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중사 사건 판박이’…성폭력 매뉴얼 또 무시

입력 2021.08.13 (21:27) 수정 2021.08.13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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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사건은 얼마전 일어난 공군 부사관 사망 사건과 너무나 비슷합니다.

군은 성범죄 근절과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이번에도 성폭력 예방 지침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계속해서 홍진아 기잡니다.

[리포트]

A 중사는 사건 당일 바로 주임 상사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주임 상사는 가해자를 불러 행동을 조심하라고 주의를 준 것에 그쳤습니다.

피해 사실이 외부로 노출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A 중사가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해군은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군 성폭력 피해자 지원 매뉴얼을 보면 가해자-피해자 분리를 철저히 하고, 함께 근무하는 경우 가해자 분리를 원칙으로 하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부대장이 피해자로부터 관련 사실을 직접 인지한 경우 성 고충 전문상담관을 우선 안내하라고도 돼 있습니다.

하지만 가해자와 분리 조치가 된 건 지휘관과의 면담 이틀 뒤인 지난 9일.

A 중사가 피해 발생 70여 일 만에 정식 신고를 요청하고 나서였습니다.

성 고충 전문상담관도 신고 이후 지정됐습니다.

늑장 보고에 대해 해군은 법령상으론 성추행 사고가 일어나면 인지 즉시 보고하게 돼 있지만, 훈령에는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보고하지 않게 돼 있다고 해명합니다.

[방혜린/군인권센터 상담지원팀장 : "피해자가 보고를 원치 않는 것은 이 사람, 저 사람 다 알게 돼서 내가 부대에서 이상한 사람이 될까 봐 무서운 거지, '나는 아무 도움이 필요가 없어요'란 얘기가 아니란 말이에요."]

해군 양성평등센터는 신고 당일 피해를 보고받고도 국방부에 사건을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뒤늦은 분리 조치, 늑장 보고 등 공군 이 중사 사건 때와 판박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격노하며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습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또다시 사과했지만, 정치권에선 장관 경질론이 나왔습니다.

KBS 뉴스 홍진아입니다.

영상편집:이현모/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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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중사 사건 판박이’…성폭력 매뉴얼 또 무시
    • 입력 2021-08-13 21:27:00
    • 수정2021-08-13 22: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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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사건은 얼마전 일어난 공군 부사관 사망 사건과 너무나 비슷합니다.

군은 성범죄 근절과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이번에도 성폭력 예방 지침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계속해서 홍진아 기잡니다.

[리포트]

A 중사는 사건 당일 바로 주임 상사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주임 상사는 가해자를 불러 행동을 조심하라고 주의를 준 것에 그쳤습니다.

피해 사실이 외부로 노출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A 중사가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해군은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군 성폭력 피해자 지원 매뉴얼을 보면 가해자-피해자 분리를 철저히 하고, 함께 근무하는 경우 가해자 분리를 원칙으로 하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부대장이 피해자로부터 관련 사실을 직접 인지한 경우 성 고충 전문상담관을 우선 안내하라고도 돼 있습니다.

하지만 가해자와 분리 조치가 된 건 지휘관과의 면담 이틀 뒤인 지난 9일.

A 중사가 피해 발생 70여 일 만에 정식 신고를 요청하고 나서였습니다.

성 고충 전문상담관도 신고 이후 지정됐습니다.

늑장 보고에 대해 해군은 법령상으론 성추행 사고가 일어나면 인지 즉시 보고하게 돼 있지만, 훈령에는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보고하지 않게 돼 있다고 해명합니다.

[방혜린/군인권센터 상담지원팀장 : "피해자가 보고를 원치 않는 것은 이 사람, 저 사람 다 알게 돼서 내가 부대에서 이상한 사람이 될까 봐 무서운 거지, '나는 아무 도움이 필요가 없어요'란 얘기가 아니란 말이에요."]

해군 양성평등센터는 신고 당일 피해를 보고받고도 국방부에 사건을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뒤늦은 분리 조치, 늑장 보고 등 공군 이 중사 사건 때와 판박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격노하며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습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또다시 사과했지만, 정치권에선 장관 경질론이 나왔습니다.

KBS 뉴스 홍진아입니다.

영상편집:이현모/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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