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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K] ‘귀농·귀촌 1번지’ 전북…실상과 과제는?
입력 2021.08.26 (21:45) 수정 2021.08.26 (22:09) 뉴스9(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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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귀농·귀촌 사업은 급격한 도시화로 인한 농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를 막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귀농이란 농촌에서 농업을 생계로 하는 것을, 귀촌은 직업에 상관없이 전원 생활을 하는 걸 의미합니다.

전라북도는 '귀농·귀촌 1번지'를 자처하며, 광역 시도 가운데 가장 먼저 전담 부서를 만들어 인구 유입과 정착에 힘써 왔는데요.

하지만 최근 4년 동안 전북의 귀농·귀촌 인구는 전국 대비 4.1 퍼센트에 불과한 8만 4백여 명에 그쳤습니다.

해마다 평균 2.2퍼센트 포인트가량 줄어든 셈입니다.

그나마 귀농인 규모는 전국에서 네 번째를 유지하고 있고, 3, 40대 젊은 귀농인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은 희망적인 수치로 읽힙니다.

올해까지 5년 동안 전라북도와 14개 시군이 투입한 귀농·귀촌 예산은 6백99억 원, 지자체별로는 순창과 남원, 임실, 무주 등의 순으로 나타났는데요.

예산 대부분은 귀농·귀촌 지원센터와 게스트하우스 운영 등 도시민 유치 사업과, 귀농·귀촌인 주거지 지원 등 정착을 돕는 데 쓰였습니다.

귀농·귀촌 사업이 소멸 위기를 맞은 농촌에 대안이 될 수 있을지 현황과 과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용인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2년 전 아내와 귀농한 정시주 씨.

바질과 로즈마리 등 특용 작물을 재배해 로컬푸드 매장에 납품할 정도로 자리를 잡았고, 결실을 맺을 때마다 보람도 느낍니다.

귀농 전 꾸준히 '팜 투어'를 하고 1년간 체류형 가족농장에 머물며 꼼꼼히 농사를 준비했지만, 자리 잡기까지 우여곡절도 적지 않았습니다.

[정시주/완주군 봉동읍/귀농인 : "여의치 않다 보니 농사를 바로 시작할 수 없었고 그러다 보니 생계 유지가 힘들어서 다른 일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았고요. 3억 원을 대출받아도 자기 돈이 더 많이 들어가는 경우가…."]

지난 2천10년까지 전국 귀농·귀촌 인구의 15퍼센트 이상을 차지했던 전북.

귀농·귀촌 지원을 위해 한 해 평균 백40억 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고 있지만, 최근 4년 귀농인 비중은 11.3퍼센트, 귀촌인 비중은 3.9퍼센트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안정적인 소득과 생활 기반 부족 등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게다가 다른 지역 인구가 전북으로 유입되기보다는, 전북 내에서 이동하는 사례가 대부분입니다.

실제 귀농의 경우 지역 내 이동 비율이 전국 평균보다 15퍼센트포인트 높았으며, 귀촌 역시 전국 대비 9퍼센트 포인트 높은 58퍼센트에 달했습니다.

귀촌을 하더라도 살던 곳이나 대도시와 가까운 곳을 선호하는 현상이 커지면서, 지난해 경기와 세종, 부산 등의 귀촌 인구 증가폭은 눈에 띄게 커졌습니다.

귀농, 귀촌에서도 일자리와 문화 기반 같은 정주 여건이 중요한 셈입니다.

[박수우/진안청년귀농귀촌센터장 : "5년 정도 지나면 거의 지역에 정착한다고 보고 있거든요. 그 5년을 버티게 해주는 게 되게 힘든 거예요. 2년까지는 정책이 돼요. 귀농인의 집도 나머지 것들도 대부분. 그 후에 이분들을 잡을 수 있는 여건이 안 되는 거죠."]

이 때문에 귀농, 귀촌을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정확한 통계조차 없습니다.

그나마 농식품부가 집단 추적 조사를 통해 일부 '역 귀농·귀촌' 사례를 파악하는데, 전국적인 추이를 분석하긴 부족합니다.

현장 수요와 기존 유인책의 한계를 파악해 정책 실효성을 높이려면, 실적 쌓기가 아닌, 귀농·귀촌인의 생애주기를 면밀히 살피는 체계를 먼저 마련해야 합니다.

또 귀농 초기 기본교육 이후에도 지속적인 교육과 정보 공유가 이뤄져야 하고, 최근 전국적인 지가 상승 영향에 따라, 장기 토지 임대 등 경제적 부담을 낮추기 위한 노력도 필요합니다.

귀촌인도 농촌에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김정섭/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농촌에 필요한 일이 되게 많아요. 돌봄이나 환경 경관이나 교육, 문화. 공공부문이 할 일이잖아요. 대대적으로 예산 편성해서 도시의 유능하고 재능있는 젊은 사람들을 농촌으로 일자리를 만들어 주면서, 사회적으로 필요한 일을 할 수 있게…."]

도시 청년들이 농촌에서 마을 공동체를 만드는 인구 과소화 지원 사업을 비롯해 다양한 정책을 시도했던 전북.

숫자 늘리기에 급급하지 말고, 귀농·귀촌인이 지속 가능한 농촌을 만드는 토대가 될 수 있도록 내실을 다질 때입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한문현/그래픽:전현정·최희태
  • [지방자치K] ‘귀농·귀촌 1번지’ 전북…실상과 과제는?
    • 입력 2021-08-26 21:45:48
    • 수정2021-08-26 22:09:23
    뉴스9(전주)
[기자]

귀농·귀촌 사업은 급격한 도시화로 인한 농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를 막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귀농이란 농촌에서 농업을 생계로 하는 것을, 귀촌은 직업에 상관없이 전원 생활을 하는 걸 의미합니다.

전라북도는 '귀농·귀촌 1번지'를 자처하며, 광역 시도 가운데 가장 먼저 전담 부서를 만들어 인구 유입과 정착에 힘써 왔는데요.

하지만 최근 4년 동안 전북의 귀농·귀촌 인구는 전국 대비 4.1 퍼센트에 불과한 8만 4백여 명에 그쳤습니다.

해마다 평균 2.2퍼센트 포인트가량 줄어든 셈입니다.

그나마 귀농인 규모는 전국에서 네 번째를 유지하고 있고, 3, 40대 젊은 귀농인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은 희망적인 수치로 읽힙니다.

올해까지 5년 동안 전라북도와 14개 시군이 투입한 귀농·귀촌 예산은 6백99억 원, 지자체별로는 순창과 남원, 임실, 무주 등의 순으로 나타났는데요.

예산 대부분은 귀농·귀촌 지원센터와 게스트하우스 운영 등 도시민 유치 사업과, 귀농·귀촌인 주거지 지원 등 정착을 돕는 데 쓰였습니다.

귀농·귀촌 사업이 소멸 위기를 맞은 농촌에 대안이 될 수 있을지 현황과 과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용인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2년 전 아내와 귀농한 정시주 씨.

바질과 로즈마리 등 특용 작물을 재배해 로컬푸드 매장에 납품할 정도로 자리를 잡았고, 결실을 맺을 때마다 보람도 느낍니다.

귀농 전 꾸준히 '팜 투어'를 하고 1년간 체류형 가족농장에 머물며 꼼꼼히 농사를 준비했지만, 자리 잡기까지 우여곡절도 적지 않았습니다.

[정시주/완주군 봉동읍/귀농인 : "여의치 않다 보니 농사를 바로 시작할 수 없었고 그러다 보니 생계 유지가 힘들어서 다른 일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았고요. 3억 원을 대출받아도 자기 돈이 더 많이 들어가는 경우가…."]

지난 2천10년까지 전국 귀농·귀촌 인구의 15퍼센트 이상을 차지했던 전북.

귀농·귀촌 지원을 위해 한 해 평균 백40억 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고 있지만, 최근 4년 귀농인 비중은 11.3퍼센트, 귀촌인 비중은 3.9퍼센트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안정적인 소득과 생활 기반 부족 등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게다가 다른 지역 인구가 전북으로 유입되기보다는, 전북 내에서 이동하는 사례가 대부분입니다.

실제 귀농의 경우 지역 내 이동 비율이 전국 평균보다 15퍼센트포인트 높았으며, 귀촌 역시 전국 대비 9퍼센트 포인트 높은 58퍼센트에 달했습니다.

귀촌을 하더라도 살던 곳이나 대도시와 가까운 곳을 선호하는 현상이 커지면서, 지난해 경기와 세종, 부산 등의 귀촌 인구 증가폭은 눈에 띄게 커졌습니다.

귀농, 귀촌에서도 일자리와 문화 기반 같은 정주 여건이 중요한 셈입니다.

[박수우/진안청년귀농귀촌센터장 : "5년 정도 지나면 거의 지역에 정착한다고 보고 있거든요. 그 5년을 버티게 해주는 게 되게 힘든 거예요. 2년까지는 정책이 돼요. 귀농인의 집도 나머지 것들도 대부분. 그 후에 이분들을 잡을 수 있는 여건이 안 되는 거죠."]

이 때문에 귀농, 귀촌을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정확한 통계조차 없습니다.

그나마 농식품부가 집단 추적 조사를 통해 일부 '역 귀농·귀촌' 사례를 파악하는데, 전국적인 추이를 분석하긴 부족합니다.

현장 수요와 기존 유인책의 한계를 파악해 정책 실효성을 높이려면, 실적 쌓기가 아닌, 귀농·귀촌인의 생애주기를 면밀히 살피는 체계를 먼저 마련해야 합니다.

또 귀농 초기 기본교육 이후에도 지속적인 교육과 정보 공유가 이뤄져야 하고, 최근 전국적인 지가 상승 영향에 따라, 장기 토지 임대 등 경제적 부담을 낮추기 위한 노력도 필요합니다.

귀촌인도 농촌에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김정섭/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농촌에 필요한 일이 되게 많아요. 돌봄이나 환경 경관이나 교육, 문화. 공공부문이 할 일이잖아요. 대대적으로 예산 편성해서 도시의 유능하고 재능있는 젊은 사람들을 농촌으로 일자리를 만들어 주면서, 사회적으로 필요한 일을 할 수 있게…."]

도시 청년들이 농촌에서 마을 공동체를 만드는 인구 과소화 지원 사업을 비롯해 다양한 정책을 시도했던 전북.

숫자 늘리기에 급급하지 말고, 귀농·귀촌인이 지속 가능한 농촌을 만드는 토대가 될 수 있도록 내실을 다질 때입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한문현/그래픽:전현정·최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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