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불법 이민 보트 막아라” 영국-프랑스 설전

입력 2021.09.15 (10:50) 수정 2021.09.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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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프랑스를 통해 영국으로 작은 배를 타고 밀입국을 시도하는 이민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 문제로 두 나라 사이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데요.

국제기구는 더 이상의 인명 피해가 없도록 안전하고 합법적인 해결책을 요구했습니다.

〈지구촌인〉입니다.

[리포트]

프랑스 북서부 블로뉴 항구 인근 해안.

옷가지와 바람을 넣는 에어 펌프, 망가진 고무 보트가 버려져 있습니다.

프랑스를 통해 영국으로 바다를 건너간 이민자들이 남긴 흔적입니다.

프랑스 북서부와 영국 남동부 사이에 있는 영불해협을 건넌 건데요.

폭이 35km 불과해 아프리카와 중동 출신 이민자들의 주요 밀입국 통로입니다.

[무스타파 술레이만/수단 출신 이민자 : "보트로 2번 정도, 다른 수단으로 10번 이상 영국으로 가려고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프랑스 경찰에 붙잡혀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영불해협을 통한 밀입국 시도는 특히 지난해부터 크게 늘었습니다.

코로나19로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되며 유로 터널 등 육로를 통한 밀입국이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영국 정부는 프랑스가 이민자들을 적극적으로 단속해야 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는데요.

프랑스는 양국 공동의 문제라며 한결 느긋한 태도를 보여 왔습니다.

그러는 사이 지난해 8,500명이었던 보트를 이용한 불법 이민 시도는 올해 벌써 1만 4천 명을 넘었습니다.

참다못한 영국 정부는 결국 칼을 빼 들었습니다.

배를 타고 넘어오는 불법 이민자들을 바다 위에서 프랑스로 되돌려 보내는 방안을 승인한 겁니다.

[보리스 존슨/영국 총리 : "시간이 흐르고, 문제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가능한 모든 방법을 사용할 것입니다."]

프랑스 정부는 국제해양법 위반이라며 반발했습니다.

국제해양법은 바다에서 생명이 위험한 사람을 반드시 구조하도록 했는데요.

영국 정부의 조치는 이에 어긋나는 것으로, 사람들을 바다 위에서 돌려보내지 말고 일단 구조해야 한다는 겁니다.

여기에 더해 영국 정부는 프랑스가 보트 단속에 더 많은 노력을 하지 않으면 지원금을 주지 않겠다고 위협했는데요.

올해 초 영국이 해안경비 강화 목적으로 프랑스에 약속한 약 800억 원입니다.

프랑스는 "약속을 파기하는 건 두 나라의 우정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영국은 밀입국자들이 선호하는 최종 목적지 가운데 한 곳입니다.

프랑스 등의 대륙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교육 환경과 경제 여건이 좋고, 일자리를 구하기도 한결 낫다는 판단에서인데요.

[알리 후세이니/아프가니스탄 출신 이민자 : "영국은 저의 최종 목적지입니다. 가장 좋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영국에선 안전하게 공부를 계속할 수 있습니다."]

국제기구는 양국의 떠넘기식 태도에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안전 장비도 갖추지 못하고, 작은 배에 몸을 싣고 밀입국을 시도하다 목숨을 잃는 비극이 종종 벌어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영국과 프랑스 정부가 희망을 찾아 온 이민자들에 안전하고 합법적인 길을 열어 줄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는 브렉시트로 인한 어업권을 둘러싸고도 갈등을 겪고 있는데요.

두 나라가 불법 이민 보트 등 바다 위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지 국제사회의 눈길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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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불법 이민 보트 막아라” 영국-프랑스 설전
    • 입력 2021-09-15 10:50:38
    • 수정2021-09-15 11: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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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를 통해 영국으로 작은 배를 타고 밀입국을 시도하는 이민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 문제로 두 나라 사이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데요.

국제기구는 더 이상의 인명 피해가 없도록 안전하고 합법적인 해결책을 요구했습니다.

〈지구촌인〉입니다.

[리포트]

프랑스 북서부 블로뉴 항구 인근 해안.

옷가지와 바람을 넣는 에어 펌프, 망가진 고무 보트가 버려져 있습니다.

프랑스를 통해 영국으로 바다를 건너간 이민자들이 남긴 흔적입니다.

프랑스 북서부와 영국 남동부 사이에 있는 영불해협을 건넌 건데요.

폭이 35km 불과해 아프리카와 중동 출신 이민자들의 주요 밀입국 통로입니다.

[무스타파 술레이만/수단 출신 이민자 : "보트로 2번 정도, 다른 수단으로 10번 이상 영국으로 가려고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프랑스 경찰에 붙잡혀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영불해협을 통한 밀입국 시도는 특히 지난해부터 크게 늘었습니다.

코로나19로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되며 유로 터널 등 육로를 통한 밀입국이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영국 정부는 프랑스가 이민자들을 적극적으로 단속해야 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는데요.

프랑스는 양국 공동의 문제라며 한결 느긋한 태도를 보여 왔습니다.

그러는 사이 지난해 8,500명이었던 보트를 이용한 불법 이민 시도는 올해 벌써 1만 4천 명을 넘었습니다.

참다못한 영국 정부는 결국 칼을 빼 들었습니다.

배를 타고 넘어오는 불법 이민자들을 바다 위에서 프랑스로 되돌려 보내는 방안을 승인한 겁니다.

[보리스 존슨/영국 총리 : "시간이 흐르고, 문제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가능한 모든 방법을 사용할 것입니다."]

프랑스 정부는 국제해양법 위반이라며 반발했습니다.

국제해양법은 바다에서 생명이 위험한 사람을 반드시 구조하도록 했는데요.

영국 정부의 조치는 이에 어긋나는 것으로, 사람들을 바다 위에서 돌려보내지 말고 일단 구조해야 한다는 겁니다.

여기에 더해 영국 정부는 프랑스가 보트 단속에 더 많은 노력을 하지 않으면 지원금을 주지 않겠다고 위협했는데요.

올해 초 영국이 해안경비 강화 목적으로 프랑스에 약속한 약 800억 원입니다.

프랑스는 "약속을 파기하는 건 두 나라의 우정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영국은 밀입국자들이 선호하는 최종 목적지 가운데 한 곳입니다.

프랑스 등의 대륙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교육 환경과 경제 여건이 좋고, 일자리를 구하기도 한결 낫다는 판단에서인데요.

[알리 후세이니/아프가니스탄 출신 이민자 : "영국은 저의 최종 목적지입니다. 가장 좋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영국에선 안전하게 공부를 계속할 수 있습니다."]

국제기구는 양국의 떠넘기식 태도에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안전 장비도 갖추지 못하고, 작은 배에 몸을 싣고 밀입국을 시도하다 목숨을 잃는 비극이 종종 벌어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영국과 프랑스 정부가 희망을 찾아 온 이민자들에 안전하고 합법적인 길을 열어 줄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는 브렉시트로 인한 어업권을 둘러싸고도 갈등을 겪고 있는데요.

두 나라가 불법 이민 보트 등 바다 위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지 국제사회의 눈길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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