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벽 청소 20대 노동자 추락사…“작업용 밧줄 마모된 흔적”

입력 2021.09.11 (06:43) 수정 2021.09.11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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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파트 외벽을 청소하던 20대 청년 노동자가 추락해 숨졌습니다.

몸을 지탱해 주는 작업용 밧줄이 끊어져 변을 당했는데, 작업하기 전부터 이미 마모돼 있었던 흔적이 발견됐습니다.

전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3살 김 모 씨는 지난 8일 이 아파트 외벽을 청소하다 추락해 숨졌습니다.

옥상에 로프를 매달아 안전대에 앉아 작업을 했는데, 로프가 갑자기 끊어졌습니다.

[아파트 주민 : "물청소를 하셨어요, 시작하시는 거 같더니 떨어지는 거 같았어요...쿵소리가 났어요."]

김 씨는 아파트 외벽 도색 업체에서 청소 일감을 받은 하도급 업체 소속이었습니다.

경찰은 이 업체가, 노동자들 작업 안전을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로프가 끊어진 부분에서 작업 전부터 이미 마모돼 있던 흔적이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주 로프가 끊겨도 추락하지 않도록 작업자를 보호하는 보조 로프가 있지만 연결돼 있지 않았습니다.

연결용 고리는 건물 옥상에서 발견됐습니다.

[업체 대표 : "(안전장치는 다 돼 있던 상태예요?) 하나 빼고 다 돼 있었어요. (로프 이상이라고 하던데요?) ..."]

관리감독자가 제 역할을 했는지도 의문입니다.

아파트 옥상에 있어야 제대로 위험을 감시할 수 있지만, 사고 당시 관리감독자는 지상에 있었습니다.

사고 현장 바로 옆 동 관리감독자는 휴대전화를 사용하는가 하면, 계속 주변을 돌아다닙니다.

숨진 노동자는 군 입대 전 돈을 벌기 위해 약 두 달 전부터 일을 시작했습니다.

[오희택/경실련 시민안전감시위원회 : "고숙련도의 작업자가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르바이트를 써서 단가를 낮추기 위해서…재하청 구조 속에서 비용 절감이나 그런 것들 때문에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경찰은 조만간 업체 대표를 불러, 업무상 과실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전현우입니다.

촬영기자:최상철 홍성백 황종원/영상편집:남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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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벽 청소 20대 노동자 추락사…“작업용 밧줄 마모된 흔적”
    • 입력 2021-09-11 06:43:36
    • 수정2021-09-11 06:4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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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파트 외벽을 청소하던 20대 청년 노동자가 추락해 숨졌습니다.

몸을 지탱해 주는 작업용 밧줄이 끊어져 변을 당했는데, 작업하기 전부터 이미 마모돼 있었던 흔적이 발견됐습니다.

전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3살 김 모 씨는 지난 8일 이 아파트 외벽을 청소하다 추락해 숨졌습니다.

옥상에 로프를 매달아 안전대에 앉아 작업을 했는데, 로프가 갑자기 끊어졌습니다.

[아파트 주민 : "물청소를 하셨어요, 시작하시는 거 같더니 떨어지는 거 같았어요...쿵소리가 났어요."]

김 씨는 아파트 외벽 도색 업체에서 청소 일감을 받은 하도급 업체 소속이었습니다.

경찰은 이 업체가, 노동자들 작업 안전을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로프가 끊어진 부분에서 작업 전부터 이미 마모돼 있던 흔적이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주 로프가 끊겨도 추락하지 않도록 작업자를 보호하는 보조 로프가 있지만 연결돼 있지 않았습니다.

연결용 고리는 건물 옥상에서 발견됐습니다.

[업체 대표 : "(안전장치는 다 돼 있던 상태예요?) 하나 빼고 다 돼 있었어요. (로프 이상이라고 하던데요?) ..."]

관리감독자가 제 역할을 했는지도 의문입니다.

아파트 옥상에 있어야 제대로 위험을 감시할 수 있지만, 사고 당시 관리감독자는 지상에 있었습니다.

사고 현장 바로 옆 동 관리감독자는 휴대전화를 사용하는가 하면, 계속 주변을 돌아다닙니다.

숨진 노동자는 군 입대 전 돈을 벌기 위해 약 두 달 전부터 일을 시작했습니다.

[오희택/경실련 시민안전감시위원회 : "고숙련도의 작업자가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르바이트를 써서 단가를 낮추기 위해서…재하청 구조 속에서 비용 절감이나 그런 것들 때문에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경찰은 조만간 업체 대표를 불러, 업무상 과실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전현우입니다.

촬영기자:최상철 홍성백 황종원/영상편집:남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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