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日 군함도 ‘전시 왜곡’에 “강한 유감”

입력 2021.07.12 (21:48) 수정 2021.07.12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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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의 현장인 군함도 등을 소개하는 전시관이 지난해 도쿄에 문을 열었는데요.

오히려 "조선인 차별은 없었다"는 왜곡 전시로 논란이 컸습니다.

결국 유네스코가 '강한 유감'과 함께 "강제노역 사실을 제대로 알리라"는 결정문을 내놨습니다.

도쿄 황현택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6월, 일반에 공개된 산업유산정보센터.

전시물 대부분은 메이지 산업혁명을 미화하는 내용이고, 강제징용이나 가혹한 노동은 없었다는 증언들만 잔뜩 모아놨습니다.

2015년,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당시 국제사회와 한 약속을 어긴 겁니다.

[사토 쿠니/주 유네스코 일본 대사/2015년 당시 : "수많은 조선인과 여타 국민이 본인 의사에 반해 동원돼 가혹한 조건 아래 강제로 노역한 사실을 (알릴 것입니다)."]

유네스코가 결국 일본의 역사 왜곡 시도에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다음 주 제44차 유산위원회를 앞두고 공개한 결정문에서 이례적으로 일본 측에 '강한 유감'의 뜻을 밝혔습니다.

한국인 강제노역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고, 희생자 추모를 위한 적절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다케우치 신페이/군함도 전 주민 : "(전시 내용은)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군함도 안에서는 차별만 있었어요. 햇빛이 전혀 들지 않는 곳(지하 1층)에 조선인들을 밀어 넣었으니까요. 사람 취급을 하지 않았죠."]

이번 보고서를 위해 유네스코 조사단은 지난달 7일부터 사흘간 전시 내용을 점검했습니다.

유네스코는 2년 뒤 유산위원회에서 지적 사항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검토할 수 있도록 내년 말까지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일본 측에 요구했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앵커]

그럼 도쿄 연결해 좀 더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황현택 특파원?

유네스코의 이번 결정문안이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데 왜 그런거죠?

[기자]

네, 유네스코 조사단이 정리한 보고서, 총 60페이지 분량인데, 한마디로 피해자 시각을 포함한 '전체 역사'를 다루지 않았다는 결론입니다.

특히 표현 자체가 이례적인데요.

먼저 국제기구의 문안에는 좀처럼 등장하지 않는 'strongly regrets', '강한 유감'이라는 표현이 담겼고요.

앞서 리포트에서 들으셨습니다만, 2015년에 유네스코 일본 대사가 국제사회에 한 약속이 이번에 결정문안 본문에 그대로 실렸습니다.

여기에 이번 결정문안은 공동조사단의 객관적 심사 결과를 인용해 아주 구체적인 설명이 담겼다는 점에서 과거의 결정문들과 구분됩니다.

이 때문에 우리 외교가에서도 "기대치를 뛰어넘는 강력하고, 실효적인 권고안이었다", 이런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일본은 그동안 "전시 내용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인가요?

[기자]

네, 아직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번 결정문안은 오는 16일부터 화상으로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상정되는데요.

이미 당사국 의견이 수렴된 결정문안이기 때문에 그대로 채택될 거로 예상됩니다.

[앵커]

그런데 또 일본의 조치가 미흡할 경우에 아예 세계유산 등재가 취소될 가능성은 없습니까?

[기자]

사실상 희박합니다.

그동안 등재가 취소된 사례는 1천 1백여 건 중 2건밖에 없었습니다.

그것도 관리 소홀로 유산 자체가 훼손된 경우였습니다.

유네스코는 일본 측에 유사한 역사를 지닌 독일 등 국제 모범사례를 참고하라는 조언까지 보탰는데요.

외교부는 "일본 측이 이번 결정을 조속히, 그리고 충실히 이행할 것을 촉구하며 그 과정을 주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기자:정민욱/영상편집:이현모 한찬의/그래픽:한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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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네스코, 日 군함도 ‘전시 왜곡’에 “강한 유감”
    • 입력 2021-07-12 21:48:20
    • 수정2021-07-12 22:3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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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의 현장인 군함도 등을 소개하는 전시관이 지난해 도쿄에 문을 열었는데요.

오히려 "조선인 차별은 없었다"는 왜곡 전시로 논란이 컸습니다.

결국 유네스코가 '강한 유감'과 함께 "강제노역 사실을 제대로 알리라"는 결정문을 내놨습니다.

도쿄 황현택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6월, 일반에 공개된 산업유산정보센터.

전시물 대부분은 메이지 산업혁명을 미화하는 내용이고, 강제징용이나 가혹한 노동은 없었다는 증언들만 잔뜩 모아놨습니다.

2015년,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당시 국제사회와 한 약속을 어긴 겁니다.

[사토 쿠니/주 유네스코 일본 대사/2015년 당시 : "수많은 조선인과 여타 국민이 본인 의사에 반해 동원돼 가혹한 조건 아래 강제로 노역한 사실을 (알릴 것입니다)."]

유네스코가 결국 일본의 역사 왜곡 시도에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다음 주 제44차 유산위원회를 앞두고 공개한 결정문에서 이례적으로 일본 측에 '강한 유감'의 뜻을 밝혔습니다.

한국인 강제노역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고, 희생자 추모를 위한 적절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다케우치 신페이/군함도 전 주민 : "(전시 내용은)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군함도 안에서는 차별만 있었어요. 햇빛이 전혀 들지 않는 곳(지하 1층)에 조선인들을 밀어 넣었으니까요. 사람 취급을 하지 않았죠."]

이번 보고서를 위해 유네스코 조사단은 지난달 7일부터 사흘간 전시 내용을 점검했습니다.

유네스코는 2년 뒤 유산위원회에서 지적 사항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검토할 수 있도록 내년 말까지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일본 측에 요구했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앵커]

그럼 도쿄 연결해 좀 더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황현택 특파원?

유네스코의 이번 결정문안이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데 왜 그런거죠?

[기자]

네, 유네스코 조사단이 정리한 보고서, 총 60페이지 분량인데, 한마디로 피해자 시각을 포함한 '전체 역사'를 다루지 않았다는 결론입니다.

특히 표현 자체가 이례적인데요.

먼저 국제기구의 문안에는 좀처럼 등장하지 않는 'strongly regrets', '강한 유감'이라는 표현이 담겼고요.

앞서 리포트에서 들으셨습니다만, 2015년에 유네스코 일본 대사가 국제사회에 한 약속이 이번에 결정문안 본문에 그대로 실렸습니다.

여기에 이번 결정문안은 공동조사단의 객관적 심사 결과를 인용해 아주 구체적인 설명이 담겼다는 점에서 과거의 결정문들과 구분됩니다.

이 때문에 우리 외교가에서도 "기대치를 뛰어넘는 강력하고, 실효적인 권고안이었다", 이런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일본은 그동안 "전시 내용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인가요?

[기자]

네, 아직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번 결정문안은 오는 16일부터 화상으로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상정되는데요.

이미 당사국 의견이 수렴된 결정문안이기 때문에 그대로 채택될 거로 예상됩니다.

[앵커]

그런데 또 일본의 조치가 미흡할 경우에 아예 세계유산 등재가 취소될 가능성은 없습니까?

[기자]

사실상 희박합니다.

그동안 등재가 취소된 사례는 1천 1백여 건 중 2건밖에 없었습니다.

그것도 관리 소홀로 유산 자체가 훼손된 경우였습니다.

유네스코는 일본 측에 유사한 역사를 지닌 독일 등 국제 모범사례를 참고하라는 조언까지 보탰는데요.

외교부는 "일본 측이 이번 결정을 조속히, 그리고 충실히 이행할 것을 촉구하며 그 과정을 주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기자:정민욱/영상편집:이현모 한찬의/그래픽:한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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