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테러 위협 속 美 서둘러 작전 종료…혼돈의 아프간

입력 2021.08.31 (21:40) 수정 2021.08.31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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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01년 9.11 테러, 당시 아프간 정권을 쥔 탈레반이 배후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의 신병 인도를 거부하자, 미국이 동맹국들과 합세해 시작한 것이 아프간전이었습니다.

그리고 어젯밤 11시 59분, 미군 수송기의 이륙을 끝으로 미국이 아프간전 종료를 선언했습니다.

20년간 희생자는 17만 명, 미국이 치른 전쟁 비용은 1,165조 원에 이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년 미군 주둔이 끝났다"고 했고, 권력을 다시 장악한 탈레반은 "완전한 독립을 얻었다"고 선포했습니다.

미국의 최장기 전쟁은 이렇게 막을 내렸지만, 국제사회엔 많은 숙제를 남겼습니다.

워싱턴과 두바이 특파원 연결해, 자세히 짚어봅니다.

먼저 워싱턴 김기현 특파원! 미군의 전면 철수가 서둘러 진행됐는데, ​계속된 테러 위협 때문으로 봐야겠죠?

[기자]

네, 자살 폭탄 테러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데 이어 대피작전이 계속되는 공항으로 로켓 포탄이 날아드는 등 아프간 수도 카불은 일촉즉발의 위기가 계속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예상보다 하루 빠른 미군의 전면 철수는 더 이상 작전을 수행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미군은 지난 14일 카불이 함락된 후 민간인 대피에 총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동안 미국인 6천 명을 포함해 모두 12만 3천 명의 아프간을 탈출을 도왔다는 게 미군 측 설명입니다.

[앵커]

탈출을 원하지만 아프간에 남아있는 민간인들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일단 규모로 보면 아프간을 떠나기를 원했지만 카불 국제공항에 닿지 못한 미국인이 백여 명, 특별이민 비자 소지자가 수천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와 관련해 추가 대피에 시한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들어보시죠.

[토니 블링컨/美 국무장관 : "많은 사람들이 탈출했지만, 여전히 상당수가 아프간에 남았습니다. 계속 도울 겁니다. 이들을 돕는 데는 기한이 없습니다."]

미국의 군사 작전은 종료됐지만 외교적 노력을 통해 아프간에서 추가 대피를 모색하겠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미군이 공항에 주둔했을 때도 접근하지 못했던 이들이 탈레반 치하에서 아프간을 빠져나오기는 더욱 힘들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탈레반에 미군 철수 후에도 안전한 출국을 보장해달라는 결의안을 의결했지만, 실제 힘있게 집행될지에 관해선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시각 31일 오후 대국민 연설을 통해 아프간 철군 결과를 설명할 예정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이현모/자료조사:김경연

탈레반 “아프간 완전 독립” 선언…아프간 앞날은?

[앵커]

이번엔 두바이 연결합니다.

우수경 특파원! 탈레반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탈레반은 새로운 역사다. 이렇게 강조하면서 전 지역을 통제하고 있다는 발표를 내놨습니다.

완전한 독립을 얻었다면서 축제 분위기인데, 경고 메시지도 함께 내놨습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탈레반 대변인 : "어떤 침략자라도 나쁜 의도로 아프가니스탄을 바라본다면, 그들은 오늘날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미군의 마지막 수송기가 떠나자 탈레반은 축포를 울렸고요,

무장병력들이 곧바로 활주로에 들어와 장악했습니다.

카불공항은 미군이 통제하는 사실상 마지막 장소였던 만큼 탈레반으로는 상징성이 큰데, 대변인은 이곳에서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습니다.

탈레반이 모든 것을 장악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이를 연출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탈레반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와 좋은 관계를 갖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일부에서는 미군 철수와 동시에 탈레반이 저항군을 공격했다는 소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하지만 탈레반 뜻대로 ​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은데, 현재 아프간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아프가니스탄의 현실은 참담합니다.

탈레반으로서는 우선 완전히 무너진 아프가니스탄 경제를 살리는 게 급선무입니다.

은행 앞으로는 현금인출을 위한 긴 줄이 늘어섰고요.

일부에서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정부 시스템은 물론 의료도 붕괴 됐는데, 많은 의료 인력이 탈출했고, 현재 해외 구호 물품 지원도 막힌 상황입니다.

이런데다 테러와 로켓포 공격을 자행한 IS-호라산 등 무장조직들의 존재는 치안을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탈레반은 국제사회의 인정이 필요할텐데, 공포 정치와 인권 유린 등 보고가 잇따르면서 불신을 받고 있어 아프가니스탄의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촬영:방병훈/영상편집:이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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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31 21:40:46
    • 수정2021-08-31 22: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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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01년 9.11 테러, 당시 아프간 정권을 쥔 탈레반이 배후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의 신병 인도를 거부하자, 미국이 동맹국들과 합세해 시작한 것이 아프간전이었습니다.

그리고 어젯밤 11시 59분, 미군 수송기의 이륙을 끝으로 미국이 아프간전 종료를 선언했습니다.

20년간 희생자는 17만 명, 미국이 치른 전쟁 비용은 1,165조 원에 이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년 미군 주둔이 끝났다"고 했고, 권력을 다시 장악한 탈레반은 "완전한 독립을 얻었다"고 선포했습니다.

미국의 최장기 전쟁은 이렇게 막을 내렸지만, 국제사회엔 많은 숙제를 남겼습니다.

워싱턴과 두바이 특파원 연결해, 자세히 짚어봅니다.

먼저 워싱턴 김기현 특파원! 미군의 전면 철수가 서둘러 진행됐는데, ​계속된 테러 위협 때문으로 봐야겠죠?

[기자]

네, 자살 폭탄 테러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데 이어 대피작전이 계속되는 공항으로 로켓 포탄이 날아드는 등 아프간 수도 카불은 일촉즉발의 위기가 계속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예상보다 하루 빠른 미군의 전면 철수는 더 이상 작전을 수행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미군은 지난 14일 카불이 함락된 후 민간인 대피에 총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동안 미국인 6천 명을 포함해 모두 12만 3천 명의 아프간을 탈출을 도왔다는 게 미군 측 설명입니다.

[앵커]

탈출을 원하지만 아프간에 남아있는 민간인들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일단 규모로 보면 아프간을 떠나기를 원했지만 카불 국제공항에 닿지 못한 미국인이 백여 명, 특별이민 비자 소지자가 수천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와 관련해 추가 대피에 시한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들어보시죠.

[토니 블링컨/美 국무장관 : "많은 사람들이 탈출했지만, 여전히 상당수가 아프간에 남았습니다. 계속 도울 겁니다. 이들을 돕는 데는 기한이 없습니다."]

미국의 군사 작전은 종료됐지만 외교적 노력을 통해 아프간에서 추가 대피를 모색하겠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미군이 공항에 주둔했을 때도 접근하지 못했던 이들이 탈레반 치하에서 아프간을 빠져나오기는 더욱 힘들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탈레반에 미군 철수 후에도 안전한 출국을 보장해달라는 결의안을 의결했지만, 실제 힘있게 집행될지에 관해선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시각 31일 오후 대국민 연설을 통해 아프간 철군 결과를 설명할 예정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이현모/자료조사:김경연

탈레반 “아프간 완전 독립” 선언…아프간 앞날은?

[앵커]

이번엔 두바이 연결합니다.

우수경 특파원! 탈레반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탈레반은 새로운 역사다. 이렇게 강조하면서 전 지역을 통제하고 있다는 발표를 내놨습니다.

완전한 독립을 얻었다면서 축제 분위기인데, 경고 메시지도 함께 내놨습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탈레반 대변인 : "어떤 침략자라도 나쁜 의도로 아프가니스탄을 바라본다면, 그들은 오늘날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미군의 마지막 수송기가 떠나자 탈레반은 축포를 울렸고요,

무장병력들이 곧바로 활주로에 들어와 장악했습니다.

카불공항은 미군이 통제하는 사실상 마지막 장소였던 만큼 탈레반으로는 상징성이 큰데, 대변인은 이곳에서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습니다.

탈레반이 모든 것을 장악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이를 연출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탈레반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와 좋은 관계를 갖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일부에서는 미군 철수와 동시에 탈레반이 저항군을 공격했다는 소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하지만 탈레반 뜻대로 ​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은데, 현재 아프간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아프가니스탄의 현실은 참담합니다.

탈레반으로서는 우선 완전히 무너진 아프가니스탄 경제를 살리는 게 급선무입니다.

은행 앞으로는 현금인출을 위한 긴 줄이 늘어섰고요.

일부에서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정부 시스템은 물론 의료도 붕괴 됐는데, 많은 의료 인력이 탈출했고, 현재 해외 구호 물품 지원도 막힌 상황입니다.

이런데다 테러와 로켓포 공격을 자행한 IS-호라산 등 무장조직들의 존재는 치안을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탈레반은 국제사회의 인정이 필요할텐데, 공포 정치와 인권 유린 등 보고가 잇따르면서 불신을 받고 있어 아프가니스탄의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촬영:방병훈/영상편집:이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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