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국가보안법 시행 1년 ‘탈 홍콩’ 현실화

입력 2021.08.18 (10:52) 수정 2021.08.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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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년 동안 홍콩을 떠나는 거주권자가 예년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외신들은 홍콩 보안법 강행으로, 자유와 법치가 사라진 것에 대한 우려가 홍콩 탈출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지구촌인>에서 자세히 살펴보시죠.

[리포트]

홍콩에 사는 페이 완, 도나 콩 씨 부부가 막바지 이삿짐 정리에 한창입니다.

이들 부부는 최근 영국 정부가 홍콩 주민에게 발행하는 특별 비자를 받았습니다.

홍콩을 떠나 영국으로의 이주를 결심한 건데요.

민주주의와 자유가 보장되는 곳에서 살기 원해섭니다.

[도나 콩/영국 이주 홍콩인 : “홍콩인들은 민주주의와 자유를 갈망합니다. 이미 누렸던 것이기 때문에, 잃어버렸다고 느끼는 순간 되찾기 위해 싸울 수밖에 없습니다.”]

영국 정부는 올해 초부터 1997년 중국귀속 전에 태어난 홍콩시민에게 특별 비자를 발급해 이주를 허용했습니다.

홍콩 인구의 70%에 달하는 540만 명가량이 이에 해당되는데요.

영국 정부 발표 이후, 홍콩 공항에서는 영국으로 이주하는 가족, 친구와 눈물의 작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두 달 전 세레나 렁 씨도 딸의 교육을 위해 영국 이주를 결심했습니다.

[세레나 렁/영국 이주 홍콩인 : “영국의 인권과 자유, 교육 여건이 홍콩보다 낫다고 생각합니다. 홍콩의 상황은 점점 더 나빠질 겁니다.”]

유명 언론인과 예술가들도 홍콩을 떠나고 있습니다.

홍콩의 민주주의와 자유를 옹호하는 목소리를 내 온 예술가, 케이시 웡씨도 최근 홍콩을 떠났는데요.

그는 예술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100% 자유를 찾아 타이완으로 떠난다고 밝혔습니다.

[케이시 웡/예술가 : “저는 홍콩의 자유 옹호 활동을 계속할 것입니다. 갑자기 사라지거나 활동을 멈추지 않을 겁니다.”]

지난해 6월 말 홍콩 국가보안법이 시행되고 1년 동안 8만 9천여 명이 홍콩을 떠났습니다.

홍콩 인구 739만 명의 1.2%에 해당하는데요.

전년도 2만여 명에 비해 4배 이상 크게 늘었는데 관련 통계 작성 후 60년 만에 가장 많은 수입니다.

홍콩 시민들이 향하는 곳은 주로 민주주의와 자유가 보장된 영국과 미국 등 서방국가입니다.

미국은 특히 홍콩 인권탄압 문제를 강하게 비판하며,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데요.

지난 5일엔 국내에 체류 중인 홍콩 주민의 추방을 18개월간 유예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국가 주권을 침해하는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했고, 쫓겨날 처지에 있던 미국 체류 홍콩인들은 안도했습니다.

[메기 슘/미국 체류 홍콩인 : “수문을 열어준 셈입니다. 친구들과 이야기하며 눈물을 흘렸고, 정말 기뻤습니다.”]

외신과 전문가들은 보안법 강행으로 홍콩의 자유와 법치가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가 홍콩 탈출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보안법이 시행되고, 홍콩에선 인권과 민주화에 앞장섰던 단체 13곳이 해산했고, 100명 넘는 민주 인사가 체포됐는데요.

지난달 30일엔, 홍콩에서 처음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20대 남성에게 징역 9년형이 선고됐습니다.

지난 일요일엔 홍콩교사노조에 이어 2년 전 송환법 반대 시위를 기획한 홍콩 대표 시민단체 민간인권전선에 대해서도 해산이 예고됐습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홍콩을 떠나는 사람이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사태의 영향과 학업과 취업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캐리 람 홍콩 수반은 이민을 가려는 홍콩인들에게 할 말이 있다면서 홍콩의 미래는 매우 좋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홍콩을 떠나는 행렬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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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18 10:52:42
    • 수정2021-08-18 11: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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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 동안 홍콩을 떠나는 거주권자가 예년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외신들은 홍콩 보안법 강행으로, 자유와 법치가 사라진 것에 대한 우려가 홍콩 탈출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지구촌인>에서 자세히 살펴보시죠.

[리포트]

홍콩에 사는 페이 완, 도나 콩 씨 부부가 막바지 이삿짐 정리에 한창입니다.

이들 부부는 최근 영국 정부가 홍콩 주민에게 발행하는 특별 비자를 받았습니다.

홍콩을 떠나 영국으로의 이주를 결심한 건데요.

민주주의와 자유가 보장되는 곳에서 살기 원해섭니다.

[도나 콩/영국 이주 홍콩인 : “홍콩인들은 민주주의와 자유를 갈망합니다. 이미 누렸던 것이기 때문에, 잃어버렸다고 느끼는 순간 되찾기 위해 싸울 수밖에 없습니다.”]

영국 정부는 올해 초부터 1997년 중국귀속 전에 태어난 홍콩시민에게 특별 비자를 발급해 이주를 허용했습니다.

홍콩 인구의 70%에 달하는 540만 명가량이 이에 해당되는데요.

영국 정부 발표 이후, 홍콩 공항에서는 영국으로 이주하는 가족, 친구와 눈물의 작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두 달 전 세레나 렁 씨도 딸의 교육을 위해 영국 이주를 결심했습니다.

[세레나 렁/영국 이주 홍콩인 : “영국의 인권과 자유, 교육 여건이 홍콩보다 낫다고 생각합니다. 홍콩의 상황은 점점 더 나빠질 겁니다.”]

유명 언론인과 예술가들도 홍콩을 떠나고 있습니다.

홍콩의 민주주의와 자유를 옹호하는 목소리를 내 온 예술가, 케이시 웡씨도 최근 홍콩을 떠났는데요.

그는 예술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100% 자유를 찾아 타이완으로 떠난다고 밝혔습니다.

[케이시 웡/예술가 : “저는 홍콩의 자유 옹호 활동을 계속할 것입니다. 갑자기 사라지거나 활동을 멈추지 않을 겁니다.”]

지난해 6월 말 홍콩 국가보안법이 시행되고 1년 동안 8만 9천여 명이 홍콩을 떠났습니다.

홍콩 인구 739만 명의 1.2%에 해당하는데요.

전년도 2만여 명에 비해 4배 이상 크게 늘었는데 관련 통계 작성 후 60년 만에 가장 많은 수입니다.

홍콩 시민들이 향하는 곳은 주로 민주주의와 자유가 보장된 영국과 미국 등 서방국가입니다.

미국은 특히 홍콩 인권탄압 문제를 강하게 비판하며,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데요.

지난 5일엔 국내에 체류 중인 홍콩 주민의 추방을 18개월간 유예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국가 주권을 침해하는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했고, 쫓겨날 처지에 있던 미국 체류 홍콩인들은 안도했습니다.

[메기 슘/미국 체류 홍콩인 : “수문을 열어준 셈입니다. 친구들과 이야기하며 눈물을 흘렸고, 정말 기뻤습니다.”]

외신과 전문가들은 보안법 강행으로 홍콩의 자유와 법치가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가 홍콩 탈출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보안법이 시행되고, 홍콩에선 인권과 민주화에 앞장섰던 단체 13곳이 해산했고, 100명 넘는 민주 인사가 체포됐는데요.

지난달 30일엔, 홍콩에서 처음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20대 남성에게 징역 9년형이 선고됐습니다.

지난 일요일엔 홍콩교사노조에 이어 2년 전 송환법 반대 시위를 기획한 홍콩 대표 시민단체 민간인권전선에 대해서도 해산이 예고됐습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홍콩을 떠나는 사람이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사태의 영향과 학업과 취업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캐리 람 홍콩 수반은 이민을 가려는 홍콩인들에게 할 말이 있다면서 홍콩의 미래는 매우 좋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홍콩을 떠나는 행렬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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