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 대출규제, 실수요자 피해는 어떻게?

입력 2021.08.24 (19:38) 수정 2021.08.25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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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계 빚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올해 2분기에만 38조 원, 2분기 기준으로는 가장 많이 불어났고요.

전체 가계 부채 잔액도 1,700조 원을 넘었습니다.

1, 2분기만 따져도 올 한 해 관리 목표치의 75%에 육박하자 금융당국이 최근 본격적으로 대출을 억제하기 시작했죠.

예고한 대로 농협은행이 오늘(24일)부터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일시적으로 중단했고, 농협중앙회와 우리은행, 저축은행 등도 돈줄 조이기에 들어갔습니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멈춰보려는 조치라지만 정작 투기와는 거리가 먼 실수요자들이 선의의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릅니다.

김범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일부 은행의 주택 관련 대출중단 소식에 은행 창구를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최근 전세 계약을 한 이 50대 남성도 대출을 받지 못하는 것 아닌가 걱정부터 앞섭니다.

[김OO/서울 영등포구/음성변조 : "지금 사는 집보다도 더 작은 평수로 가면서 가격은 확 올랐습니다. 지금까지는 된다는 조건에 오늘 신청하게 된 건데 만약에 안 된다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대출금액이 줄어드는 건 아닌지, 금리는 어떻게 되는 건지 답답한 마음에 은행을 찾는 실수요자도 있습니다.

[이OO/경기 안산시/음성변조 : "겁이 나기도 하고 안될 확률도 있을 것 같아서 좀 불안해하고는 있어요. 어디까지 제한하는 건지도 모르겠고 딱 정해진 것도 아닌 상태에서."]

대출 문턱이 높아지기 전에 마이너스 통장이라도 만들어놓자는 움직임도 포착됩니다.

지난주 5대 시중은행의 신규 마이너스통장 개설 건수는 1주일 전보다 30% 넘게 급증했습니다.

문제는 지금과 같은 대출 총량 규제만으로는 실수요와 투기 수요를 가려내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부채 규모를 천천히 줄이면서, 실수요자들에게 대비할 시간을 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대종/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 "금융기관이 스스로 알아서 대출도 하고 상환도 잘 받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기준금리를 올려서 대출을 억제하고 부동산 가격이 좀 안정되게 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다."]

가계 빚 증가세와 이자 부담에 영향을 줄 한국은행 기준 금리 결정은 모레(26일) 예정돼 있습니다.

KBS 뉴스 김범주입니다.

촬영기자:조은경 문아미/영상편집:양의정/그래픽:강민수 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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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방위 대출규제, 실수요자 피해는 어떻게?
    • 입력 2021-08-24 19:38:19
    • 수정2021-08-25 19:44:36
    뉴스 9
[앵커]

가계 빚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올해 2분기에만 38조 원, 2분기 기준으로는 가장 많이 불어났고요.

전체 가계 부채 잔액도 1,700조 원을 넘었습니다.

1, 2분기만 따져도 올 한 해 관리 목표치의 75%에 육박하자 금융당국이 최근 본격적으로 대출을 억제하기 시작했죠.

예고한 대로 농협은행이 오늘(24일)부터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일시적으로 중단했고, 농협중앙회와 우리은행, 저축은행 등도 돈줄 조이기에 들어갔습니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멈춰보려는 조치라지만 정작 투기와는 거리가 먼 실수요자들이 선의의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릅니다.

김범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일부 은행의 주택 관련 대출중단 소식에 은행 창구를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최근 전세 계약을 한 이 50대 남성도 대출을 받지 못하는 것 아닌가 걱정부터 앞섭니다.

[김OO/서울 영등포구/음성변조 : "지금 사는 집보다도 더 작은 평수로 가면서 가격은 확 올랐습니다. 지금까지는 된다는 조건에 오늘 신청하게 된 건데 만약에 안 된다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대출금액이 줄어드는 건 아닌지, 금리는 어떻게 되는 건지 답답한 마음에 은행을 찾는 실수요자도 있습니다.

[이OO/경기 안산시/음성변조 : "겁이 나기도 하고 안될 확률도 있을 것 같아서 좀 불안해하고는 있어요. 어디까지 제한하는 건지도 모르겠고 딱 정해진 것도 아닌 상태에서."]

대출 문턱이 높아지기 전에 마이너스 통장이라도 만들어놓자는 움직임도 포착됩니다.

지난주 5대 시중은행의 신규 마이너스통장 개설 건수는 1주일 전보다 30% 넘게 급증했습니다.

문제는 지금과 같은 대출 총량 규제만으로는 실수요와 투기 수요를 가려내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부채 규모를 천천히 줄이면서, 실수요자들에게 대비할 시간을 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대종/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 "금융기관이 스스로 알아서 대출도 하고 상환도 잘 받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기준금리를 올려서 대출을 억제하고 부동산 가격이 좀 안정되게 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다."]

가계 빚 증가세와 이자 부담에 영향을 줄 한국은행 기준 금리 결정은 모레(26일) 예정돼 있습니다.

KBS 뉴스 김범주입니다.

촬영기자:조은경 문아미/영상편집:양의정/그래픽:강민수 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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