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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코로나19’ 팬데믹
“언제 깎아달랬나요?”…재난지원금 탈락에 울고 전기료 회수에 또 울고
입력 2021.07.23 (09:50) 수정 2021.07.23 (14:09) 취재K

올해 두 번째 추경과 소상공인 추가 지원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면서, KBS에는 기존 4차 재난지원금(버팀목자금 플러스)도 받지 못했다는 소상공인들의 제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 소상공인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분위기를 봐 달라며 제보하기도 했는데요. 들어가자마자 눈에 띈 글의 제목입니다.

"4차 재난지원금 못 받는 것도 힘든데 말입니다…"

지난달 한국전력에서 감면받은 전기요금을 다시 내라는 안내를 받았다며, 황당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댓글 수십 개에, 같은 내용의 글도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연관 기사] “깎아준 전기료 토해내라?”…공단 실수에 소상공인 ‘분통’ (2021.7.22. KBS1TV 뉴스7)

■ "갑자기 100만 원을 전기료로 어떻게 냅니까?"

경북 경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A 씨는 이번 달 전기요금 고지서를 보고 KBS 제보를 결심했습니다. 4차 재난지원금 부지급 통보를 받고 상심하고 있었던 A 씨,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고 너무 기뻤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전기요금 고지서를 보니까 갑자기 '소상공인 지원'이라면서 34만 6천 원 정도가 할인됐더라고요. 너무 위안이 되고 감사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한 달 뒤 지난 20일, A 씨도 많은 소상공인이 받았다는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지난달 전기요금을 잘못 깎아줬으니 이번 달에 다시 내라는 거였습니다.


"한 달에 평균 50~55만 원이 전기요금으로 나가요. 이번 달엔 69만 원 정도 썼더라고요. 그런데 지난달 깎아준 34만 원을 갑자기 다시 내라고 해서 104만 원을 전기요금으로 내게 된 거예요."

코로나19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 입장에선, 이번 일은 잘못 감면받은 걸 그냥 돌려주는 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예상치 못한 비용이 갑자기 더해지는 것이라는 게 소상공인들 말입니다.

그제(21일) KBS가 만나본 서울 서초구의 카페 사장 박 모 씨도 보통 20만 원꼴이었던 전기요금을 이번 달에만 42만 원 내게 됐습니다. 박 씨는 "이 시국에서 10~20만 원도 솔직히 너무 아깝다"고 말했습니다.


■ '시스템 오류'로…소진공 "정말 죄송"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에서 일어난 시스템 오류 때문입니다.

정부는 소상공인들에게 4차 재난지원금인 버팀목자금 플러스를 지급하면서, 이를 지급받은 소상공인들에겐 전기요금도 최대 50%까지 깎아주겠다고 했습니다.

전기요금을 감면해주는 주체는 한전이지만, 전기요금 감면의 전제 조건이 되는 버팀목자금 플러스 지급을 심사하는 주체는 소진공입니다. 따라서 결국 소진공에서 '이 사람들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고 명단을 넘겨주면, 이를 토대로 한전이 요금을 자동 감면해주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명단을 한전에 넘겨주는 과정에서, 4차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한 사람들의 명단까지 한전에 넘어가게 된 것입니다.


소진공은 "혼란을 일으키게 돼 매우 죄송하다"며 시스템 개선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소진공 관계자는 1년 넘게 소상공인 지원 업무를 소진공이 담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력이 부족하다고 호소했습니다. 630만 명의 소상공인을 600여 명의 소진공 직원들이 담당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아직 몇 명에게 요금을 잘못 감면을 해준 것인지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 분노 '폭발' 소상공인들 "5차 지원은 달랐으면"

"너무 어이가 없는 거죠. 해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본인들 착오 때문에 그렇게 돼 놓고... 가뜩이나 울고 있는 사람 밟고 지나가는 격이죠 지금." - 김00 (서울 마포구, 주점 운영)

이번 일을 계기로 소상공인들의 분노는 그야말로 폭발했습니다. 특히 전기요금을 돌려줘야 하는 소상공인들은 버팀목자금 플러스, 그러니까 4차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해 이미 억울한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불난 데 기름 부은 셈입니다.

특히 많은 소상공인은 이번 지급 기준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2019년에 영업을 시작한 곳은 그다음 해와 연 매출을 비교해서 매출이 감소해야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이런 방식으로 일괄 적용하는 건 부당하단 겁니다.

2019년 12월부터 경기 하남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최명근 씨도, 원래 자정까지였던 영업 시간을 정부 방침에 따라 밤 9시까지로 조정하고 단체 손님도 받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최근 재난지원금 부지급 통보를 받았습니다. 2019년 12월 매출을 일별로 나눠 한 해 수익으로 환산해 비교해봐도 2020년 매출이 더 많다, 즉 매출이 올랐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최 씨는 오픈 초창기 매출과 그 다음 해를 비교하는 게 부당하다며 "2019년에 불과 13일 영업한 죄로 지원 사각지대에 놓이게 됐다"고 토로했습니다. 비교를 해도 거리두기 단계가 높아져 제일 타격이 컸던 때와 그 전후를 살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추경의 핵심 가운데 하나도 이 같은 소상공인들에 대한 지원을 얼마나, 어디까지 할 거냐입니다. 국회는 오늘(23일) 추경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엽니다. 그에 앞서 여야 원내대표가 만나 관련 논의를 진행합니다.

과연 정치권이 전국 수백만 소상공인들의 호소와 요구에 응답할 수 있을지, 많은 눈이 국회에 쏠려 있습니다.
  • “언제 깎아달랬나요?”…재난지원금 탈락에 울고 전기료 회수에 또 울고
    • 입력 2021-07-23 09:50:48
    • 수정2021-07-23 14:09:37
    취재K

올해 두 번째 추경과 소상공인 추가 지원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면서, KBS에는 기존 4차 재난지원금(버팀목자금 플러스)도 받지 못했다는 소상공인들의 제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 소상공인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분위기를 봐 달라며 제보하기도 했는데요. 들어가자마자 눈에 띈 글의 제목입니다.

"4차 재난지원금 못 받는 것도 힘든데 말입니다…"

지난달 한국전력에서 감면받은 전기요금을 다시 내라는 안내를 받았다며, 황당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댓글 수십 개에, 같은 내용의 글도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연관 기사] “깎아준 전기료 토해내라?”…공단 실수에 소상공인 ‘분통’ (2021.7.22. KBS1TV 뉴스7)

■ "갑자기 100만 원을 전기료로 어떻게 냅니까?"

경북 경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A 씨는 이번 달 전기요금 고지서를 보고 KBS 제보를 결심했습니다. 4차 재난지원금 부지급 통보를 받고 상심하고 있었던 A 씨,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고 너무 기뻤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전기요금 고지서를 보니까 갑자기 '소상공인 지원'이라면서 34만 6천 원 정도가 할인됐더라고요. 너무 위안이 되고 감사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한 달 뒤 지난 20일, A 씨도 많은 소상공인이 받았다는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지난달 전기요금을 잘못 깎아줬으니 이번 달에 다시 내라는 거였습니다.


"한 달에 평균 50~55만 원이 전기요금으로 나가요. 이번 달엔 69만 원 정도 썼더라고요. 그런데 지난달 깎아준 34만 원을 갑자기 다시 내라고 해서 104만 원을 전기요금으로 내게 된 거예요."

코로나19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 입장에선, 이번 일은 잘못 감면받은 걸 그냥 돌려주는 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예상치 못한 비용이 갑자기 더해지는 것이라는 게 소상공인들 말입니다.

그제(21일) KBS가 만나본 서울 서초구의 카페 사장 박 모 씨도 보통 20만 원꼴이었던 전기요금을 이번 달에만 42만 원 내게 됐습니다. 박 씨는 "이 시국에서 10~20만 원도 솔직히 너무 아깝다"고 말했습니다.


■ '시스템 오류'로…소진공 "정말 죄송"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에서 일어난 시스템 오류 때문입니다.

정부는 소상공인들에게 4차 재난지원금인 버팀목자금 플러스를 지급하면서, 이를 지급받은 소상공인들에겐 전기요금도 최대 50%까지 깎아주겠다고 했습니다.

전기요금을 감면해주는 주체는 한전이지만, 전기요금 감면의 전제 조건이 되는 버팀목자금 플러스 지급을 심사하는 주체는 소진공입니다. 따라서 결국 소진공에서 '이 사람들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고 명단을 넘겨주면, 이를 토대로 한전이 요금을 자동 감면해주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명단을 한전에 넘겨주는 과정에서, 4차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한 사람들의 명단까지 한전에 넘어가게 된 것입니다.


소진공은 "혼란을 일으키게 돼 매우 죄송하다"며 시스템 개선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소진공 관계자는 1년 넘게 소상공인 지원 업무를 소진공이 담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력이 부족하다고 호소했습니다. 630만 명의 소상공인을 600여 명의 소진공 직원들이 담당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아직 몇 명에게 요금을 잘못 감면을 해준 것인지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 분노 '폭발' 소상공인들 "5차 지원은 달랐으면"

"너무 어이가 없는 거죠. 해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본인들 착오 때문에 그렇게 돼 놓고... 가뜩이나 울고 있는 사람 밟고 지나가는 격이죠 지금." - 김00 (서울 마포구, 주점 운영)

이번 일을 계기로 소상공인들의 분노는 그야말로 폭발했습니다. 특히 전기요금을 돌려줘야 하는 소상공인들은 버팀목자금 플러스, 그러니까 4차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해 이미 억울한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불난 데 기름 부은 셈입니다.

특히 많은 소상공인은 이번 지급 기준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2019년에 영업을 시작한 곳은 그다음 해와 연 매출을 비교해서 매출이 감소해야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이런 방식으로 일괄 적용하는 건 부당하단 겁니다.

2019년 12월부터 경기 하남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최명근 씨도, 원래 자정까지였던 영업 시간을 정부 방침에 따라 밤 9시까지로 조정하고 단체 손님도 받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최근 재난지원금 부지급 통보를 받았습니다. 2019년 12월 매출을 일별로 나눠 한 해 수익으로 환산해 비교해봐도 2020년 매출이 더 많다, 즉 매출이 올랐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최 씨는 오픈 초창기 매출과 그 다음 해를 비교하는 게 부당하다며 "2019년에 불과 13일 영업한 죄로 지원 사각지대에 놓이게 됐다"고 토로했습니다. 비교를 해도 거리두기 단계가 높아져 제일 타격이 컸던 때와 그 전후를 살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추경의 핵심 가운데 하나도 이 같은 소상공인들에 대한 지원을 얼마나, 어디까지 할 거냐입니다. 국회는 오늘(23일) 추경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엽니다. 그에 앞서 여야 원내대표가 만나 관련 논의를 진행합니다.

과연 정치권이 전국 수백만 소상공인들의 호소와 요구에 응답할 수 있을지, 많은 눈이 국회에 쏠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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