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길 운전’ 50% 감속해야 하는 이유

[앵커]

안녕하세요? 재난방송센터 김현경입니다.

예년보다 늦은 7월에 장마가 시작됐습니다.

비가 오는 날 운전을 하다 보면 브레이크를 밟아도 차가 멈추지 않고 미끄러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젖은 도로에서 속도를 높이게 되면 제동거리가 길어지기 때문에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장마철 호우 상황에서 과속 운전이 얼마나 위험한지 윤양균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빗길을 지나던 차량 한 대가 빠른 속도로 달려오더니 중앙선을 넘어 승합차와 부딪힙니다.

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는데 경찰 조사 결과 빗길을 과속으로 달린 게 사고의 원인입니다.

물에 젖은 도로를 달릴 때 생기는 '수막현상'으로 차량이 미끄러진 것입니다.

장마철 집중호우 상황을 가정해 빗길 운전이 얼마나 위험한지 실험해 봤습니다.

직선 구간에서 시속 50km로 달리다 급제동했더니 50m 이상 미끄러집니다.

여기서 속도를 10km만 올렸는데, 제동 거리는 2배인 100m까지 늘어납니다.

시속 60킬로미터의 속도에서 운전대를 살짝 꺾었는데 5바퀴를 회전하면서 미끄러집니다.

[하승우/한국교통안전공단 충북본부 교수 : "운전자가 이거 어떻게 제어를 하냐. 못 하는 거죠. 억 하고 사고 나는 거예요."]

고속도로 나들목이나 도심 고가도로 회전 구간을 재현한 지점에서는 시속 50km 제한 속도를 넘기자 차가 튕겨 나갑니다.

[하승우/한국교통안전공단 충북본부 교수 : "화물차가 지금과 같은 조건이었다면 아마 한 바퀴 이상은 스핀이 일어났을 겁니다. 엔진은 앞쪽에 있고 뒷바퀴 쪽이 가벼워요. 팽이처럼 돌아가는 현상이 더 크게 일어납니다."]

장마철 빗길 운전을 할 때는 무엇보다도 50% 이상 속도를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차와의 거리도 2배 이상 늘리고 차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브레이크를 여러 번 나누어 밟는 것이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