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코로나19시대 美 졸업시즌 풍경은?

입력 2021.06.21 (10:54) 수정 2021.06.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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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을에 학기를 시작하는 서구식 학교들은 지금이 졸업시즌입니다.

평생의 추억으로 기억될 졸업식에서 벌어진 일들, <지구촌인>에서 모아봤습니다.

[리포트]

가운을 걸치고, 사각모를 쓴 학생들이 졸업식장에 모였습니다.

그런데 이곳 학교 강당이 아니라 '야구장'입니다.

보스턴 레드삭스 구단이 코로나19로 대면 졸업식이 어져워지자 홈 구장을 야외 졸업식장으로 빌려주고 있는데요.

정원이 3만 7명인 펜웨이 파크는 방역 수칙에 따라 25퍼센트만 입장해도, 9천 명이나 들어갈 수 있습니다.

코로나 시대 졸업식 장소로 안성맞춤입니다.

[시어 플라허티/졸업생 : "졸업식을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벌써 1년 반 가까이 온라인 수업을 해왔으니까요. 그래서 더욱 기쁩니다. 펜웨이 파크인 것도요."]

코로나 시대 어렵게 열린 졸업식 당일 학위를 취소당할 뻔 학생도 있습니다.

차례로 줄을 서서 졸업장을 받는 학생들, 그런데 한 학생 차례에서 잠시 지체됩니다.

이 학생은 멕시코 국기를 몸에 둘렀다는 이유로 졸업장 수여를 거부당했습니다.

이 일이 온라인을 통해 알려지며 논란이 됐는데요.

학교 측은 사전에 공지된 복장 규정 위반이라고 설명했지만, 사람들은 인종차별이며 '국기는 국민 자부심'의 표현이라며 학생을 옹호했습니다.

결국, 학생은 4일 만에 졸업장을 다시 받을 수 있었는데요.

졸업장을 받은 후 학교에 복장 규정 정책 변경을 청원했고, 미래를 위한 변화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마가리타 로페즈/학생의 엄마 : "모든 학생이 자신의 정체성과 뿌리를 표현할 수 있는 권리가 있기 때문에 정책 변경을 청원합니다."]

졸업식은 그동안 학업을 뒷바라지 해 준 부모님께 감사를 전하는 자리이기도 하죠.

그래서, 캘리포니아대학교 법학과 졸업생인 제니퍼 로차는 고향에서 특별한 졸업식을 열었습니다.

남미 출신 이민자인 로차 학생의 부모님은 딸기 농사를 지어 딸의 대학 공부를 뒷바라지했는데요.

감사를 전하고자 딸기밭에서 학사모를 쓰고 부모님과 함께 졸업 사진을 남겼습니다.

[제니퍼 로차/UCSD 졸업생 : "부모님이 안 계셨다면 저는 이 학위를 받을 수 없었다는 감사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학교를 떠나는 졸업생의 통 큰 결단도 화제입니다.

하버드 합격한 베르타 테테 학생은 모교로부터 약 4,500만 원의 장학금을 받게 됐는데요.

졸업식 당일 연단에 올라 도움이 필요한 지역 전문대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고 싶다고 선언했습니다.

[베르타 테테/졸업생 : "어머니가 지역 전문대를 다니셨기 때문에 이 장학금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잘 압니다. 큰 영광이지만, 장학금이 필요한 사람은 제가 아닙니다."]

대통령과 부통령의 축사를 받은 졸업식도 있습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해군사관학교 졸업식에 역사상 최초로 여성 연설자로 섰고요.

조 바이든 대통령은 3년 전 총기 난사 사건을 겪은 마조리스톤맨더글러스 고등학교 학생들의 졸업을 축하했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 "오늘 함께 있어야 할 10명도 여러분과 함께 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자랑스럽습니다.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인생의 한 단계를 매듭짓고 새로운 출발점에 서는 졸업식.

코로나 시대 자칫 우울할 수 있는 풍경이 될 뻔했지만 유쾌하고 의미 있는 졸업식으로 삶의 의미를 더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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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21 10:54:34
    • 수정2021-06-21 11: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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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을에 학기를 시작하는 서구식 학교들은 지금이 졸업시즌입니다.

평생의 추억으로 기억될 졸업식에서 벌어진 일들, <지구촌인>에서 모아봤습니다.

[리포트]

가운을 걸치고, 사각모를 쓴 학생들이 졸업식장에 모였습니다.

그런데 이곳 학교 강당이 아니라 '야구장'입니다.

보스턴 레드삭스 구단이 코로나19로 대면 졸업식이 어져워지자 홈 구장을 야외 졸업식장으로 빌려주고 있는데요.

정원이 3만 7명인 펜웨이 파크는 방역 수칙에 따라 25퍼센트만 입장해도, 9천 명이나 들어갈 수 있습니다.

코로나 시대 졸업식 장소로 안성맞춤입니다.

[시어 플라허티/졸업생 : "졸업식을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벌써 1년 반 가까이 온라인 수업을 해왔으니까요. 그래서 더욱 기쁩니다. 펜웨이 파크인 것도요."]

코로나 시대 어렵게 열린 졸업식 당일 학위를 취소당할 뻔 학생도 있습니다.

차례로 줄을 서서 졸업장을 받는 학생들, 그런데 한 학생 차례에서 잠시 지체됩니다.

이 학생은 멕시코 국기를 몸에 둘렀다는 이유로 졸업장 수여를 거부당했습니다.

이 일이 온라인을 통해 알려지며 논란이 됐는데요.

학교 측은 사전에 공지된 복장 규정 위반이라고 설명했지만, 사람들은 인종차별이며 '국기는 국민 자부심'의 표현이라며 학생을 옹호했습니다.

결국, 학생은 4일 만에 졸업장을 다시 받을 수 있었는데요.

졸업장을 받은 후 학교에 복장 규정 정책 변경을 청원했고, 미래를 위한 변화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마가리타 로페즈/학생의 엄마 : "모든 학생이 자신의 정체성과 뿌리를 표현할 수 있는 권리가 있기 때문에 정책 변경을 청원합니다."]

졸업식은 그동안 학업을 뒷바라지 해 준 부모님께 감사를 전하는 자리이기도 하죠.

그래서, 캘리포니아대학교 법학과 졸업생인 제니퍼 로차는 고향에서 특별한 졸업식을 열었습니다.

남미 출신 이민자인 로차 학생의 부모님은 딸기 농사를 지어 딸의 대학 공부를 뒷바라지했는데요.

감사를 전하고자 딸기밭에서 학사모를 쓰고 부모님과 함께 졸업 사진을 남겼습니다.

[제니퍼 로차/UCSD 졸업생 : "부모님이 안 계셨다면 저는 이 학위를 받을 수 없었다는 감사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학교를 떠나는 졸업생의 통 큰 결단도 화제입니다.

하버드 합격한 베르타 테테 학생은 모교로부터 약 4,500만 원의 장학금을 받게 됐는데요.

졸업식 당일 연단에 올라 도움이 필요한 지역 전문대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고 싶다고 선언했습니다.

[베르타 테테/졸업생 : "어머니가 지역 전문대를 다니셨기 때문에 이 장학금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잘 압니다. 큰 영광이지만, 장학금이 필요한 사람은 제가 아닙니다."]

대통령과 부통령의 축사를 받은 졸업식도 있습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해군사관학교 졸업식에 역사상 최초로 여성 연설자로 섰고요.

조 바이든 대통령은 3년 전 총기 난사 사건을 겪은 마조리스톤맨더글러스 고등학교 학생들의 졸업을 축하했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 "오늘 함께 있어야 할 10명도 여러분과 함께 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자랑스럽습니다.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인생의 한 단계를 매듭짓고 새로운 출발점에 서는 졸업식.

코로나 시대 자칫 우울할 수 있는 풍경이 될 뻔했지만 유쾌하고 의미 있는 졸업식으로 삶의 의미를 더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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