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선택은 금연

입력 2003.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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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 2003년 7월 20일(일) 밤9:30~10:10 / KBS1
■취재 : 김형덕 기자 hdkim@kbs.co.kr
■제작 : 보도제작국 보도제작2부
(전화)02-781-4321
(팩스)02-781-4398
(인터넷)http://www.kbs.co.kr/4321

*오프닝멘트:
이젠 내 돈 내고 담배 한대 피기도 정말 쉽지 않습니다. 건물 밖으로 쫓겨나고 식당에서도 담배 금지입니다. 금연구역 확대에 이어 몇 년내 담배값이 두배로 오른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일부 흡연자들은 담배 필 권리를 주장하기도 하지만 금연 대세 속에 우리 사회도 흡연자의 설 땅은 좁아지고만 있습니다.

*김형덕 기자:
국내에서 최고 높은, 63빌딩에 근무하는 남승현 대리가 나른한 오후의 사무실을 빠져 나갑니다. 담배 한 모금이 간절해섭니다. 고속 엘리베이터속엔 금새 비슷한 동료들로 가득 차고, 1층 닿기가 무섭게 건물을 빠져나가 담배갑을 꺼냅니다. 서둘러 베어 문 담배 한 대...

*남승현:
"한참 참았다가 피는 거니까 아무래도 자주 피는 담배보다는 좀 낫죠. 하하... (맛있어요?) 맛있죠."

*김형덕 기자:
동료와 잡담을 더 즐기고 싶지만 아쉽게 다시 사무실로 향합니다. 담배 한 대 피는 시간이 예전보다 두, 세배가 늘었습니다.

*남승현:
"눈치보이고요. 일단은 눈치가 좀 보이고 그렇지만 대신 횟수를 좀 많이 줄이게 되죠 자연스럽게..."

*김형덕 기자:
이달부터 금연구역이 확대되며 건물 밖으로 쫓겨난 흡연자들은 금연구역 확대에 공감하기도 하고, 지나치다는 불만을 터뜨리기도 합니다.

*최기룡:
"높은 데서 여기까지 내려오는게 불편하기는 하지만 뭐 정책은 그렇게 나쁜 건 아니다. 잘 만들었단 생각은 들어요. 그래도 개인적으론 그게 좀 그렇죠 여기까지 내려오려면..."

*최승목:
"너무 격리시키는 것 같아요. 우리가 무슨 문둥병 걸린 환자도 아니고 우리가 그렇다고 남들한테 가서 허구헌 날 담배 피면서 훅 부는 것도 아닌데 완전히 우리를 격리시키는 것 같아요. 불만이죠."

*김형덕 기자:
금연이 익숙치 않은 곳에선 실랑이도 자주 벌어집니다. 특히 대형식당이 그렇습니다.

*현장 녹취:
"법으로 정해진 금연 때문에 담배는 이제 필 수가 없습니다."
"여기서도 못 피면 진짜 필 곳이 없어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김형덕 기자:
무조건 손님의 비위를 맞춰왔던 업소에선 정말로 쉽지않은 일입니다.

*주명현(식당주인):
"아주 싫어하세요. 손님들이 술먹다가 그럼 나가야 되냐. 이래서 장사가 되겠냐 하시죠."

*김형덕 기자:
그동안 원치않던 담배연기를 마시던 사람들은 물론 대환영입니다.

*함수연:
"일시적으로 그치지 말고 꾸준히 시행해서 이참에 전국민의 금연운동이 확산되면 좋겠어요."

*김형덕 기자:
점심시간을 마칠 무렵, 진풍경이 벌어졌습니다. 건물에서도 쫓겨나고 식당에서도 담배를 참았던 직장인들이 옥외 흡연구역에 큰 무리를 이뤘습니다. 요즘 직장인들이 많은 도심 빌딩촌의 새로운 풍경입니다.

*홍성용(담배소비자보호협회 환경개선팀장):
"이 분들이 뭐가 죄인입니까? 죄지어서 밖에서 담배피고 있습니까? 이건 하나의 일방적인 금연논리 하나갖고 되는 겁니다. 이 분들을 왜 밖으로 이렇게 길가로 몰아내느냐고요..."

*김형덕 기자:
빼앗긴 흡연자의 권리를 찾겠다며 거리로 나선 사람들도 있습니다. 금연빌딩을 선언한 건물들을 찾아 실태조사 겸 항의도 합니다.

*현장 녹취:
"흡연구역이 설치돼 있는지 조사하러 나왔거든요. 담배소비자협회입니다."
"여긴 흡연구역 없어요. 금연건물로 지정됐어요."

*김형덕 기자:
이달부터 학교와 병원 등이 법상 완전금연시설로 확대되면서 대형 건물들 대부분이 스스로 금연빌딩을 선언했습니다.

*현장 녹취"
"흡연구역이 있었던 것도 다 없애버리셨죠?"
"예 재떨이도 다 없앴고... 다 없앴죠."

*김형덕 기자:
이들은 일방적으로 흡연구역을 없앤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합니다. 흡연자의 인권을 침해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서도 제출했습니다. 몸에 나쁜 담배가 뭐 그리 좋냐고 면박을 주면 현장에선 곧 설전이 벌어집니다.

*김유만(비흡연자):
"제가 담배를 안 피워서 그런지 모르지만 담배피는 사람들에 대해선 피해를 많이 받는 사람이에요. 저는... 담배 안피면서도 옆에 사람 피기 때문에 냄새를 맡고 싫어 하거든요."

*홍성용(담배소비자보호협회 팀장):
"근데 정부에선 비흡연자와 흡연자의 갈등을 조장해 양분하고 있잖아요?"

*김유만(비흡연자):
"거기서 담배 핀다고 그게 뭐 아주 없어지나요. 그게 다?"

*김형덕 기자:
건물주들은 너도나도 쾌적한 금연공간의 명분도 쌓고 비용도 줄이는 길을 택한 것입니다.

*김유만(건물 관리책임자):
임대하는 분들 보면 공간을 그만큼 할애해야 되잖아요. 임대를 그만큼 못주는 그런 것도 있으니까 그런 것 같은데요. 제가 보기엔..."

*김형덕 기자:
금연정책을 밀어부치고 있는 보건복지부는 금연빌딩은 당연히 더 권장할 일이라고 밝힙니다.

*손일룡(보건복지부 건강정책과 ):
"건물 안에는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옥외 1층 외부나 옥상에 지정하면 됩니다. 전혀 문제가 안 되는 것입니다."

*김형덕 기자:
갈수록 확산되는 금연여론에 따라 흡연을 더 강력히 규제한다는 계획입니다.

*최 원:
"사람들이 거리에서 담배피고 하니까 지나가는 입장에선 뒤따가면서 계속 담배연기를 맡아야되니까... (거리흡연도 반대하신다?) 예. 그렇죠."

*김형덕 기자:
담배의 진원지-담배 업체에 대한 책임 공방도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3년 반 동안 외롭게 담배소송을 이끌어온 배금자 변호사는 최근 담배회사 내부자료에서 회사가 담배의 유해성을 고의로 숨겨왔음이 드러났다고 주장했습니다.

*배금자(담배소송 원고측 변호사):
"담배가 발암물질이란 걸 너무나 잘 알면서 소비자에게 전혀 알려주지 았다는 것은 이미 그 담배로 인해서 폐암 등 질병에 걸린 피해자에게
담배 제조자로서 불법행위가 성립되는 거죠."

*김형덕 기자:
방어에 나선 KT&G측은 예전엔 보여달라는 사람도 없었고 또 다 아는 내용뿐이었다고 주장합니다.

*박교선(담배소송 KT&G측 변호사):
"발암물질 함유는 이미 6,70년대 신문기사에도 다 나와 있었요. 그래서 국민이 다 알고 있었는데 뭘 속였느냐? 뭘 속였다는 실체가 없이 속였다는 얘길 하고 있는 거예요."

*김형덕 기자:
미국에선 담배의 유해성을 숨겨왔다는 사실이 폭로된 95년 이후로 담배회사의 패소가 잇따랐습니다. 99년엔 1450억 달러, 우리 돈 무려 170조원의 징벌적 배상금 판결도 내려졌지만 최근 상급법원에서 집단소송 사안은 아니라며 기각되는 등 공방은 거듭되고 있습니다.

*김형덕 기자:
선진국일수록 자국민을 담배로부터 보호하려는 정부의 노력은 대대적이고 집요합니다. 호흡기를 타고 들어간 담배 연기가 각종 장기에 치명상을 가하고 결국 건강한 폐에 타르를 쏟아 붓는 것과 같다는 충격적인 공익 광고입니다. 또 담배를 멋있게 보이게 해온 담배 회사의 광고들은 금지됐고 대신 담배가 정력에 치명적이라는 공익광고들이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기호품쯤으로 인식돼온 담배가 결국 독극물과 같다는 의학계의 연구가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현실로 속속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재갑(국립암센터 원장):
"암을 전문하는 사람조차도 담배성분이... 성분중에는 예를 들면 청산가스라든지 폐놀이라든지 각종 발암물질이 뭐 60여종 들었다든지 이런 내용을 제대로 몰랐거든요. 우리같이 매일 암을 공부하는 사람도 몰랐으니 보통사람이 어떻게 알았겠어요."

*김형덕 기자:
보건복지부는 세계 최고 수준의 흡연율을 끌어내리기 위해서도 값 싼 국내 담배를 2천 7년까진 5천원으로 올리겠다는 계획입니다.

*노길상(보건복지부 건강정책과장):
"흡연구역 확대라든지 광고규제 이런 걸 해왔습니다만 효과가 적습니다. WHO나 세계은행에서도 담뱃값 인상이 금연정책에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김형덕 기자:
이에 대해선 흡연자들뿐 아니라 정부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있습니다.

*전상금:
"값 올라가면 당연히 불만이죠. 내돈 나가는데..."

*김봉익(재정경제부 복지생활과장):
"천원 올렸을 때 0.78%, 그러니까 3천원 올렸을땐 물가관리목표의 3%의 반을 잡아 먹습니다. 그만큼 국민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김형덕 기자:
그러나 국민건강 대신 물가나 세금만 걱정하는 정부는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며 아예 담배판매를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박재갑(국립암센터 원장):
"우리국민을 하루에 130여명씩 앗아가는데 한명의 생명을 앗아가도 우리가 대책을 강구해야 되는데 매일 130여명씩 담배 때문에 돌아가시는데, 저는 아주 흥분이 되는 거죠. 어떻게 국가와 사회가 국가의 존재가치가 뭡니까? 초상집 5개 중에 하나는 담배 때문에 초상난 집이다 이겁니다. 끔찍한 얘깁니다. 담배는 팔아서는 안되는 아이템이죠."

*김형덕 기자:
담배에 대한 논란이 전혀 없는 곳입니다. 담배를 사랑해오다 폐암에 걸린 사람들은 이제 모두 담배를 가장 원망합니다. 10년전 부인과 사별한 뒤 4남매를 혼자 뒷바라지 해오며 열심히 살아 온 이동복씨는 이달초 폐암 수술을 받기 직전에야 담배를 끊었습니다.

*이동복(63살, 폐암환자):
"저 같은 경우 지금 폐 한쪽이, 1/5만 남았어요.그리고 이 고통... 느끼는 고통, 치료의 고통... 엄청나지 않습니까... 여하튼 백마디가 필요없어요. 담배 안피워야 돼요."

*김형덕 기자:
아버지의 고통을 지켜봐야 하는 큰 딸도 후회스럽기는 마찬가집니다.

*이미원(딸):
"그때는 와닿질 않으셨던 것 같아요. 아버지 본인한테는... 저는 자꾸 조바심이 나는데... 그래도 후회되죠. 어쨌든 더 말씀을 간곡하게 못드렸던게지금은 후회되죠."

*김형덕 기자:
세계 최고 수준의 흡연율... 선진국에선 독극물을 품은 마약으로 전락한 담배가 아직도 기호품 대접을 받는 나라... 그래서 뒤늦게 담배와의 전쟁이 시작됐고 담배에 대한 인식도 점차 바뀌어 가고는 있습니다. 결국 담배 추방은 시간문제겠지만, 문제는 그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에 따라
그만큼 많은 생명을 대가로 요구할 게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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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선택은 금연
    • 입력 2003-07-20 00:00:00
    취재파일K
■방송 : 2003년 7월 20일(일) 밤9:30~10:10 / KBS1 ■취재 : 김형덕 기자 hdkim@kbs.co.kr ■제작 : 보도제작국 보도제작2부 (전화)02-781-4321 (팩스)02-781-4398 (인터넷)http://www.kbs.co.kr/4321 *오프닝멘트: 이젠 내 돈 내고 담배 한대 피기도 정말 쉽지 않습니다. 건물 밖으로 쫓겨나고 식당에서도 담배 금지입니다. 금연구역 확대에 이어 몇 년내 담배값이 두배로 오른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일부 흡연자들은 담배 필 권리를 주장하기도 하지만 금연 대세 속에 우리 사회도 흡연자의 설 땅은 좁아지고만 있습니다. *김형덕 기자: 국내에서 최고 높은, 63빌딩에 근무하는 남승현 대리가 나른한 오후의 사무실을 빠져 나갑니다. 담배 한 모금이 간절해섭니다. 고속 엘리베이터속엔 금새 비슷한 동료들로 가득 차고, 1층 닿기가 무섭게 건물을 빠져나가 담배갑을 꺼냅니다. 서둘러 베어 문 담배 한 대... *남승현: "한참 참았다가 피는 거니까 아무래도 자주 피는 담배보다는 좀 낫죠. 하하... (맛있어요?) 맛있죠." *김형덕 기자: 동료와 잡담을 더 즐기고 싶지만 아쉽게 다시 사무실로 향합니다. 담배 한 대 피는 시간이 예전보다 두, 세배가 늘었습니다. *남승현: "눈치보이고요. 일단은 눈치가 좀 보이고 그렇지만 대신 횟수를 좀 많이 줄이게 되죠 자연스럽게..." *김형덕 기자: 이달부터 금연구역이 확대되며 건물 밖으로 쫓겨난 흡연자들은 금연구역 확대에 공감하기도 하고, 지나치다는 불만을 터뜨리기도 합니다. *최기룡: "높은 데서 여기까지 내려오는게 불편하기는 하지만 뭐 정책은 그렇게 나쁜 건 아니다. 잘 만들었단 생각은 들어요. 그래도 개인적으론 그게 좀 그렇죠 여기까지 내려오려면..." *최승목: "너무 격리시키는 것 같아요. 우리가 무슨 문둥병 걸린 환자도 아니고 우리가 그렇다고 남들한테 가서 허구헌 날 담배 피면서 훅 부는 것도 아닌데 완전히 우리를 격리시키는 것 같아요. 불만이죠." *김형덕 기자: 금연이 익숙치 않은 곳에선 실랑이도 자주 벌어집니다. 특히 대형식당이 그렇습니다. *현장 녹취: "법으로 정해진 금연 때문에 담배는 이제 필 수가 없습니다." "여기서도 못 피면 진짜 필 곳이 없어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김형덕 기자: 무조건 손님의 비위를 맞춰왔던 업소에선 정말로 쉽지않은 일입니다. *주명현(식당주인): "아주 싫어하세요. 손님들이 술먹다가 그럼 나가야 되냐. 이래서 장사가 되겠냐 하시죠." *김형덕 기자: 그동안 원치않던 담배연기를 마시던 사람들은 물론 대환영입니다. *함수연: "일시적으로 그치지 말고 꾸준히 시행해서 이참에 전국민의 금연운동이 확산되면 좋겠어요." *김형덕 기자: 점심시간을 마칠 무렵, 진풍경이 벌어졌습니다. 건물에서도 쫓겨나고 식당에서도 담배를 참았던 직장인들이 옥외 흡연구역에 큰 무리를 이뤘습니다. 요즘 직장인들이 많은 도심 빌딩촌의 새로운 풍경입니다. *홍성용(담배소비자보호협회 환경개선팀장): "이 분들이 뭐가 죄인입니까? 죄지어서 밖에서 담배피고 있습니까? 이건 하나의 일방적인 금연논리 하나갖고 되는 겁니다. 이 분들을 왜 밖으로 이렇게 길가로 몰아내느냐고요..." *김형덕 기자: 빼앗긴 흡연자의 권리를 찾겠다며 거리로 나선 사람들도 있습니다. 금연빌딩을 선언한 건물들을 찾아 실태조사 겸 항의도 합니다. *현장 녹취: "흡연구역이 설치돼 있는지 조사하러 나왔거든요. 담배소비자협회입니다." "여긴 흡연구역 없어요. 금연건물로 지정됐어요." *김형덕 기자: 이달부터 학교와 병원 등이 법상 완전금연시설로 확대되면서 대형 건물들 대부분이 스스로 금연빌딩을 선언했습니다. *현장 녹취" "흡연구역이 있었던 것도 다 없애버리셨죠?" "예 재떨이도 다 없앴고... 다 없앴죠." *김형덕 기자: 이들은 일방적으로 흡연구역을 없앤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합니다. 흡연자의 인권을 침해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서도 제출했습니다. 몸에 나쁜 담배가 뭐 그리 좋냐고 면박을 주면 현장에선 곧 설전이 벌어집니다. *김유만(비흡연자): "제가 담배를 안 피워서 그런지 모르지만 담배피는 사람들에 대해선 피해를 많이 받는 사람이에요. 저는... 담배 안피면서도 옆에 사람 피기 때문에 냄새를 맡고 싫어 하거든요." *홍성용(담배소비자보호협회 팀장): "근데 정부에선 비흡연자와 흡연자의 갈등을 조장해 양분하고 있잖아요?" *김유만(비흡연자): "거기서 담배 핀다고 그게 뭐 아주 없어지나요. 그게 다?" *김형덕 기자: 건물주들은 너도나도 쾌적한 금연공간의 명분도 쌓고 비용도 줄이는 길을 택한 것입니다. *김유만(건물 관리책임자): 임대하는 분들 보면 공간을 그만큼 할애해야 되잖아요. 임대를 그만큼 못주는 그런 것도 있으니까 그런 것 같은데요. 제가 보기엔..." *김형덕 기자: 금연정책을 밀어부치고 있는 보건복지부는 금연빌딩은 당연히 더 권장할 일이라고 밝힙니다. *손일룡(보건복지부 건강정책과 ): "건물 안에는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옥외 1층 외부나 옥상에 지정하면 됩니다. 전혀 문제가 안 되는 것입니다." *김형덕 기자: 갈수록 확산되는 금연여론에 따라 흡연을 더 강력히 규제한다는 계획입니다. *최 원: "사람들이 거리에서 담배피고 하니까 지나가는 입장에선 뒤따가면서 계속 담배연기를 맡아야되니까... (거리흡연도 반대하신다?) 예. 그렇죠." *김형덕 기자: 담배의 진원지-담배 업체에 대한 책임 공방도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3년 반 동안 외롭게 담배소송을 이끌어온 배금자 변호사는 최근 담배회사 내부자료에서 회사가 담배의 유해성을 고의로 숨겨왔음이 드러났다고 주장했습니다. *배금자(담배소송 원고측 변호사): "담배가 발암물질이란 걸 너무나 잘 알면서 소비자에게 전혀 알려주지 았다는 것은 이미 그 담배로 인해서 폐암 등 질병에 걸린 피해자에게 담배 제조자로서 불법행위가 성립되는 거죠." *김형덕 기자: 방어에 나선 KT&G측은 예전엔 보여달라는 사람도 없었고 또 다 아는 내용뿐이었다고 주장합니다. *박교선(담배소송 KT&G측 변호사): "발암물질 함유는 이미 6,70년대 신문기사에도 다 나와 있었요. 그래서 국민이 다 알고 있었는데 뭘 속였느냐? 뭘 속였다는 실체가 없이 속였다는 얘길 하고 있는 거예요." *김형덕 기자: 미국에선 담배의 유해성을 숨겨왔다는 사실이 폭로된 95년 이후로 담배회사의 패소가 잇따랐습니다. 99년엔 1450억 달러, 우리 돈 무려 170조원의 징벌적 배상금 판결도 내려졌지만 최근 상급법원에서 집단소송 사안은 아니라며 기각되는 등 공방은 거듭되고 있습니다. *김형덕 기자: 선진국일수록 자국민을 담배로부터 보호하려는 정부의 노력은 대대적이고 집요합니다. 호흡기를 타고 들어간 담배 연기가 각종 장기에 치명상을 가하고 결국 건강한 폐에 타르를 쏟아 붓는 것과 같다는 충격적인 공익 광고입니다. 또 담배를 멋있게 보이게 해온 담배 회사의 광고들은 금지됐고 대신 담배가 정력에 치명적이라는 공익광고들이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기호품쯤으로 인식돼온 담배가 결국 독극물과 같다는 의학계의 연구가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현실로 속속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재갑(국립암센터 원장): "암을 전문하는 사람조차도 담배성분이... 성분중에는 예를 들면 청산가스라든지 폐놀이라든지 각종 발암물질이 뭐 60여종 들었다든지 이런 내용을 제대로 몰랐거든요. 우리같이 매일 암을 공부하는 사람도 몰랐으니 보통사람이 어떻게 알았겠어요." *김형덕 기자: 보건복지부는 세계 최고 수준의 흡연율을 끌어내리기 위해서도 값 싼 국내 담배를 2천 7년까진 5천원으로 올리겠다는 계획입니다. *노길상(보건복지부 건강정책과장): "흡연구역 확대라든지 광고규제 이런 걸 해왔습니다만 효과가 적습니다. WHO나 세계은행에서도 담뱃값 인상이 금연정책에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김형덕 기자: 이에 대해선 흡연자들뿐 아니라 정부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있습니다. *전상금: "값 올라가면 당연히 불만이죠. 내돈 나가는데..." *김봉익(재정경제부 복지생활과장): "천원 올렸을 때 0.78%, 그러니까 3천원 올렸을땐 물가관리목표의 3%의 반을 잡아 먹습니다. 그만큼 국민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김형덕 기자: 그러나 국민건강 대신 물가나 세금만 걱정하는 정부는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며 아예 담배판매를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박재갑(국립암센터 원장): "우리국민을 하루에 130여명씩 앗아가는데 한명의 생명을 앗아가도 우리가 대책을 강구해야 되는데 매일 130여명씩 담배 때문에 돌아가시는데, 저는 아주 흥분이 되는 거죠. 어떻게 국가와 사회가 국가의 존재가치가 뭡니까? 초상집 5개 중에 하나는 담배 때문에 초상난 집이다 이겁니다. 끔찍한 얘깁니다. 담배는 팔아서는 안되는 아이템이죠." *김형덕 기자: 담배에 대한 논란이 전혀 없는 곳입니다. 담배를 사랑해오다 폐암에 걸린 사람들은 이제 모두 담배를 가장 원망합니다. 10년전 부인과 사별한 뒤 4남매를 혼자 뒷바라지 해오며 열심히 살아 온 이동복씨는 이달초 폐암 수술을 받기 직전에야 담배를 끊었습니다. *이동복(63살, 폐암환자): "저 같은 경우 지금 폐 한쪽이, 1/5만 남았어요.그리고 이 고통... 느끼는 고통, 치료의 고통... 엄청나지 않습니까... 여하튼 백마디가 필요없어요. 담배 안피워야 돼요." *김형덕 기자: 아버지의 고통을 지켜봐야 하는 큰 딸도 후회스럽기는 마찬가집니다. *이미원(딸): "그때는 와닿질 않으셨던 것 같아요. 아버지 본인한테는... 저는 자꾸 조바심이 나는데... 그래도 후회되죠. 어쨌든 더 말씀을 간곡하게 못드렸던게지금은 후회되죠." *김형덕 기자: 세계 최고 수준의 흡연율... 선진국에선 독극물을 품은 마약으로 전락한 담배가 아직도 기호품 대접을 받는 나라... 그래서 뒤늦게 담배와의 전쟁이 시작됐고 담배에 대한 인식도 점차 바뀌어 가고는 있습니다. 결국 담배 추방은 시간문제겠지만, 문제는 그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에 따라 그만큼 많은 생명을 대가로 요구할 게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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