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바이오의 실리콘밸리 미국 보스턴…K-바이오 성공 열쇠는?

입력 2021.09.02 (18:05) 수정 2021.09.02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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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 대유행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 세계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산업, 바로 제약산업인데요.

우리 정부도 K 바이오를 반도체처럼 키우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세계적인 바이오 강국 미국은 어떻게 해서 화이자 같은 대형 제약사부터 모더나 같은 바이오스타트업까지 나올 수 있었을까요?

워싱턴 김양순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소식 들어봅니다.

김양순 특파원,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 하면 미국인데요,

그 중에서도 보스턴이 바이오 허브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IT 하면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떠오르시듯이 전 세계에서 바이오 하면 미국 보스턴을 꼽습니다.

실리콘밸리에 구글, 애플, 페이스북 같은 대형 IT 회사들과 스타트업들이 몰리는 것처럼 보스턴 캠브리지 지역에는 화이자, 노바백스 처럼 세계 10대 제약사 가운데 9곳이 입주해있고 수많은 바이오 스타트업들이 연구개발, 창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랩센트럴이라는 바이오창업지원센터가 있는데요.

바이오 분야에서 우수연구성과를 기반으로 창업하려는 이들을 선정해 입주 공간과 각종 실험 기자재는 물론 법적 문제, 인허가까지 한자리에서 지원해 주는 일종의 바이오벤처 육성 공간입니다.

[요하네스 프루어하우프/랩센트럴 창립자 : "랩센트럴의 네트워크에는 350개의 바이오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똑똑한 혁신가들의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다면 그들이 연구하는 데 있어 장애물을 없애주면 됩니다. 그럼 전체 집단이 성공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우리가 코로나 백신으로 잘 알고 있는 모더나도 시작은 랩센트럴이었다고요?

[기자]

네. 코로나19에 대응하는 mRNA 백신으로 일약 스타기업이 된 모더나도 랩센트럴의 지원을 받은 바이오 벤첩니다.

모더나라는 이름도 mRNA를 연구하기 때문에 지은 건데요.

사실 모더나가 백신 개발에 성공하기 까지는 1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습니다.

그 동안 1조 8천 억 원의 적자를 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모더나가 어떻게 버텼냐.

랩센트럴의 자문단이 mRNA라는 방식은 혁신적이다, 성공할 수 있다고 과학으로 평가했고, 연구 개발에 전력할 수 있는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김종성/보스턴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 "십 년 동안 모더나는 그 과학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굉장히 많은 적자를 보고 그 투자가들을 조바심 나게 한 것도 사실이지요. 한국도 지금 시작한다면 십년 뒤에 모더나와 같은 기업이 나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우리나라도 내년도 예산에 바이오 분야 신사업이 중점적으로 포함됐는데요.

10년 동안 정부가 바이오 창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긴 쉽지 않겠어요?

[기자]

그래서 보스턴 현지의 바이오 산업 종사자들은 정부의 지원은 마중물이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결국은 민간 투자자들이 들어와야 한다는 건데요.

실제로 랩센트럴의 사례를 보면, 2020년 기준 37억 달러, 우리 돈으로 4조 원의 창업자금을 유치했는데요.

전년도 보다 33% 늘어난 금액이고, 미국 전체 바이오 투자금액의 12%에 해당할 정돕니다.

미국의 화이자, 노바백스, 한국의 LG 캠, 일본의 다케다 같은 유수의 제약사들이 랩센트럴에 입주한 바이오벤처들에게 그만큼 투자를 하고 있단 겁니다.

[앵커]

글로벌 제약사들이 바이오 스타트업에 그렇게 투자를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그 질문에 대해선 먼저 전문가의 답변을 들어보시죠.

[김종성/보스턴 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 "제약사들은 지난 20년 동안 굉장히 큰 전략의 변화를 갖게 됩니다. 21세기에 들어오면서 이 유전공학의 발달이라든가 새로운 화학의 발달 때문에 첨단 과학을 모두 다 내부에서 할 수는 없다는 자각을 하게 되고 스타트업들이 새로운 혁신적인 물질이나 그런 것들을 발견하고 결과물들을 제약사들이 몇 십억 달러를 주면서 인도하고 합병하고..."]

신약이나 백신을 개발하는 데는 평균 1조, 시간도 10년 가까이 걸립니다.

무엇보다 과학이 너무 빠르게 발달하고 있기도 하고요.

그러다 보니 글로벌 제약사 입장에선 스타트업의 머리를 빌려서 기획안이 성사되면 그걸 기반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보는 겁니다.

[앵커]

우리도 랩센트럴 모델을 들여와 정부에서 바이오허브랩을 만들겠다는 발표를 했는데요.

현지에서 취재해보시니, 성공하려면 뭐가 필요할까요?

[기자]

현지에서 만난 전문가들의 답은 조금씩 달랐습니다만, 2가지로 수렴됐습니다.

[윤동민/바이오 벤처 투자자 : "미국에서 많은 신약개발 프로그램이 있는 것만큼 한국에서도 좋은 과학자들이 많기 때문에 자본시장에서만 지원이 잘 된다면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그런 기회가 많습니다."]

[린지 크로켓/랩센트럴 매니저 : "랩센트럴 공간의 핵심은 스타트업들이 그들의 아이디어를 시험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겁니다. 그 회사들이 규모를 키워 성장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걸 실패하고 볼 수 없는 거죠."]

먼저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건물을 지어주는 게 아니라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1, 2년 이내에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기다리면 한국의 좋은 과학자들이 반드시 성과를 낼 것이라는 겁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이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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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바이오의 실리콘밸리 미국 보스턴…K-바이오 성공 열쇠는?
    • 입력 2021-09-02 18:05:20
    • 수정2021-09-02 18:29:54
    통합뉴스룸ET
[앵커]

코로나 대유행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 세계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산업, 바로 제약산업인데요.

우리 정부도 K 바이오를 반도체처럼 키우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세계적인 바이오 강국 미국은 어떻게 해서 화이자 같은 대형 제약사부터 모더나 같은 바이오스타트업까지 나올 수 있었을까요?

워싱턴 김양순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소식 들어봅니다.

김양순 특파원,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 하면 미국인데요,

그 중에서도 보스턴이 바이오 허브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IT 하면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떠오르시듯이 전 세계에서 바이오 하면 미국 보스턴을 꼽습니다.

실리콘밸리에 구글, 애플, 페이스북 같은 대형 IT 회사들과 스타트업들이 몰리는 것처럼 보스턴 캠브리지 지역에는 화이자, 노바백스 처럼 세계 10대 제약사 가운데 9곳이 입주해있고 수많은 바이오 스타트업들이 연구개발, 창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랩센트럴이라는 바이오창업지원센터가 있는데요.

바이오 분야에서 우수연구성과를 기반으로 창업하려는 이들을 선정해 입주 공간과 각종 실험 기자재는 물론 법적 문제, 인허가까지 한자리에서 지원해 주는 일종의 바이오벤처 육성 공간입니다.

[요하네스 프루어하우프/랩센트럴 창립자 : "랩센트럴의 네트워크에는 350개의 바이오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똑똑한 혁신가들의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다면 그들이 연구하는 데 있어 장애물을 없애주면 됩니다. 그럼 전체 집단이 성공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우리가 코로나 백신으로 잘 알고 있는 모더나도 시작은 랩센트럴이었다고요?

[기자]

네. 코로나19에 대응하는 mRNA 백신으로 일약 스타기업이 된 모더나도 랩센트럴의 지원을 받은 바이오 벤첩니다.

모더나라는 이름도 mRNA를 연구하기 때문에 지은 건데요.

사실 모더나가 백신 개발에 성공하기 까지는 1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습니다.

그 동안 1조 8천 억 원의 적자를 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모더나가 어떻게 버텼냐.

랩센트럴의 자문단이 mRNA라는 방식은 혁신적이다, 성공할 수 있다고 과학으로 평가했고, 연구 개발에 전력할 수 있는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김종성/보스턴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 "십 년 동안 모더나는 그 과학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굉장히 많은 적자를 보고 그 투자가들을 조바심 나게 한 것도 사실이지요. 한국도 지금 시작한다면 십년 뒤에 모더나와 같은 기업이 나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우리나라도 내년도 예산에 바이오 분야 신사업이 중점적으로 포함됐는데요.

10년 동안 정부가 바이오 창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긴 쉽지 않겠어요?

[기자]

그래서 보스턴 현지의 바이오 산업 종사자들은 정부의 지원은 마중물이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결국은 민간 투자자들이 들어와야 한다는 건데요.

실제로 랩센트럴의 사례를 보면, 2020년 기준 37억 달러, 우리 돈으로 4조 원의 창업자금을 유치했는데요.

전년도 보다 33% 늘어난 금액이고, 미국 전체 바이오 투자금액의 12%에 해당할 정돕니다.

미국의 화이자, 노바백스, 한국의 LG 캠, 일본의 다케다 같은 유수의 제약사들이 랩센트럴에 입주한 바이오벤처들에게 그만큼 투자를 하고 있단 겁니다.

[앵커]

글로벌 제약사들이 바이오 스타트업에 그렇게 투자를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그 질문에 대해선 먼저 전문가의 답변을 들어보시죠.

[김종성/보스턴 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 "제약사들은 지난 20년 동안 굉장히 큰 전략의 변화를 갖게 됩니다. 21세기에 들어오면서 이 유전공학의 발달이라든가 새로운 화학의 발달 때문에 첨단 과학을 모두 다 내부에서 할 수는 없다는 자각을 하게 되고 스타트업들이 새로운 혁신적인 물질이나 그런 것들을 발견하고 결과물들을 제약사들이 몇 십억 달러를 주면서 인도하고 합병하고..."]

신약이나 백신을 개발하는 데는 평균 1조, 시간도 10년 가까이 걸립니다.

무엇보다 과학이 너무 빠르게 발달하고 있기도 하고요.

그러다 보니 글로벌 제약사 입장에선 스타트업의 머리를 빌려서 기획안이 성사되면 그걸 기반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보는 겁니다.

[앵커]

우리도 랩센트럴 모델을 들여와 정부에서 바이오허브랩을 만들겠다는 발표를 했는데요.

현지에서 취재해보시니, 성공하려면 뭐가 필요할까요?

[기자]

현지에서 만난 전문가들의 답은 조금씩 달랐습니다만, 2가지로 수렴됐습니다.

[윤동민/바이오 벤처 투자자 : "미국에서 많은 신약개발 프로그램이 있는 것만큼 한국에서도 좋은 과학자들이 많기 때문에 자본시장에서만 지원이 잘 된다면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그런 기회가 많습니다."]

[린지 크로켓/랩센트럴 매니저 : "랩센트럴 공간의 핵심은 스타트업들이 그들의 아이디어를 시험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겁니다. 그 회사들이 규모를 키워 성장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걸 실패하고 볼 수 없는 거죠."]

먼저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건물을 지어주는 게 아니라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1, 2년 이내에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기다리면 한국의 좋은 과학자들이 반드시 성과를 낼 것이라는 겁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이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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