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기획 창] Mr.병원왕을 찾아라

입력 2021.10.03 (21:42) 수정 2021.10.03 (22:4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민간 병원 비율 95%, 대한민국 의료는 국민건강보험이라는 공보험 체계를 기반으로 공공성을 확보한다. 그런데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이 건보재정을 갉아먹는 존재가 있다. 바로 '사무장병원'이다.

의료인이 아닌 사무장(혹은 이사장)이 병원 운영의 주도권을 가졌다는 사무장 병원. 이를 두고 박멸되지 않는 해충과 같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우리 주위에 소리 소문 없이 들어앉아 소중한 건보재정을 야금야금 축내고 있기 때문이다. KBS 탐사보도부는 넉 달간의 장기 취재를 거쳐 우리나라 '사무장 병원' 그들의 민낯을 파헤쳤다.

■최근 12년 동안 적발된 사무장병원·약국 1,701곳, 사무장 1,247명 전수 데이터 최초 분석

KBS 탐사보도부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9년부터 2020년까지 적발해 폐업한 사무장병원·약국 1,701곳과 사무장 1,247 명에 대한 전수 데이터를 최초로 입수해 분석했다. 사무장병원 적발 데이터의 전체 통계 결과가 아닌 적발 건수 단위로 데이터가 확보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무장 병원의 분포 지역과 사무장의 상습범행 양태, 환수결정액수 등이 처음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 환수결정액수는 1조 9천억 원이라는 사실도 도출했다. 전문 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무장병원 범죄의 실태와 행태가 낱낱이 드러났다.

■2.2년 짧은 게릴라성 운영기간, '우리 동네 병원 하나 정도는 사무장병원이었다'

전국 광역시의 자치구는 대부분 사무장병원이 한 곳 이상 있었다. 이 같은 사무장병원들이 개폐업을 반복해 운영기간이 평균 2.2년으로 짧다는 사실은 새롭게 밝혀진 진실이다. 이 가운데 40.5%는 운영기간이 1년도 안 되었고, 18.6%는 6개월도 안 되었다. 사무장들은 필요에 따라 병원원장을 교체하며 병원 개·폐업을 반복하고 있었다.

KBS 탐사보도부는 이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른 현재진행형의 실제 사례도 현장 취재했다. 의료생협 형태로 제주 지역에 세워진 한 치과병원은 1년 만에 휴업하면서 지역민들에게 피해를 줬다. 환자의 피해는 뒷전인 이 병원은 끝내 사무장병원 의혹으로 경찰에 수사의뢰된 상태다. KBS 탐사보도부는 지역민들을 한 명 한 명씩 직접 만나서 임플란트 치료가 중단돼 치아 없이 생활하는 환자 피해를 적나라하게 담았다.

KBS 탐사보도부는 시청자에게 자신의 동네 사무장병원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인터랙티브 미디어 형식으로 DATA 분석 결과를 공개한다.
(https://news.kbs.co.kr/djnews/smj/index.html)

■드러난 사무장 관계성, 환수결정액 1,300억 원의 1위 사무장은 누구?

사무장들에 대한 분석도 진행했는데, 일종의 동업 관계를 맺으며 네트워크가 있다는 사실이 최초로 확인됐다. 한 사무장이 한 병원에서 범행이 그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KBS는 이 관계망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해 공개한다.

또 DATA 상 가장 많은 건보료를 환수 해야 할 사무장을 특정했다. 1963년생 캐나다 국적의 정 모 씨. 비의료인 신분으로 2006년부터 서울과 경기 지역 등에서 사무장병원을 여러 곳 운영하다 적발됐다. 하지만 지난해 봄 천안교도소에서 출소한 뒤 추방되었다. 공범인 산부인과 의사 장 모 씨 역시 재판 중 출국해 돌아오지 않고 있다. 건보공단은 현재까지 겨우 공범들을 상대로 58억 원만 돌려받은 상태, 건보재정 누수에 대한 환수 제도에 허점이 있음을 지적한다.

■'선수의 고백' 사무장병원은 어떻게 운영되나?

KBS 취재진은 과거 사무장병원을 운영했다 처벌받은 경험이 있는 한 인물을 어렵게 만나 인터뷰했다. 병원으로 돈 벌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되는지, 병원 운영은 어떤 방식으로 결정되는지 등 범죄의 동기와 행태를 가감 없이 전한다.

KBS 취재진은 또 밀양세종병원과 같이 사무장병원으로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사건을 다시 되짚으면서, 그동안 언론에서 주목하지 않았던 해당 사건의 사무장병원 요소를 끄집어냈다. 병원의 설립대표가 이사 부부의 가사도우미였다는 사실 등은 새롭게 밝혀진 사실이다.

특히,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나온 곳이자, 첫 코호트 격리된 병원인 경북 청도대남병원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사무장병원으로 경찰에 수사의뢰했다는 사실을 단독 취재했다. 취재진은 재단 이사진 명단을 조회하는 것부터 시작해 병원 운영과 관련된 구체적인 사실을 토대로 병원이 사유화된 정황을 심층 취재했다.

청도대남병원이 사무장병원으로 최종 판단될 경우, 건보공단에 환수해야할 금액은 1천억 원에 달한다. 군내 유일 종합병원급 병원 폐업의 위기이다. 하지만 과연 청도 지역민들은 병원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사무장병원, 병원왕에게 중요한 건 환자일까? 돈일까?

'시사기획 창' 홈페이지 https://bit.ly/39AXCbF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changkbs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window.sisa
WAVVE·유튜브 '시사기획 창' 검색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시사기획 창] Mr.병원왕을 찾아라
    • 입력 2021-10-03 21:42:32
    • 수정2021-10-03 22:43:17
    시사기획 창
민간 병원 비율 95%, 대한민국 의료는 국민건강보험이라는 공보험 체계를 기반으로 공공성을 확보한다. 그런데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이 건보재정을 갉아먹는 존재가 있다. 바로 '사무장병원'이다.

의료인이 아닌 사무장(혹은 이사장)이 병원 운영의 주도권을 가졌다는 사무장 병원. 이를 두고 박멸되지 않는 해충과 같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우리 주위에 소리 소문 없이 들어앉아 소중한 건보재정을 야금야금 축내고 있기 때문이다. KBS 탐사보도부는 넉 달간의 장기 취재를 거쳐 우리나라 '사무장 병원' 그들의 민낯을 파헤쳤다.

■최근 12년 동안 적발된 사무장병원·약국 1,701곳, 사무장 1,247명 전수 데이터 최초 분석

KBS 탐사보도부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9년부터 2020년까지 적발해 폐업한 사무장병원·약국 1,701곳과 사무장 1,247 명에 대한 전수 데이터를 최초로 입수해 분석했다. 사무장병원 적발 데이터의 전체 통계 결과가 아닌 적발 건수 단위로 데이터가 확보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무장 병원의 분포 지역과 사무장의 상습범행 양태, 환수결정액수 등이 처음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 환수결정액수는 1조 9천억 원이라는 사실도 도출했다. 전문 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무장병원 범죄의 실태와 행태가 낱낱이 드러났다.

■2.2년 짧은 게릴라성 운영기간, '우리 동네 병원 하나 정도는 사무장병원이었다'

전국 광역시의 자치구는 대부분 사무장병원이 한 곳 이상 있었다. 이 같은 사무장병원들이 개폐업을 반복해 운영기간이 평균 2.2년으로 짧다는 사실은 새롭게 밝혀진 진실이다. 이 가운데 40.5%는 운영기간이 1년도 안 되었고, 18.6%는 6개월도 안 되었다. 사무장들은 필요에 따라 병원원장을 교체하며 병원 개·폐업을 반복하고 있었다.

KBS 탐사보도부는 이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른 현재진행형의 실제 사례도 현장 취재했다. 의료생협 형태로 제주 지역에 세워진 한 치과병원은 1년 만에 휴업하면서 지역민들에게 피해를 줬다. 환자의 피해는 뒷전인 이 병원은 끝내 사무장병원 의혹으로 경찰에 수사의뢰된 상태다. KBS 탐사보도부는 지역민들을 한 명 한 명씩 직접 만나서 임플란트 치료가 중단돼 치아 없이 생활하는 환자 피해를 적나라하게 담았다.

KBS 탐사보도부는 시청자에게 자신의 동네 사무장병원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인터랙티브 미디어 형식으로 DATA 분석 결과를 공개한다.
(https://news.kbs.co.kr/djnews/smj/index.html)

■드러난 사무장 관계성, 환수결정액 1,300억 원의 1위 사무장은 누구?

사무장들에 대한 분석도 진행했는데, 일종의 동업 관계를 맺으며 네트워크가 있다는 사실이 최초로 확인됐다. 한 사무장이 한 병원에서 범행이 그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KBS는 이 관계망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해 공개한다.

또 DATA 상 가장 많은 건보료를 환수 해야 할 사무장을 특정했다. 1963년생 캐나다 국적의 정 모 씨. 비의료인 신분으로 2006년부터 서울과 경기 지역 등에서 사무장병원을 여러 곳 운영하다 적발됐다. 하지만 지난해 봄 천안교도소에서 출소한 뒤 추방되었다. 공범인 산부인과 의사 장 모 씨 역시 재판 중 출국해 돌아오지 않고 있다. 건보공단은 현재까지 겨우 공범들을 상대로 58억 원만 돌려받은 상태, 건보재정 누수에 대한 환수 제도에 허점이 있음을 지적한다.

■'선수의 고백' 사무장병원은 어떻게 운영되나?

KBS 취재진은 과거 사무장병원을 운영했다 처벌받은 경험이 있는 한 인물을 어렵게 만나 인터뷰했다. 병원으로 돈 벌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되는지, 병원 운영은 어떤 방식으로 결정되는지 등 범죄의 동기와 행태를 가감 없이 전한다.

KBS 취재진은 또 밀양세종병원과 같이 사무장병원으로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사건을 다시 되짚으면서, 그동안 언론에서 주목하지 않았던 해당 사건의 사무장병원 요소를 끄집어냈다. 병원의 설립대표가 이사 부부의 가사도우미였다는 사실 등은 새롭게 밝혀진 사실이다.

특히,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나온 곳이자, 첫 코호트 격리된 병원인 경북 청도대남병원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사무장병원으로 경찰에 수사의뢰했다는 사실을 단독 취재했다. 취재진은 재단 이사진 명단을 조회하는 것부터 시작해 병원 운영과 관련된 구체적인 사실을 토대로 병원이 사유화된 정황을 심층 취재했다.

청도대남병원이 사무장병원으로 최종 판단될 경우, 건보공단에 환수해야할 금액은 1천억 원에 달한다. 군내 유일 종합병원급 병원 폐업의 위기이다. 하지만 과연 청도 지역민들은 병원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사무장병원, 병원왕에게 중요한 건 환자일까? 돈일까?

'시사기획 창' 홈페이지 https://bit.ly/39AXCbF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changkbs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window.sisa
WAVVE·유튜브 '시사기획 창' 검색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