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제 노사 ‘온도차’…“초반 혼선 불가피”

입력 2021.07.01 (21:28) 수정 2021.07.02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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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018년 7월, 300인 이상 사업장부터 시작된 주 52시간제.

오늘(1일)부터는 5인 이상 50인 미만의 중소기업에까지 확대 적용됩니다.

전체 사업장의 99.6%, 사실상 주 52시간제가 전면 시행되는 겁니다.

사용자가 이를 어기면 최대 2년 이하 징역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다만, 30인 미만 기업은 한시적으로 내년 말까지 근무시간을 주 60시간까지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정부는 혼선은 거의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기업의 93%가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는 자체 조사결과를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기업 현장에선 노사 간의 반응이나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제도 시행 첫 날, 현장의 목소리를 우정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45명의 직원이 일하는 산업기계 생산업체.

납입기한이 다가오면 잔업 시간이 일주일에 20시간을 넘기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나 주 52시간 시행으로 앞으로는 그렇게 야근을 늘릴 수 없습니다.

[○○업체 생산직 노동자 : "(쉴 수 있는 상황이) 그거는 뭐, 조금은 나아지겠죠."]

반기는 분위기도 있지만, 일부는 잔업수당이 줄 것을 걱정하기도 합니다.

[최성철/○○업체 생산직 노동자 : "다른 데 나가서라도 우리가 또 벌어야 되는 입장이에요. 여기서 (추가근무가) 안 된다고 그러면 다른 데 아르바이트를 하든지..."]

사측은 코로나19로 인해 경영난이 악화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뜩이나 심각한 인력난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업체 관계자 : "납기 준수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전년보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0.1%밖에 안 들어오는 상황에서 인원 채용도 안 되는 상황이죠."]

수출을 주로 하는 중소기업들도 걱정이 큽니다.

늦은 밤이나 새벽에 들어오는 해외 주문을 받으려면 직원들의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수출업체 대표 : "해외의 바이어들하고 실시간으로 대응을 해야 하는데, 그게 52시간이라는 획일적인 틀 안에 갇혀지면 직원들 자체가 움직이질 않겠죠."]

이 때문에 주 52시간제를 피하기 위해 '5인 미만'으로 직원을 낮추는 각종 편법이 생겨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옵니다.

[중소업체 대표/음성변조 : "직원 4명 이하로 맞추기 위해서는 모두 등기임원을 시키는 이런 방법도 나온다는 거죠."]

도입 3년 만에 사실상 전면 확대 시행된 주 52시간제.

중소기업 현장에 완전히 정착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우정화입니다.

촬영기자:문아미/영상편집:남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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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 52시간제 노사 ‘온도차’…“초반 혼선 불가피”
    • 입력 2021-07-01 21:28:28
    • 수정2021-07-02 08:39:22
    뉴스 9
[앵커]

지난 2018년 7월, 300인 이상 사업장부터 시작된 주 52시간제.

오늘(1일)부터는 5인 이상 50인 미만의 중소기업에까지 확대 적용됩니다.

전체 사업장의 99.6%, 사실상 주 52시간제가 전면 시행되는 겁니다.

사용자가 이를 어기면 최대 2년 이하 징역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다만, 30인 미만 기업은 한시적으로 내년 말까지 근무시간을 주 60시간까지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정부는 혼선은 거의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기업의 93%가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는 자체 조사결과를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기업 현장에선 노사 간의 반응이나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제도 시행 첫 날, 현장의 목소리를 우정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45명의 직원이 일하는 산업기계 생산업체.

납입기한이 다가오면 잔업 시간이 일주일에 20시간을 넘기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나 주 52시간 시행으로 앞으로는 그렇게 야근을 늘릴 수 없습니다.

[○○업체 생산직 노동자 : "(쉴 수 있는 상황이) 그거는 뭐, 조금은 나아지겠죠."]

반기는 분위기도 있지만, 일부는 잔업수당이 줄 것을 걱정하기도 합니다.

[최성철/○○업체 생산직 노동자 : "다른 데 나가서라도 우리가 또 벌어야 되는 입장이에요. 여기서 (추가근무가) 안 된다고 그러면 다른 데 아르바이트를 하든지..."]

사측은 코로나19로 인해 경영난이 악화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뜩이나 심각한 인력난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업체 관계자 : "납기 준수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전년보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0.1%밖에 안 들어오는 상황에서 인원 채용도 안 되는 상황이죠."]

수출을 주로 하는 중소기업들도 걱정이 큽니다.

늦은 밤이나 새벽에 들어오는 해외 주문을 받으려면 직원들의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수출업체 대표 : "해외의 바이어들하고 실시간으로 대응을 해야 하는데, 그게 52시간이라는 획일적인 틀 안에 갇혀지면 직원들 자체가 움직이질 않겠죠."]

이 때문에 주 52시간제를 피하기 위해 '5인 미만'으로 직원을 낮추는 각종 편법이 생겨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옵니다.

[중소업체 대표/음성변조 : "직원 4명 이하로 맞추기 위해서는 모두 등기임원을 시키는 이런 방법도 나온다는 거죠."]

도입 3년 만에 사실상 전면 확대 시행된 주 52시간제.

중소기업 현장에 완전히 정착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우정화입니다.

촬영기자:문아미/영상편집:남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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