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사라진 종이 신문’ 니카라과에선 무슨 일이

입력 2021.08.19 (10:49) 수정 2021.08.19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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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앙아메리카에 있는 니카라과에서는 3년 전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발생한 이후부터 종이 신문이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2일을 끝으로 마지막 남은 신문사마저 인쇄를 멈췄다는데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지구촌인에서 함께 보시죠.

[리포트]

니카라과의 유일한 종이 신문 '라 프렌사'가 지난 12일 신문을 마지막으로 발행을 멈췄습니다.

마지막 1면은 '독재가 신문을 틀어쥐어도 진실을 감출 수 없다'는 헤드라인이 적혔는데요.

'라 프렌사'는 최근 정부가 인쇄 용지까지 압수해가면서 어쩔 수 없이 신문 발행을 중단하게 됐습니다.

[후안 올만/라 프렌사 대표 : "현재 교착상태로, 용지 부족사태가 해결되리라 믿습니다. 해결되지 않는다 해도 온라인을 통해 보도를 계속할 것입니다."]

라 프렌사는 최근까지 니카라과에 남은 마지막 종이 신문이었습니다.

2018년 반정부 시위 이후, 오르테가 정권이 비판적 논조의 신문 발행을 불가능하게 했기 때문인데요.

신문 제작에 필요한 인쇄 용지와 잉크 등의 수입 통관을 막은 겁니다.

오르테가 대통령이 재집권한 이후 지금까지 니카라과에선 20개 이상의 독립 언론매체가 문을 닫았고, 라 프렌사는 마지막 남은 눈엣가시였는데요.

이들이 종이 신문 발행을 멈추자, 경찰이 기다렸다는 듯 본사를 덮쳤고, 관세법 위반과 돈세탁 등의 혐의로 후안 올만 대표를 체포했습니다.

[루디 에르난데스/마나과 주민 : "라 프렌사가 유일했는데, 이제 종이 신문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우리는 선거를 통한 새 정부를 원합니다. 하지만 오르테가 대통령 외에 후보가 없습니다. 모두 감옥에 있습니다."]

오르테가 대통령은 오는 11월 통산 5선에 도전합니다.

선거를 앞두고, 지난 6월 초부터 여러 혐의를 씌워 야권 인사들을 줄줄이 체포했는데요.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돼 온 비올레타 차모로 전 대통령의 딸, 크리스티아나 차모로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7명의 대선주자를 체포했습니다.

[빅토리아 카르데나스/체포된 야당 대표의 아내 : "침묵하기엔 모든 상황이 위태롭습니다. 지난 6주 동안 야권 인사, 언론인, 학생, 시민단체 관계자 등 30여 명이 붙잡혔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 등은 오르테가 정권의 야권 탄압을 규탄하며 제재 조치를 가했지만, 오르테가 정권은 야권 탄압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얼마 전엔 대선 후보자를 낸 야당, '자유를 위한 시민연합'이 정당 규정을 위반했다며 법적 지위를 박탈하고 대선 참여를 봉쇄했는데요.

후보자는 출마가 금지된 채 지난 4일부터 가택 연금됐고, 당 대표는 체포될 것을 우려해 이웃 코스타리카로 피신했습니다.

니카라과인들은 오르테가 정권의 탄압을 피해 고국을 등지고 있습니다.

지난달엔 5천여 명의 니카라과인이 코스타리카에 망명을 신청했는데요.

[카를로스 차모로/코스타리카로 피신한 기자 : "독재정권이 자행한 반인도적 범죄에 맞서,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는 것이 나라의 번영과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르테가 대통령은 전 소모사 정권의 45년 독재를 무너뜨리고, 지금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과거의 혁명가였던 그는 이제 독재자가 되어 예전의 독재자처럼 국민을 억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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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1-08-19 10:5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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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메리카에 있는 니카라과에서는 3년 전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발생한 이후부터 종이 신문이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2일을 끝으로 마지막 남은 신문사마저 인쇄를 멈췄다는데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지구촌인에서 함께 보시죠.

[리포트]

니카라과의 유일한 종이 신문 '라 프렌사'가 지난 12일 신문을 마지막으로 발행을 멈췄습니다.

마지막 1면은 '독재가 신문을 틀어쥐어도 진실을 감출 수 없다'는 헤드라인이 적혔는데요.

'라 프렌사'는 최근 정부가 인쇄 용지까지 압수해가면서 어쩔 수 없이 신문 발행을 중단하게 됐습니다.

[후안 올만/라 프렌사 대표 : "현재 교착상태로, 용지 부족사태가 해결되리라 믿습니다. 해결되지 않는다 해도 온라인을 통해 보도를 계속할 것입니다."]

라 프렌사는 최근까지 니카라과에 남은 마지막 종이 신문이었습니다.

2018년 반정부 시위 이후, 오르테가 정권이 비판적 논조의 신문 발행을 불가능하게 했기 때문인데요.

신문 제작에 필요한 인쇄 용지와 잉크 등의 수입 통관을 막은 겁니다.

오르테가 대통령이 재집권한 이후 지금까지 니카라과에선 20개 이상의 독립 언론매체가 문을 닫았고, 라 프렌사는 마지막 남은 눈엣가시였는데요.

이들이 종이 신문 발행을 멈추자, 경찰이 기다렸다는 듯 본사를 덮쳤고, 관세법 위반과 돈세탁 등의 혐의로 후안 올만 대표를 체포했습니다.

[루디 에르난데스/마나과 주민 : "라 프렌사가 유일했는데, 이제 종이 신문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우리는 선거를 통한 새 정부를 원합니다. 하지만 오르테가 대통령 외에 후보가 없습니다. 모두 감옥에 있습니다."]

오르테가 대통령은 오는 11월 통산 5선에 도전합니다.

선거를 앞두고, 지난 6월 초부터 여러 혐의를 씌워 야권 인사들을 줄줄이 체포했는데요.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돼 온 비올레타 차모로 전 대통령의 딸, 크리스티아나 차모로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7명의 대선주자를 체포했습니다.

[빅토리아 카르데나스/체포된 야당 대표의 아내 : "침묵하기엔 모든 상황이 위태롭습니다. 지난 6주 동안 야권 인사, 언론인, 학생, 시민단체 관계자 등 30여 명이 붙잡혔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 등은 오르테가 정권의 야권 탄압을 규탄하며 제재 조치를 가했지만, 오르테가 정권은 야권 탄압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얼마 전엔 대선 후보자를 낸 야당, '자유를 위한 시민연합'이 정당 규정을 위반했다며 법적 지위를 박탈하고 대선 참여를 봉쇄했는데요.

후보자는 출마가 금지된 채 지난 4일부터 가택 연금됐고, 당 대표는 체포될 것을 우려해 이웃 코스타리카로 피신했습니다.

니카라과인들은 오르테가 정권의 탄압을 피해 고국을 등지고 있습니다.

지난달엔 5천여 명의 니카라과인이 코스타리카에 망명을 신청했는데요.

[카를로스 차모로/코스타리카로 피신한 기자 : "독재정권이 자행한 반인도적 범죄에 맞서,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는 것이 나라의 번영과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르테가 대통령은 전 소모사 정권의 45년 독재를 무너뜨리고, 지금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과거의 혁명가였던 그는 이제 독재자가 되어 예전의 독재자처럼 국민을 억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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