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산사태로 80대 주민 숨져…“민원까지 넣었는데”

입력 2021.07.06 (19:09) 수정 2021.07.06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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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광양에서는 오늘 하루에만 200밀리미터가 넘는 장대비가 쏟아졌습니다.

산사태로 80대 노인이 숨지고 주택 5채가 매몰됐는데 마을 주민들은 집중호우 이전부터 산사태 징후가 있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인재라는 지적입니다.

정아람 기자입니다.

[리포트]

폭격이라도 맞은 듯 반으로 접힌 철골 지붕.

흙더미를 뒤집어 쓴 주택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입니다.

사고가 난 시각은 오늘 오전 6시 쯤.

시간당 30mm가 넘는 집중호우에 비탈진 야산의 흙더미가 주택가로 쏟아져내렸습니다.

주민 3명은 가까스로 몸을 피했지만 문 밖을 나서던 80대 노인은 흙더미에 깔려 숨졌습니다.

[이중기/마을 주민 : "천둥, 번개를 쳐도 그보다 더 큰 천둥번개는 없었어."]

마을 주민들은 이번 사고가 50미터 거리의 택지 조성 공사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2년 전부터 건축물을 짓기 위한 땅 고르기 작업 등이 이뤄졌는데 석축이 무너지거나 공사 현장에서 굴러 떨어진 돌덩이가 주택 화장실을 덮치는 등 사고가 잇따랐다는 겁니다.

불안한 나머지 광양시에 수차례 민원도 제기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서병일/마을 주민 : "지반이 약해서 지반 조치를 내가 해달라고 진정서를 3번 넣고... 그 집어넣은 것을 무시하더라고,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그래서 내가 조치를 다시 해달라고 와서 다시 봐라... 아무도 온 사람이 없어요. "]

사고 원인과 관련해 경찰은 인허가 등 공사 현장의 법적인 문제는 없었는지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이남송/광양경찰서 형사과장 : "공사 현장에 대해서 설계도면대로 공사가 시공이 됐는지 여부하고, 인허가 관련해서 정당하게 적정하게 규정에 맞게 허가가 나있는지 그런 여부를 수사할 예정입니다."]

지난해 곡성에서 집중호우로 5명이 숨진지 1년이 채 안돼 일어난 광양 산사태 사망 사고.

수차례 반복된 사고 징후에도 현장 점검은 커녕 뭉개기로 일관한 행정당국의 대처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KBS 뉴스 정아람 입니다.

촬영 기자: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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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양 산사태로 80대 주민 숨져…“민원까지 넣었는데”
    • 입력 2021-07-06 19:09:43
    • 수정2021-07-06 19:54:34
    뉴스7(광주)
[앵커]

광양에서는 오늘 하루에만 200밀리미터가 넘는 장대비가 쏟아졌습니다.

산사태로 80대 노인이 숨지고 주택 5채가 매몰됐는데 마을 주민들은 집중호우 이전부터 산사태 징후가 있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인재라는 지적입니다.

정아람 기자입니다.

[리포트]

폭격이라도 맞은 듯 반으로 접힌 철골 지붕.

흙더미를 뒤집어 쓴 주택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입니다.

사고가 난 시각은 오늘 오전 6시 쯤.

시간당 30mm가 넘는 집중호우에 비탈진 야산의 흙더미가 주택가로 쏟아져내렸습니다.

주민 3명은 가까스로 몸을 피했지만 문 밖을 나서던 80대 노인은 흙더미에 깔려 숨졌습니다.

[이중기/마을 주민 : "천둥, 번개를 쳐도 그보다 더 큰 천둥번개는 없었어."]

마을 주민들은 이번 사고가 50미터 거리의 택지 조성 공사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2년 전부터 건축물을 짓기 위한 땅 고르기 작업 등이 이뤄졌는데 석축이 무너지거나 공사 현장에서 굴러 떨어진 돌덩이가 주택 화장실을 덮치는 등 사고가 잇따랐다는 겁니다.

불안한 나머지 광양시에 수차례 민원도 제기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서병일/마을 주민 : "지반이 약해서 지반 조치를 내가 해달라고 진정서를 3번 넣고... 그 집어넣은 것을 무시하더라고,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그래서 내가 조치를 다시 해달라고 와서 다시 봐라... 아무도 온 사람이 없어요. "]

사고 원인과 관련해 경찰은 인허가 등 공사 현장의 법적인 문제는 없었는지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이남송/광양경찰서 형사과장 : "공사 현장에 대해서 설계도면대로 공사가 시공이 됐는지 여부하고, 인허가 관련해서 정당하게 적정하게 규정에 맞게 허가가 나있는지 그런 여부를 수사할 예정입니다."]

지난해 곡성에서 집중호우로 5명이 숨진지 1년이 채 안돼 일어난 광양 산사태 사망 사고.

수차례 반복된 사고 징후에도 현장 점검은 커녕 뭉개기로 일관한 행정당국의 대처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KBS 뉴스 정아람 입니다.

촬영 기자: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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