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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확인 안 돼” 청약 취소한 SH공사…법원 판단은 달랐다
입력 2021.06.11 (07:01) 취재K

지난 3월 KBS는 수년째 소득세를 냈는데도 소득이 인정되지 않아, 아파트 당첨 취소 통보를 받은 청약자들의 사연을 보도했는데요. 이에 대해 법원이 SH공사는 국세청 자료 등을 반영해 청약자들의 소득을 인정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서울동부지법은 아파트 청약 당첨 취소 통보를 받은 김 모 씨와 이 모 씨가 낸 분양금지 가처분신청을 지난달 14일 인용 결정했습니다.

재판부는 "입주자 모집공고, 신혼부부 주택 특별공급 운용지침 등을 종합할 때 소득액 심사를 오로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기준으로 하는 게 아니라 국세청 종합소득 등으로 증명하면 된다고 해석된다"라고 판단했습니다.

[연관 기사] “6년 일했는데 맞벌이 아니라니”…청약 취소 날벼락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135650

■ 아파트 당첨 3개월 만에 '부적격 통보', 왜?

김 씨 등은 지난해 12월 서울 송파구 위례지구의 한 아파트 분양에 당첨됐습니다. 그런데 올해 3월 SH공사로부터 당첨자 부적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사유는 가점 계산 오류였습니다. 외벌이 가구임에도 맞벌이 소득 기준을 적용해 청약 점수 1점을 더했다는 겁니다.

이들이 청약한 신혼부부 특별공급의 맞벌이 가구 소득 기준은 월 555만 원 이하입니다. 김 씨는 자신의 월평균 소득 490만 원에 프리랜서로 일하는 아내의 월 소득 46만 원(2019년 종합소득세 신고 기준)을 더해도 맞벌이 기준 이하라고 판단해 가점을 계산했습니다.


하지만 SH공사는 청약자 소득을 확인하는 사회보장정보시스템(복지서비스 정보 통합관리 시스템)에서 "김 씨 아내의 소득이 조회되지 않는다."라며 외벌이 기준(월 444만 원)을 적용했고, 결국 가점 계산이 잘못됐다고 판단해 부적격 통보를 한 겁니다.

그러면서 SH공사는 김 씨 등에게 부적격 통보를 하며 열흘 안에 소명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당첨 취소가 확정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렇게 되면 향후 1년간 아파트 청약 자격도 박탈됩니다.

■ '국세청 자료' 제출해도 인정 안 한 SH공사…청약자는 '분통'

김 씨는 아내의 소득을 증명하기 위해 동분서주했습니다.

해당 아파트의 입주자 모집 공고에는 소득 기준의 검증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이용해 산출된 자료를 이용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러면서 '사업 소득'의 경우 국세청의 종합소득(사업소득) 자료가 기준이 된다고 했습니다.

신혼부부 주택 특별공급 운용지침에서도 예외 사항으로, 직업이 프리랜서이고 소득이 불규칙한 경우 국세청의 소득금액증명으로 소득을 확인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이에 따라 김 씨는 프리랜서인 아내의 소득 증명을 위해 관할 세무서에서 소득금액증명원을 발급받았습니다. 해당 기관으로부터 소득 내역이 모두 확인되고 세금 납부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건강보험납입증명서,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 위촉증명서 등 소득 증명에 도움이 될 자료들을 추가로 챙겨 SH공사에 제출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습니다.

국세청 자료 등을 제출했지만, SH공사는 사회보장정보시스템에서 김 씨 아내의 소득이 조회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소득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알고 보니 국세청에서는 김 씨 아내의 사업 소득을 시스템에 입력했지만, 김 씨 아내의 사업자등록이 안 돼 있어서 정식 소득으로 조회되지 않았던 겁니다. 그런데 이 조건은 신혼부부 특공 운용지침에는 있지만, SH공사가 발표한 입주자 모집공고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김 씨는 "소득 산정의 기준이 된다는 사회보장정보시스템에 일반인들은 접근할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이를 조회해보고 분양신청을 할 수도 없다."라며 "다른 소득 증명 서류를 제출해도 단지 이 시스템에서 조회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소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라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 청약자 손 들어준 재판부 "기준 소득 초과 안 한다"

결국, 김 씨 등은 지난 3월 법원에 분양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습니다. 소득을 소명하기 전에 당첨된 아파트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법원은 SH공사가 아닌 청약자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서울동부지법 제21민사부는 "입주자 모집공고, 신혼부부 주택 특별공급 운용지침 등을 종합할 때 소득액 심사를 오로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기준으로 하는 게 아니라 국세청 종합소득(사업소득) 등으로 증명하면 된다고 해석된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김 씨 등의 배우자는 모두 2019년에 사업소득이 있으므로 채권자들의 소득은 기준 소득을 초과하지 않는다"라며 청약자들이 낸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였습니다.


SH공사는 김 씨 등이 소명 기간 내 월평균 소득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고, 국세청 소득금액증명원이 아닌 사업소득원천징수영수증에 따라 소득을 산정하면 맞벌이 소득 기준마저 초과한다고 주장했지만 모두 받아들여 지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경비를 고려하면) 청약자들의 배우자가 사업장에서 받은 금액 전부를 실제 소득으로 볼 수 없고 SH공사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당첨자들의 소득이 기준을 초과한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밝혔습니다.

김 씨 등의 법률 대리인인 유광훈 변호사(법률사무소 시우)는 "국세청에 공식적으로 신고되는 소득을 바탕으로 아파트 분양 요건을 판단한 법원의 판결은 타당하다."라며, 아파트 분양을 확정하기 위한 수분양자 지위확인 소송을 지난 7일 제기했습니다.

SH공사는 분양금지 가처분신청을 인용한 법원 판결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 없이, "앞으로 진행될 본안 소송 절차에 따르겠다."라고 밝혔습니다.
  • “소득 확인 안 돼” 청약 취소한 SH공사…법원 판단은 달랐다
    • 입력 2021-06-11 07:01:00
    취재K

지난 3월 KBS는 수년째 소득세를 냈는데도 소득이 인정되지 않아, 아파트 당첨 취소 통보를 받은 청약자들의 사연을 보도했는데요. 이에 대해 법원이 SH공사는 국세청 자료 등을 반영해 청약자들의 소득을 인정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서울동부지법은 아파트 청약 당첨 취소 통보를 받은 김 모 씨와 이 모 씨가 낸 분양금지 가처분신청을 지난달 14일 인용 결정했습니다.

재판부는 "입주자 모집공고, 신혼부부 주택 특별공급 운용지침 등을 종합할 때 소득액 심사를 오로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기준으로 하는 게 아니라 국세청 종합소득 등으로 증명하면 된다고 해석된다"라고 판단했습니다.

[연관 기사] “6년 일했는데 맞벌이 아니라니”…청약 취소 날벼락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135650

■ 아파트 당첨 3개월 만에 '부적격 통보', 왜?

김 씨 등은 지난해 12월 서울 송파구 위례지구의 한 아파트 분양에 당첨됐습니다. 그런데 올해 3월 SH공사로부터 당첨자 부적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사유는 가점 계산 오류였습니다. 외벌이 가구임에도 맞벌이 소득 기준을 적용해 청약 점수 1점을 더했다는 겁니다.

이들이 청약한 신혼부부 특별공급의 맞벌이 가구 소득 기준은 월 555만 원 이하입니다. 김 씨는 자신의 월평균 소득 490만 원에 프리랜서로 일하는 아내의 월 소득 46만 원(2019년 종합소득세 신고 기준)을 더해도 맞벌이 기준 이하라고 판단해 가점을 계산했습니다.


하지만 SH공사는 청약자 소득을 확인하는 사회보장정보시스템(복지서비스 정보 통합관리 시스템)에서 "김 씨 아내의 소득이 조회되지 않는다."라며 외벌이 기준(월 444만 원)을 적용했고, 결국 가점 계산이 잘못됐다고 판단해 부적격 통보를 한 겁니다.

그러면서 SH공사는 김 씨 등에게 부적격 통보를 하며 열흘 안에 소명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당첨 취소가 확정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렇게 되면 향후 1년간 아파트 청약 자격도 박탈됩니다.

■ '국세청 자료' 제출해도 인정 안 한 SH공사…청약자는 '분통'

김 씨는 아내의 소득을 증명하기 위해 동분서주했습니다.

해당 아파트의 입주자 모집 공고에는 소득 기준의 검증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이용해 산출된 자료를 이용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러면서 '사업 소득'의 경우 국세청의 종합소득(사업소득) 자료가 기준이 된다고 했습니다.

신혼부부 주택 특별공급 운용지침에서도 예외 사항으로, 직업이 프리랜서이고 소득이 불규칙한 경우 국세청의 소득금액증명으로 소득을 확인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이에 따라 김 씨는 프리랜서인 아내의 소득 증명을 위해 관할 세무서에서 소득금액증명원을 발급받았습니다. 해당 기관으로부터 소득 내역이 모두 확인되고 세금 납부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건강보험납입증명서,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 위촉증명서 등 소득 증명에 도움이 될 자료들을 추가로 챙겨 SH공사에 제출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습니다.

국세청 자료 등을 제출했지만, SH공사는 사회보장정보시스템에서 김 씨 아내의 소득이 조회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소득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알고 보니 국세청에서는 김 씨 아내의 사업 소득을 시스템에 입력했지만, 김 씨 아내의 사업자등록이 안 돼 있어서 정식 소득으로 조회되지 않았던 겁니다. 그런데 이 조건은 신혼부부 특공 운용지침에는 있지만, SH공사가 발표한 입주자 모집공고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김 씨는 "소득 산정의 기준이 된다는 사회보장정보시스템에 일반인들은 접근할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이를 조회해보고 분양신청을 할 수도 없다."라며 "다른 소득 증명 서류를 제출해도 단지 이 시스템에서 조회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소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라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 청약자 손 들어준 재판부 "기준 소득 초과 안 한다"

결국, 김 씨 등은 지난 3월 법원에 분양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습니다. 소득을 소명하기 전에 당첨된 아파트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법원은 SH공사가 아닌 청약자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서울동부지법 제21민사부는 "입주자 모집공고, 신혼부부 주택 특별공급 운용지침 등을 종합할 때 소득액 심사를 오로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기준으로 하는 게 아니라 국세청 종합소득(사업소득) 등으로 증명하면 된다고 해석된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김 씨 등의 배우자는 모두 2019년에 사업소득이 있으므로 채권자들의 소득은 기준 소득을 초과하지 않는다"라며 청약자들이 낸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였습니다.


SH공사는 김 씨 등이 소명 기간 내 월평균 소득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고, 국세청 소득금액증명원이 아닌 사업소득원천징수영수증에 따라 소득을 산정하면 맞벌이 소득 기준마저 초과한다고 주장했지만 모두 받아들여 지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경비를 고려하면) 청약자들의 배우자가 사업장에서 받은 금액 전부를 실제 소득으로 볼 수 없고 SH공사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당첨자들의 소득이 기준을 초과한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밝혔습니다.

김 씨 등의 법률 대리인인 유광훈 변호사(법률사무소 시우)는 "국세청에 공식적으로 신고되는 소득을 바탕으로 아파트 분양 요건을 판단한 법원의 판결은 타당하다."라며, 아파트 분양을 확정하기 위한 수분양자 지위확인 소송을 지난 7일 제기했습니다.

SH공사는 분양금지 가처분신청을 인용한 법원 판결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 없이, "앞으로 진행될 본안 소송 절차에 따르겠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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