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비트코인으로 결제를?…가상화폐 눈 돌리는 중남미

입력 2021.09.06 (10:50) 수정 2021.09.0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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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일부 중남미 국가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실물경제에 통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엘살바도르는 내일부터 세계최초로 비트코인이 법정화폐로 사용되는데요.

전문가의 우려와 시민의 반대에도 밀어붙이는 속내는 무엇인지,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지난 1일 엘살바도르 의회 앞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비트코인 반대' 티셔츠를 입고, 피켓을 든 300여 명의 시민들이 정부에 법안 폐기를 요구했습니다.

온라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것을 철회하라는 겁니다.

[브랜든 막스/시위대 : "통화의 변동성이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 겁니다. 법 폐지를 요구합니다."]

엘살바도르 지난 6월, 전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인정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가상화페인 비트코인을 기존 통화인 달러와 함께 실물 거래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한 건데요.

이를 주도한 건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입니다.

비트코인을 활용하면 송금 수수료가 저렴해지고,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받지 않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엘살바도르는 해외 노동자들의 본국 송금이 국내총생산의 약 20%를 차지하고, 인플레이션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달러 의존도가 매우 높은데요.

비트코인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를 활성화하겠단 겁니다.

[나이브 부켈레/엘살바도르 대통령 : "비트코인이 법정통화가 되면, 일자리가 생기고, 투자가 늘어날 겁니다. 야당이 주장하는 나쁜 영향은 없습니다."]

비트코인 통용을 앞두고 전국 곳곳에 비트코인을 달러로 입출금할 수 있는 ATM을 설치했고.

비트코인 보관과 거래에 사용하는 지갑 앱 '치보'도 출시했습니다.

하지만 시행을 앞둔 시장의 반응은 회의적입니다.

수도 산살바도르의 재래시장과 상점에서 비트코인 결제가 가능하다고 표시된 곳을 거의 찾아 볼 수 없는데요.

[페르난도 호세 알바렝가/상인 : "현재로선 비트코인 거래가 어떻게 작용할지 모르겠습니다."]

[알레한드로 마르티네즈/상인 : "변화를 거부합니다. 믿지도 않고 좋아하지도 않습니다."]

실제로 현지 대학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국민의 약 70%가 비트코인 통용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지어 10명 중 2명은 비트코인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 화폐화의 성공을 자신하고 있는데요.

최근 다른 중남미 국가들도 잇따라 가상화폐에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지난달 쿠바 중앙은행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인정했고, 온두라스는 비트코인을 입출금할 수 있는 ATM을 설치했는데요.

베네수엘라에선 항공사와 배달업체 등 비트코인 결제를 받는 곳이 늘고 있습니다.

이들 국가는 모두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으며, 외화 특히 달러 의존도가 높다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가상화폐를 통한 경제 위기 탈출을 기대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은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가상화폐의 높은 변동성이 경제를 위태롭게 할 수 있고, 돈 세탁 등 범죄에 악용될 수도 있다는 건데요.

중남미 경제 도약의 희망으로 떠오른 가상화폐, 과연 금 동아줄이 될지, 썩은 동아줄이 될지 그 실험이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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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비트코인으로 결제를?…가상화폐 눈 돌리는 중남미
    • 입력 2021-09-06 10:50:12
    • 수정2021-09-06 10:58:27
    지구촌뉴스
[앵커]

최근 일부 중남미 국가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실물경제에 통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엘살바도르는 내일부터 세계최초로 비트코인이 법정화폐로 사용되는데요.

전문가의 우려와 시민의 반대에도 밀어붙이는 속내는 무엇인지,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지난 1일 엘살바도르 의회 앞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비트코인 반대' 티셔츠를 입고, 피켓을 든 300여 명의 시민들이 정부에 법안 폐기를 요구했습니다.

온라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것을 철회하라는 겁니다.

[브랜든 막스/시위대 : "통화의 변동성이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 겁니다. 법 폐지를 요구합니다."]

엘살바도르 지난 6월, 전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인정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가상화페인 비트코인을 기존 통화인 달러와 함께 실물 거래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한 건데요.

이를 주도한 건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입니다.

비트코인을 활용하면 송금 수수료가 저렴해지고,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받지 않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엘살바도르는 해외 노동자들의 본국 송금이 국내총생산의 약 20%를 차지하고, 인플레이션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달러 의존도가 매우 높은데요.

비트코인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를 활성화하겠단 겁니다.

[나이브 부켈레/엘살바도르 대통령 : "비트코인이 법정통화가 되면, 일자리가 생기고, 투자가 늘어날 겁니다. 야당이 주장하는 나쁜 영향은 없습니다."]

비트코인 통용을 앞두고 전국 곳곳에 비트코인을 달러로 입출금할 수 있는 ATM을 설치했고.

비트코인 보관과 거래에 사용하는 지갑 앱 '치보'도 출시했습니다.

하지만 시행을 앞둔 시장의 반응은 회의적입니다.

수도 산살바도르의 재래시장과 상점에서 비트코인 결제가 가능하다고 표시된 곳을 거의 찾아 볼 수 없는데요.

[페르난도 호세 알바렝가/상인 : "현재로선 비트코인 거래가 어떻게 작용할지 모르겠습니다."]

[알레한드로 마르티네즈/상인 : "변화를 거부합니다. 믿지도 않고 좋아하지도 않습니다."]

실제로 현지 대학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국민의 약 70%가 비트코인 통용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지어 10명 중 2명은 비트코인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 화폐화의 성공을 자신하고 있는데요.

최근 다른 중남미 국가들도 잇따라 가상화폐에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지난달 쿠바 중앙은행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인정했고, 온두라스는 비트코인을 입출금할 수 있는 ATM을 설치했는데요.

베네수엘라에선 항공사와 배달업체 등 비트코인 결제를 받는 곳이 늘고 있습니다.

이들 국가는 모두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으며, 외화 특히 달러 의존도가 높다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가상화폐를 통한 경제 위기 탈출을 기대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은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가상화폐의 높은 변동성이 경제를 위태롭게 할 수 있고, 돈 세탁 등 범죄에 악용될 수도 있다는 건데요.

중남미 경제 도약의 희망으로 떠오른 가상화폐, 과연 금 동아줄이 될지, 썩은 동아줄이 될지 그 실험이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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