는 것 같고..."]

우린 한 집에서 생활하지만 진짜 가족이 될 수는 없습니다.

공동명의로 계약하거나 대출을 받을 수도 없고, 특히 아플 때가 걱정입니다.

[정은실/생활 동거 가정 : "치료하게 되는 절차를 밟는다거나 하는 건 이미 오래전에 연을 끊은 가족에게 어렵게 연락을 해서 (치료를) 해야 된다거나, 아니면 그 친구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을 때 연락을, 치료를 포기하게 된다거나 하는 경우들이 있어서 그럴 때 박탈감을 느끼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죠."]

1인 가구도 늘고, 우리처럼 청년들끼리 모여 사는 가정도 많아지는데, 제도와 정책은 사회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김창하/생활 동거 가정 : "법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너희들은 사는 게 아니라고 말하는 거랑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거든요. 살고 있다는 자체를 존중해줬으면 좋겠어요. 필요한 법 같은 것들, 법과 제도들을 좀 더 이렇게 안착을 시켜줬으면 좋겠다…."]

프랑스에서는 결혼하지 않는 생활 동반자에게도 가족의 권한과 의무를 준다고 하는데,

저희처럼 제도 밖에 있는 다양한 가정을 인정하고 보호하는 법과 정책에 대해 우리 사회도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정은실/생활 동거 가정 : "본인이 원하는 보호자로서 권한을 줄 수 있는 부분에 지금은 혈연관계, 배우자로서 혼인신고가 되어야만 (가능한데) 내가 자발적으로 선택해서 나의 보호자로 선택할 수 있는 과정들이 설정이 되면 좋겠어요."]

누가 가족이란 뭐냐고 물어본다면.

[김진경/생활 동거 가정 : "저에게 가족이란 꼭 그게 혈연관계가 아니더라도 제 삶에 좀 밀접하게 관계를 맺으면서 같이 소통하고 상호작용 해나가면서 지내는 사람들인 것 같아요."]

서로 믿고 의지하고 건강하게 사는 가족, 우리도 가족입니다.

촬영:이현권/편집:정영주/내레이션:김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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