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최대 사기꾼 ‘엘리자베스 홈즈’ 재판, 3년 만에 재개

입력 2021.09.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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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오 스타트업 '테라노스' 설립자 엘리자베스 홈즈 '사기' 혐의 재판 3년 만에 재개

현지시간으로 지난달(8월) 31일,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 법원. 검은 정장 차림의 엘리자베스 홈즈가 배심원 선정을 위해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10건의 금융 사기(wire fraud)와 2건의 금융 사기 공모 혐의로 기소된 홈즈는 유죄가 모두 인정될 경우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코로나 19 상황에도 취재진의 열기가 뜨거웠지만, 홈즈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 어떤 답변도 하지 않았습니다.


■ '제2의 스티브 잡스'라 불렸던 실리콘밸리의 신데렐라…'희대의 사기꾼'되다

1984년생인 홈즈는 미국 스탠퍼드대를 중퇴하고 만 19살에 스타트업 '테라노스'를 설립해 한때 실리콘밸리 스타로 떠올랐던 인물입니다.

'테라노스'를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으로 키울 수 있었던 핵심은 바로 '혈액 한 방울로 250여 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는 기술이었습니다.

이 기술을 개발했다고 알려지면서 테라노스의 기업 가치는 2015년 90억 달러(약 10조 5천억 원)까지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테라노스의 급성장은 엘리자베스 홈즈의 홍보 전략이 제대로 먹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더 유력합니다.

실리콘밸리의 모체나 다름없는 스탠포드 대학 출신에 빌 게이츠나 마크 저커버그, 스티브 잡스를 연상시키는 '중퇴'라는 이력과 보기 드문 '비유대인' '여성' CEO라는 조건, 갈색 머리를 금발로까지 염색한 '괜찮은 외모'는, "연구에 전념해야 하는데 옷 같은 걸로 고민하기 싫어 검은 터틀넥을 즐겨 입는다"는 등의 스토리텔링이 더해지며 언론의 더 큰 조명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전설적인 외교관 헨리 키신저와 전 국무장관 조지 슐츠 등을 기업의 이사로 뒀고,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의 투자까지 받았습니다. 조 바이든 당시 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그리고 알리바바 그룹의 마윈 회장 등이 공개적으로 그녀를 극찬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렇게, '실리콘밸리의 신데렐라', '여자 스티브 잡스', '최연소 여성 억만장자'는 탄생했습니다.

테라노스는 2015년 90억 달러(10조 5,000억 원)으로 회사 가치가 상승했고, 홈즈는 만 31세에 순 자산 45억 달러(5조 2,500억 원)로, 그해 포스브가 선정한 400대 부자 가운데 110위, 50대 자수성가형 여성 부자 중에선 1위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개발했다던 기술은 월스트리트저널 기자의 끈질긴 취재 끝에 '가짜'로 드러났습니다.

테라노스의 기업 가치는 이듬해 완전히 사라졌고, 엘리자베스 홈즈는 '실리콘밸리 역사상 최고의 사기꾼'으로 전락했습니다.

[연관기사] 정상에서 한순간에 추락한 신데렐라 (2016.04.20.)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3266976

■ 엘리자베스 홈즈 "나는 무죄"…"정신적·심리적·성적 학대당했다" 법원에 서류 제출

당시 테라노스의 진상을 파헤쳤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8일(현지 시간) 법원에 제출된 서류를 인용해 홈즈가 전 애인이자 사업 파트너였던 테라노스의 COO(최고 운영 책임자) 써니 발와니로부터 정신적, 심리적, 성적 학대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그녀는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19로 그동안 여러 차례 연기되어온 홈즈의 사기 혐의 관련 재판은 지난 7월 그녀의 출산으로 한 차례 더 미뤄진 뒤, 3년 만에야 시작됩니다.

홈즈는 2019년 캘리포니아 에반스 호텔의 후계자인 연하의 윌리엄 빌리 에반스와 결혼해 지난 7월 아들을 출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법원은 지난 2일 5명의 여성과 7명의 남성을 배심원으로 선정해, 오는 12월 중순까지 13주간 재판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언론을 통해서 실리콘밸리의 신데렐라로 부상했지만, 역시 언론에 의해 허황된 실체가 폭로된 엘리자베스 홈즈의 뒷이야기는 이제(현지시간 8일)부터 미국 법정에서 이어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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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리콘밸리 최대 사기꾼 ‘엘리자베스 홈즈’ 재판, 3년 만에 재개
    • 입력 2021-09-09 07:00:36
    취재K

■ 바이오 스타트업 '테라노스' 설립자 엘리자베스 홈즈 '사기' 혐의 재판 3년 만에 재개

현지시간으로 지난달(8월) 31일,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 법원. 검은 정장 차림의 엘리자베스 홈즈가 배심원 선정을 위해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10건의 금융 사기(wire fraud)와 2건의 금융 사기 공모 혐의로 기소된 홈즈는 유죄가 모두 인정될 경우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코로나 19 상황에도 취재진의 열기가 뜨거웠지만, 홈즈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 어떤 답변도 하지 않았습니다.


■ '제2의 스티브 잡스'라 불렸던 실리콘밸리의 신데렐라…'희대의 사기꾼'되다

1984년생인 홈즈는 미국 스탠퍼드대를 중퇴하고 만 19살에 스타트업 '테라노스'를 설립해 한때 실리콘밸리 스타로 떠올랐던 인물입니다.

'테라노스'를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으로 키울 수 있었던 핵심은 바로 '혈액 한 방울로 250여 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는 기술이었습니다.

이 기술을 개발했다고 알려지면서 테라노스의 기업 가치는 2015년 90억 달러(약 10조 5천억 원)까지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테라노스의 급성장은 엘리자베스 홈즈의 홍보 전략이 제대로 먹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더 유력합니다.

실리콘밸리의 모체나 다름없는 스탠포드 대학 출신에 빌 게이츠나 마크 저커버그, 스티브 잡스를 연상시키는 '중퇴'라는 이력과 보기 드문 '비유대인' '여성' CEO라는 조건, 갈색 머리를 금발로까지 염색한 '괜찮은 외모'는, "연구에 전념해야 하는데 옷 같은 걸로 고민하기 싫어 검은 터틀넥을 즐겨 입는다"는 등의 스토리텔링이 더해지며 언론의 더 큰 조명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전설적인 외교관 헨리 키신저와 전 국무장관 조지 슐츠 등을 기업의 이사로 뒀고,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의 투자까지 받았습니다. 조 바이든 당시 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그리고 알리바바 그룹의 마윈 회장 등이 공개적으로 그녀를 극찬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렇게, '실리콘밸리의 신데렐라', '여자 스티브 잡스', '최연소 여성 억만장자'는 탄생했습니다.

테라노스는 2015년 90억 달러(10조 5,000억 원)으로 회사 가치가 상승했고, 홈즈는 만 31세에 순 자산 45억 달러(5조 2,500억 원)로, 그해 포스브가 선정한 400대 부자 가운데 110위, 50대 자수성가형 여성 부자 중에선 1위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개발했다던 기술은 월스트리트저널 기자의 끈질긴 취재 끝에 '가짜'로 드러났습니다.

테라노스의 기업 가치는 이듬해 완전히 사라졌고, 엘리자베스 홈즈는 '실리콘밸리 역사상 최고의 사기꾼'으로 전락했습니다.

[연관기사] 정상에서 한순간에 추락한 신데렐라 (2016.04.20.)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3266976

■ 엘리자베스 홈즈 "나는 무죄"…"정신적·심리적·성적 학대당했다" 법원에 서류 제출

당시 테라노스의 진상을 파헤쳤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8일(현지 시간) 법원에 제출된 서류를 인용해 홈즈가 전 애인이자 사업 파트너였던 테라노스의 COO(최고 운영 책임자) 써니 발와니로부터 정신적, 심리적, 성적 학대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그녀는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19로 그동안 여러 차례 연기되어온 홈즈의 사기 혐의 관련 재판은 지난 7월 그녀의 출산으로 한 차례 더 미뤄진 뒤, 3년 만에야 시작됩니다.

홈즈는 2019년 캘리포니아 에반스 호텔의 후계자인 연하의 윌리엄 빌리 에반스와 결혼해 지난 7월 아들을 출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법원은 지난 2일 5명의 여성과 7명의 남성을 배심원으로 선정해, 오는 12월 중순까지 13주간 재판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언론을 통해서 실리콘밸리의 신데렐라로 부상했지만, 역시 언론에 의해 허황된 실체가 폭로된 엘리자베스 홈즈의 뒷이야기는 이제(현지시간 8일)부터 미국 법정에서 이어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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