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송전탑 그후 7년…“고통은 현재 진행형”

입력 2021.06.22 (21:40) 수정 2021.06.22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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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014년 이맘때 밀양의 초고압 송전탑 건설을 놓고 한전과 반대 측 주민들이 충돌했었는데요.

7년이 흐른 지금도 주민들은 송전탑 건설 이전의 평범했던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밀양 송전탑 인근 마을 주민들의 고통, 김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텅 빈 돼지우리에 돼지 폐사체와 오물이 가득합니다.

지난 2013년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고 유한숙 씨의 양돈장입니다.

남은 유 씨의 가족은 한전을 상대로 '약정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고 지난 3월 부인과 아들마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김영순/밀양시 고정마을 주민 : "그 어르신도 진짜로 데모 많이 하고 그랬는데 전부 다 그렇게 억울하게 죽어도 아무 보상도 없고..."]

2014년 행정대집행 뒤 한전은 송전탑이 지나는 마을에 보상금 185억 원 지급을 결정했습니다.

전체 보상금의 40%, 74억 원을 개별 가구에 지급했습니다.

전례를 찾기 힘든 개별 보상 방식에 주민들 간 갈등이 생겼고, 2,200여 가구 가운데 110여 가구는 여전히 보상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박은숙/밀양송전탑 반대대책위 상임위원 : "사람이 돈이 있다 보니까 서로 싸우는 거예요. 다른 동네는 어디 여행도 보내줬다고 하던데 너희 때문에 우리는 여행도 못갔다."]

경찰은 지난 2019년 송전탑 행정대집행 과정에서 반대 주민에 대한 인권침해와 사찰 및 회유, 비인도적 조치가 있었다는 사실을 공식 인정했습니다.

반대 대책위는 정부에 진상조사단 구성을 요구했지만, 협상은 번번이 무산됐습니다.

조사 대상에 '공동체 파괴'를 포함 시킬 것이냐를 놓고 견해차가 컸습니다.

[김영자/밀양시 여수마을 주민 : "마을 공동체라는 게 산산조각이 난 상황이거든요. 합의 본 사람들은 본 사람들끼리 이렇게 잘 다니고, 안 본 사람들은 안 본 사람들끼리 다니는 거예요."]

마을과 이웃이 삶의 전부였던 고령의 농촌 주민들에게 76만 5천 볼트 초고압 송전탑이 남긴 고통은 현재진행형입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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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양 송전탑 그후 7년…“고통은 현재 진행형”
    • 입력 2021-06-22 21:40:24
    • 수정2021-06-22 22:02:56
    뉴스9(창원)
[앵커]

지난 2014년 이맘때 밀양의 초고압 송전탑 건설을 놓고 한전과 반대 측 주민들이 충돌했었는데요.

7년이 흐른 지금도 주민들은 송전탑 건설 이전의 평범했던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밀양 송전탑 인근 마을 주민들의 고통, 김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텅 빈 돼지우리에 돼지 폐사체와 오물이 가득합니다.

지난 2013년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고 유한숙 씨의 양돈장입니다.

남은 유 씨의 가족은 한전을 상대로 '약정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고 지난 3월 부인과 아들마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김영순/밀양시 고정마을 주민 : "그 어르신도 진짜로 데모 많이 하고 그랬는데 전부 다 그렇게 억울하게 죽어도 아무 보상도 없고..."]

2014년 행정대집행 뒤 한전은 송전탑이 지나는 마을에 보상금 185억 원 지급을 결정했습니다.

전체 보상금의 40%, 74억 원을 개별 가구에 지급했습니다.

전례를 찾기 힘든 개별 보상 방식에 주민들 간 갈등이 생겼고, 2,200여 가구 가운데 110여 가구는 여전히 보상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박은숙/밀양송전탑 반대대책위 상임위원 : "사람이 돈이 있다 보니까 서로 싸우는 거예요. 다른 동네는 어디 여행도 보내줬다고 하던데 너희 때문에 우리는 여행도 못갔다."]

경찰은 지난 2019년 송전탑 행정대집행 과정에서 반대 주민에 대한 인권침해와 사찰 및 회유, 비인도적 조치가 있었다는 사실을 공식 인정했습니다.

반대 대책위는 정부에 진상조사단 구성을 요구했지만, 협상은 번번이 무산됐습니다.

조사 대상에 '공동체 파괴'를 포함 시킬 것이냐를 놓고 견해차가 컸습니다.

[김영자/밀양시 여수마을 주민 : "마을 공동체라는 게 산산조각이 난 상황이거든요. 합의 본 사람들은 본 사람들끼리 이렇게 잘 다니고, 안 본 사람들은 안 본 사람들끼리 다니는 거예요."]

마을과 이웃이 삶의 전부였던 고령의 농촌 주민들에게 76만 5천 볼트 초고압 송전탑이 남긴 고통은 현재진행형입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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