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택배 대리점주, 유서 남기고 극단적 선택…왜?

입력 2021.09.01 (21:50) 수정 2021.09.01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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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도 김포에서 택배 대리점을 운영하던 40대 가장이 유서를 남기고 숨졌습니다.

유족과 동료들은 택배 노조에 가입한 배송 기사들과의 갈등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어찌된 일인지, 신지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택배 물품들이 쌓여있는 터미널 한쪽에 분향소가 마련됐습니다.

그제 유서를 남기고 숨진 택배 대리점 점주 A씨를 추모하기 위한 곳입니다.

택배 일을 한 지 12년째, 세 자녀를 둔 40대 가장이었습니다.

유족이 공개한 유서에는 A씨가 지난 5월 전국택배노조에 가입한 배송 기사들과 택배 수수료 등을 둘러싸고 겪어온 갈등 상황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들이 배송을 거부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섰다는 겁니다.

[동료 대리점주/음성변조 : "4월달부터 태업, 파업 이런 걸 반복 하다 보니까 (점주가) 하루 3번, 4번씩 이렇게 배송을 나가게 됐어요. 비노조 분들이 조금씩 도움을 줬어요. 그랬더니 노조에 가입했던 기사들이 비노조 분들을 협박하고..."]

A씨와 배송 기사들의 SNS 단체 대화방에선 대리점 운영의 여러 문제에 대해 A씨를 규탄했는데, 조롱과 욕설을 섞은 내용도 발견됐습니다.

[택배대리점연합회 관계자/음성변조 : "(수수료 100원이면) 90원 정도는 기사님들이 가져가고 10원 정도는 대리점에서 가져가는 이익구조거든요. 이걸 과도하게 95%를 달라고...악의적 댓글, 인신공격 이런 거에 대해서 되게 많이 힘들어 했던거 같아요."]

전국택배노조 측은 "비극적 사건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다만, 해당 대리점에서는 수년 동안 수수료가 제때 지급되지 않아 시정을 요구하는 과정 등에서 갈등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택배노조와 대리점연합회 측 모두 재계약 등을 앞세우며 본사가 책임을 대리점에 미루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본사인 CJ대한통운 측은 "지금은 고인의 명복을 빌고 예를 다하는 상황"이라며, "유가족 지원 방안을 마련 중"이란 입장만 밝혔습니다.

KBS 뉴스 신지원입니다.

촬영기자:이상원/영상편집:안재욱/그래픽:이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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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대 택배 대리점주, 유서 남기고 극단적 선택…왜?
    • 입력 2021-09-01 21:50:34
    • 수정2021-09-01 22: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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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도 김포에서 택배 대리점을 운영하던 40대 가장이 유서를 남기고 숨졌습니다.

유족과 동료들은 택배 노조에 가입한 배송 기사들과의 갈등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어찌된 일인지, 신지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택배 물품들이 쌓여있는 터미널 한쪽에 분향소가 마련됐습니다.

그제 유서를 남기고 숨진 택배 대리점 점주 A씨를 추모하기 위한 곳입니다.

택배 일을 한 지 12년째, 세 자녀를 둔 40대 가장이었습니다.

유족이 공개한 유서에는 A씨가 지난 5월 전국택배노조에 가입한 배송 기사들과 택배 수수료 등을 둘러싸고 겪어온 갈등 상황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들이 배송을 거부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섰다는 겁니다.

[동료 대리점주/음성변조 : "4월달부터 태업, 파업 이런 걸 반복 하다 보니까 (점주가) 하루 3번, 4번씩 이렇게 배송을 나가게 됐어요. 비노조 분들이 조금씩 도움을 줬어요. 그랬더니 노조에 가입했던 기사들이 비노조 분들을 협박하고..."]

A씨와 배송 기사들의 SNS 단체 대화방에선 대리점 운영의 여러 문제에 대해 A씨를 규탄했는데, 조롱과 욕설을 섞은 내용도 발견됐습니다.

[택배대리점연합회 관계자/음성변조 : "(수수료 100원이면) 90원 정도는 기사님들이 가져가고 10원 정도는 대리점에서 가져가는 이익구조거든요. 이걸 과도하게 95%를 달라고...악의적 댓글, 인신공격 이런 거에 대해서 되게 많이 힘들어 했던거 같아요."]

전국택배노조 측은 "비극적 사건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다만, 해당 대리점에서는 수년 동안 수수료가 제때 지급되지 않아 시정을 요구하는 과정 등에서 갈등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택배노조와 대리점연합회 측 모두 재계약 등을 앞세우며 본사가 책임을 대리점에 미루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본사인 CJ대한통운 측은 "지금은 고인의 명복을 빌고 예를 다하는 상황"이라며, "유가족 지원 방안을 마련 중"이란 입장만 밝혔습니다.

KBS 뉴스 신지원입니다.

촬영기자:이상원/영상편집:안재욱/그래픽:이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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