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건 배달 그만하고 싶어요”…선릉역 사고현장 추모 발길

입력 2021.08.28 (06:57) 수정 2021.08.28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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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배달 노동자들이 서울 선릉역 인근에 모여 화물차에 치여 숨진 배달 오토바이 기사를 추모했습니다.

무리한 운행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방준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배달 주문이 가장 많이 몰리는 오전 11시 반.

배달 노동자들이 오토바이 핸들을 놓고 선릉역 앞에 모였습니다.

한 배달 노동자가 화물차에 치여 숨진 현장입니다.

["다 같이 묵념."]

사고 현장에서 가져온 고인의 오토바이를 일으켜 세운 뒤, 꽃과 술병을 놓았습니다.

불과 며칠 전 사고를 당한 이 배달 노동자도 남의 일 같지가 않다며 목발을 짚고 나왔습니다.

[김형수/배달 노동자 : "(사고 위험 요소가)굉장히 많습니다. 예를 들어서 이번 사고처럼 큰 트럭이 옆에 있을 경우에 저희가 사각지대가 있다 보니 저희를 못 보고 들어오시는 경우도 많고..."]

배달 노동자들은 음식 배달 스마트폰 앱의 예정 시간보다 조금만 늦어도, 일부 손님이나 음식점들이 항의하기 일쑤라고 하소연합니다.

배달앱에서 요구하는 배달 예정 시간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합니다.

[김두하/배달 노동자 : "(음식점과 배송지가) 직선으로 측정이 돼요. 도로에서만 있을까요? 건물 안에서도 있죠. 만약에 못 들어가게 막는다. 오토바이 여기에 세우지 말라고 한다. 그 시간 절대 책정이 안 돼 있습니다."]

위험한 줄 알면서도 운전하다 말고 스마트폰을 볼 수밖에 없다고도 주장합니다.

배달하러 가는 도중에도 주문콜은 계속 들어오는데, 이걸 여러 번 거절하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겁니다.

배달 노동자들 모임인 라이더 유니온은 안전 운행을 하려고 노력하겠지만 신호를 지켜 배달해도 적정 소득을 보장하는 대책도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KBS 뉴스 방준원입니다.

촬영기자:박장빈 최석규/영상편집:이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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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28 06:57:19
    • 수정2021-08-28 07:03:54
    뉴스광장 1부
[앵커]

어제 배달 노동자들이 서울 선릉역 인근에 모여 화물차에 치여 숨진 배달 오토바이 기사를 추모했습니다.

무리한 운행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방준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배달 주문이 가장 많이 몰리는 오전 11시 반.

배달 노동자들이 오토바이 핸들을 놓고 선릉역 앞에 모였습니다.

한 배달 노동자가 화물차에 치여 숨진 현장입니다.

["다 같이 묵념."]

사고 현장에서 가져온 고인의 오토바이를 일으켜 세운 뒤, 꽃과 술병을 놓았습니다.

불과 며칠 전 사고를 당한 이 배달 노동자도 남의 일 같지가 않다며 목발을 짚고 나왔습니다.

[김형수/배달 노동자 : "(사고 위험 요소가)굉장히 많습니다. 예를 들어서 이번 사고처럼 큰 트럭이 옆에 있을 경우에 저희가 사각지대가 있다 보니 저희를 못 보고 들어오시는 경우도 많고..."]

배달 노동자들은 음식 배달 스마트폰 앱의 예정 시간보다 조금만 늦어도, 일부 손님이나 음식점들이 항의하기 일쑤라고 하소연합니다.

배달앱에서 요구하는 배달 예정 시간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합니다.

[김두하/배달 노동자 : "(음식점과 배송지가) 직선으로 측정이 돼요. 도로에서만 있을까요? 건물 안에서도 있죠. 만약에 못 들어가게 막는다. 오토바이 여기에 세우지 말라고 한다. 그 시간 절대 책정이 안 돼 있습니다."]

위험한 줄 알면서도 운전하다 말고 스마트폰을 볼 수밖에 없다고도 주장합니다.

배달하러 가는 도중에도 주문콜은 계속 들어오는데, 이걸 여러 번 거절하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겁니다.

배달 노동자들 모임인 라이더 유니온은 안전 운행을 하려고 노력하겠지만 신호를 지켜 배달해도 적정 소득을 보장하는 대책도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KBS 뉴스 방준원입니다.

촬영기자:박장빈 최석규/영상편집:이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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