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아파트]① 특혜사업 개발 이익 환수한다더니 ‘0’원

입력 2021.09.06 (19:44) 수정 2021.09.06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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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창원 도심의 SM타운과 부산 광안대교 바로 옆 69층 IS동서 주상복합아파트 모습입니다.

이들 건물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일반 사업자가 개발하기 어려운 땅에 자치단체가 개발 허가를 내주는 대신, 일정 수익률 이상은 돌려받기로 하고 사업을 하는 겁니다.

이른바, '초과 이익 환수'를 약속한 겁니다.

하지만, 이들 사업자는 공사가 끝난 뒤 입장이 달라졌습니다.

약속한 만큼 수익이 나지 않아서 환원할 돈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시민단체와 정치권은 '특혜 무마용'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는데요,

자치단체도 초과 이익을 돌려받기 위해 명확한 검증에 나서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의혹이 나온 곳이 또 있습니다.

거제시의 반값 아파트 사업인데요,

KBS는 이 사업이 어떻게 '수익률 10%'가 나오지 않았고, 거제시가 왜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는지, 연속해서 짚어봅니다.

보도에 이대완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2년 시작된 거제시의 '반값 아파트' 사업.

서민 주거 복지를 위해 전국 처음으로 시작된 정책에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권민호/거제시장/2017년, '반값 아파트' 기공식 : "집 없이 설움을 겪고 있는 모든 국민들에게 널리 공급되길 바라고."]

사업 계획은 독특했습니다.

사업 시행사는 전체 가구의 3분의 2, 1,280가구를 민간 분양해 사업비를 마련하고, 반값 아파트 부지를 조성해 거제시에 기부하겠다고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경상남도와 지역 시민단체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전체 사업대상지 15만 제곱미터 대부분이 산지인 데다가, 아파트를 지을 수 없는 농림지역이 3분의 1이 포함돼, 특혜는 물론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었습니다.

이에 사업 시행사는 2014년 기존 기부채납에 두 가지를 더 약속합니다.

수익률은 10%으로 제한해 나머지 수익은 모두 거제시 공공사업비로 돌려주는 것은 물론, 투명한 사업비 정산을 위해 거제시가 인정하는 전문 건설관리단에 검증을 맡기겠다고 공언하면서 결국, 사업은 승인이 났습니다.

그런데 착공 이듬해인 지난 2016년, 사업 승인권자인 경상남도는 종합감사를 통해 거제시에 경고합니다.

개발이 어려운 농림지역의 허가해 치솟은 땅 값만으로도 142억 원의 초과 수익이 예상된다며, 거제시에 이 돈을 우선 환수하고, 약속대로 전문 건설관리단에 사업을 검증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거제시는 두 가지 요구를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권민호/전 거제시장 : "당시 공무원들이 부담도 있을 거로 생각하고, 회계상 얼마나 (수익이) 남는다고 딱 나오면 정확하게 몇 %를 내라고 했을지 모르는데, 아무래도 두루뭉술하게 넘어간 것 같고, 변명 아닌 변명입니다."]

3년 뒤인 2019년 경상남도 최종 감사에서 논란은 또다시 불거졌습니다.

거제시가 경상남도가 명령한 142억 원의 초과 이익금 환수는커녕, 사업비가 크게 늘어나면서 사업자가 76억 원의 적자를 보게 됐다고 경상남도에 보고한 겁니다.

거제시의회는 최근 당시 거제시가 경상남도에 제출한 일부 사업비 정산 내역을 다시 들여다본 결과, 사업비를 부풀린 정황을 확인했습니다.

[박형국/거제시의원 : "우리 거제 시민을 기만한거죠. 사실은, 시민을 기만하고 사업자는 이익금을 가져가고 그렇게 된 거죠."]

이에 거제시의회는 '반값 아파트 특별 위원회' 꾸려 오는 12월까지 사업 인허가 과정은 물론, 사업비 정산 내역 전반을 다시 들여다볼 계획입니다.

KBS 뉴스 이대완입니다.

촬영기자:김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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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값아파트]① 특혜사업 개발 이익 환수한다더니 ‘0’원
    • 입력 2021-09-06 19:44:01
    • 수정2021-09-06 21:08:14
    뉴스7(창원)
[앵커]

창원 도심의 SM타운과 부산 광안대교 바로 옆 69층 IS동서 주상복합아파트 모습입니다.

이들 건물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일반 사업자가 개발하기 어려운 땅에 자치단체가 개발 허가를 내주는 대신, 일정 수익률 이상은 돌려받기로 하고 사업을 하는 겁니다.

이른바, '초과 이익 환수'를 약속한 겁니다.

하지만, 이들 사업자는 공사가 끝난 뒤 입장이 달라졌습니다.

약속한 만큼 수익이 나지 않아서 환원할 돈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시민단체와 정치권은 '특혜 무마용'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는데요,

자치단체도 초과 이익을 돌려받기 위해 명확한 검증에 나서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의혹이 나온 곳이 또 있습니다.

거제시의 반값 아파트 사업인데요,

KBS는 이 사업이 어떻게 '수익률 10%'가 나오지 않았고, 거제시가 왜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는지, 연속해서 짚어봅니다.

보도에 이대완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2년 시작된 거제시의 '반값 아파트' 사업.

서민 주거 복지를 위해 전국 처음으로 시작된 정책에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권민호/거제시장/2017년, '반값 아파트' 기공식 : "집 없이 설움을 겪고 있는 모든 국민들에게 널리 공급되길 바라고."]

사업 계획은 독특했습니다.

사업 시행사는 전체 가구의 3분의 2, 1,280가구를 민간 분양해 사업비를 마련하고, 반값 아파트 부지를 조성해 거제시에 기부하겠다고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경상남도와 지역 시민단체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전체 사업대상지 15만 제곱미터 대부분이 산지인 데다가, 아파트를 지을 수 없는 농림지역이 3분의 1이 포함돼, 특혜는 물론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었습니다.

이에 사업 시행사는 2014년 기존 기부채납에 두 가지를 더 약속합니다.

수익률은 10%으로 제한해 나머지 수익은 모두 거제시 공공사업비로 돌려주는 것은 물론, 투명한 사업비 정산을 위해 거제시가 인정하는 전문 건설관리단에 검증을 맡기겠다고 공언하면서 결국, 사업은 승인이 났습니다.

그런데 착공 이듬해인 지난 2016년, 사업 승인권자인 경상남도는 종합감사를 통해 거제시에 경고합니다.

개발이 어려운 농림지역의 허가해 치솟은 땅 값만으로도 142억 원의 초과 수익이 예상된다며, 거제시에 이 돈을 우선 환수하고, 약속대로 전문 건설관리단에 사업을 검증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거제시는 두 가지 요구를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권민호/전 거제시장 : "당시 공무원들이 부담도 있을 거로 생각하고, 회계상 얼마나 (수익이) 남는다고 딱 나오면 정확하게 몇 %를 내라고 했을지 모르는데, 아무래도 두루뭉술하게 넘어간 것 같고, 변명 아닌 변명입니다."]

3년 뒤인 2019년 경상남도 최종 감사에서 논란은 또다시 불거졌습니다.

거제시가 경상남도가 명령한 142억 원의 초과 이익금 환수는커녕, 사업비가 크게 늘어나면서 사업자가 76억 원의 적자를 보게 됐다고 경상남도에 보고한 겁니다.

거제시의회는 최근 당시 거제시가 경상남도에 제출한 일부 사업비 정산 내역을 다시 들여다본 결과, 사업비를 부풀린 정황을 확인했습니다.

[박형국/거제시의원 : "우리 거제 시민을 기만한거죠. 사실은, 시민을 기만하고 사업자는 이익금을 가져가고 그렇게 된 거죠."]

이에 거제시의회는 '반값 아파트 특별 위원회' 꾸려 오는 12월까지 사업 인허가 과정은 물론, 사업비 정산 내역 전반을 다시 들여다볼 계획입니다.

KBS 뉴스 이대완입니다.

촬영기자:김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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