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휴대전화부터”…군 입대 앞둔 청년 노린 취업사기

입력 2021.06.21 (19:24) 수정 2021.06.21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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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군 입대를 기다리며 임시 일자리를 찾는 남성분들 조심하셔야겠습니다.

입대를 앞둔 사람을 상대로 취업을 시켜준다며 휴대전화 여러 대를 개통하도록 해 금품을 뜯어내는 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자신도 공범이라는 생각에 피해자들은 신고마저 꺼리고 있습니다.

전현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다음 달 군 입대를 앞둔 21살 강 모 씨.

지난해 말, 월 3백만 원을 준다는 말에 한 휴대전화 대리점으로 보이는 매장을 찾아갔습니다.

매장 책임자는 강 씨 명의로 휴대전화 넉 대를 개통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업무용이라며 기기 값과 요금은 내준다고 했습니다.

[강○○/피해자/음성변조 : "군대 가기 전에 돈을 좀 모아보자 하는 것도 있고, 집에만 있다 보니까 뭐라도 해보자는 그런 생각에서…"]

휴대전화만 개통하고 정작 취업은 한 달 가까이 감감 무소식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대리점 측이 통화료에 소액 결제까지 3백만 원을 덮어씌운 뒤였습니다.

[강○○/피해자/음성변조 : "통신사에서 내라고 한 것만 300만 원 정도 되고요. 사장이 개통을 가장 비싼 기기로 시켜서 기기 값까지 하면 몇백은 더 넘지 않을까."]

강 씨 친구 윤 모 씨 역시 똑같은 수법에 당했습니다.

피해액은 8백만 원에 이르고 뒤집어쓴 빚을 다 갚지도 못한 채 군에 입대했습니다.

[윤○○/피해자/음성변조 : "밀린 요금 200만 원은 부모님한테 빌려서 냈고 앞으로도 600만 원 정도 내야 되는데 이거 자체가 군대에서 받은 월급(49만 원)으로 조금씩 쪼개서 내고 있어요."]

이들은 피해를 입었지만 수사 기관에 신고조차 못 하고 있습니다.

대리점에 명의를 빌려줘 휴대전화를 개통한 게 위법이어서 처벌받을 수 있단 것을 뒤늦게 알았기 때문입니다.

[홍시우/변호사 : "취업을 미끼로 이른바 대포폰 명의를 개설하게 유도한 사안인데요. 사업주가 피해자 본인도 전기통신사업법에 의해 처벌되는 점을 이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대출이나 물품 구매에 명의를 빌려달라고 하면 거의 100% 취업 사기라고, 전문가는 조언합니다.

KBS 뉴스 전현우입니다.

촬영 기자:조창훈/영상 편집:유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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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업? 휴대전화부터”…군 입대 앞둔 청년 노린 취업사기
    • 입력 2021-06-21 19:24:57
    • 수정2021-06-21 19:37:26
    뉴스 7
[앵커]

군 입대를 기다리며 임시 일자리를 찾는 남성분들 조심하셔야겠습니다.

입대를 앞둔 사람을 상대로 취업을 시켜준다며 휴대전화 여러 대를 개통하도록 해 금품을 뜯어내는 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자신도 공범이라는 생각에 피해자들은 신고마저 꺼리고 있습니다.

전현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다음 달 군 입대를 앞둔 21살 강 모 씨.

지난해 말, 월 3백만 원을 준다는 말에 한 휴대전화 대리점으로 보이는 매장을 찾아갔습니다.

매장 책임자는 강 씨 명의로 휴대전화 넉 대를 개통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업무용이라며 기기 값과 요금은 내준다고 했습니다.

[강○○/피해자/음성변조 : "군대 가기 전에 돈을 좀 모아보자 하는 것도 있고, 집에만 있다 보니까 뭐라도 해보자는 그런 생각에서…"]

휴대전화만 개통하고 정작 취업은 한 달 가까이 감감 무소식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대리점 측이 통화료에 소액 결제까지 3백만 원을 덮어씌운 뒤였습니다.

[강○○/피해자/음성변조 : "통신사에서 내라고 한 것만 300만 원 정도 되고요. 사장이 개통을 가장 비싼 기기로 시켜서 기기 값까지 하면 몇백은 더 넘지 않을까."]

강 씨 친구 윤 모 씨 역시 똑같은 수법에 당했습니다.

피해액은 8백만 원에 이르고 뒤집어쓴 빚을 다 갚지도 못한 채 군에 입대했습니다.

[윤○○/피해자/음성변조 : "밀린 요금 200만 원은 부모님한테 빌려서 냈고 앞으로도 600만 원 정도 내야 되는데 이거 자체가 군대에서 받은 월급(49만 원)으로 조금씩 쪼개서 내고 있어요."]

이들은 피해를 입었지만 수사 기관에 신고조차 못 하고 있습니다.

대리점에 명의를 빌려줘 휴대전화를 개통한 게 위법이어서 처벌받을 수 있단 것을 뒤늦게 알았기 때문입니다.

[홍시우/변호사 : "취업을 미끼로 이른바 대포폰 명의를 개설하게 유도한 사안인데요. 사업주가 피해자 본인도 전기통신사업법에 의해 처벌되는 점을 이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대출이나 물품 구매에 명의를 빌려달라고 하면 거의 100% 취업 사기라고, 전문가는 조언합니다.

KBS 뉴스 전현우입니다.

촬영 기자:조창훈/영상 편집:유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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