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역 이름도 팝니다”…서울지하철 만성적자 해법은 ‘무임승차 보전’

입력 2021.10.04 (19:38) 수정 2021.10.04 (19:4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지난해 서울지하철의 적자는 1조 원대를 넘겼습니다.

자구책으로 역 이름까지 판매하고, 사장은 직원 월급도 못 줄 상황이라는 호소까지 하기도 했는데요.

왜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걸까요?

6년째 동결된 요금, 코로나19로 인한 운임수익 감소도 한 원인이지만, 정작 가장 큰 원인은 해마다 3천억 원에 달하는 무임승차 제도로 인한 손실이라는 지적입니다.

박희봉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지하철 2호선과 5호선 환승역인 을지로4가역.

이번 달 안에 '을지로4가'라는 역명 밑에 부역명이 함께 표기됩니다.

재정난에 시달리는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 역 이름을 판매한 겁니다.

공공성 훼손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경영난 타개가 우선이라는 입장입니다.

[김정환/서울교통공사 홍보실장 : "사실 역명을 광고로까지 활용하는 건 지양을 하려고 했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지하철도 너무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어서 역명을 불가피하게..."]

6년째 지하철 요금이 동결된 가운데, 서울지하철의 운수 수익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4천억 원 넘게 감소했습니다.

지하철역 임대 상가도 4곳 중 1곳은 비어 있습니다.

재정난을 벗어나기 위해 1천 명대 인력감축안이 자구책으로 나오기도 했지만, 안전을 담보로 무작정 인력을 줄일 수도 없습니다.

[심현진/군자차량기지 검수지원반 : "원청과 하청 간의 소통 문제가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소통하면서 정비할 때 공백이 생길 수 있는 위험은 있고요."]

정작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은 고령층 무임승차 제도입니다.

매년 3천억 원 달하는 손실이 누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코레일의 경우 이러한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을 정부가 보전합니다.

그러나 도시철도엔 관련 근거가 없어 모든 손실을 운영기관과 지자체가 부담하고 있습니다.

[정홍준/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 : "무임승차에 대해서는 노인 복지 측면에서 접근해서 중앙정부가 일부 재정을 지원하고, 그래도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일정한 기준을 가지고 요금인상의 안을 만들 필요가 있다..."]

무임승차 손실 보전 내용을 담은 도시철도법 개정안은 지난 20대 국회에서는 법사위의 문턱을 넘지 못해 폐기됐습니다.

올해 서울지하철의 적자는 1조 6천억 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KBS 뉴스 박희봉입니다.

촬영기자:박준석 권순두/영상편집:박상규/그래픽:강민수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지하철 역 이름도 팝니다”…서울지하철 만성적자 해법은 ‘무임승차 보전’
    • 입력 2021-10-04 19:38:25
    • 수정2021-10-04 19:48:00
    뉴스 7
[앵커]

지난해 서울지하철의 적자는 1조 원대를 넘겼습니다.

자구책으로 역 이름까지 판매하고, 사장은 직원 월급도 못 줄 상황이라는 호소까지 하기도 했는데요.

왜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걸까요?

6년째 동결된 요금, 코로나19로 인한 운임수익 감소도 한 원인이지만, 정작 가장 큰 원인은 해마다 3천억 원에 달하는 무임승차 제도로 인한 손실이라는 지적입니다.

박희봉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지하철 2호선과 5호선 환승역인 을지로4가역.

이번 달 안에 '을지로4가'라는 역명 밑에 부역명이 함께 표기됩니다.

재정난에 시달리는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 역 이름을 판매한 겁니다.

공공성 훼손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경영난 타개가 우선이라는 입장입니다.

[김정환/서울교통공사 홍보실장 : "사실 역명을 광고로까지 활용하는 건 지양을 하려고 했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지하철도 너무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어서 역명을 불가피하게..."]

6년째 지하철 요금이 동결된 가운데, 서울지하철의 운수 수익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4천억 원 넘게 감소했습니다.

지하철역 임대 상가도 4곳 중 1곳은 비어 있습니다.

재정난을 벗어나기 위해 1천 명대 인력감축안이 자구책으로 나오기도 했지만, 안전을 담보로 무작정 인력을 줄일 수도 없습니다.

[심현진/군자차량기지 검수지원반 : "원청과 하청 간의 소통 문제가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소통하면서 정비할 때 공백이 생길 수 있는 위험은 있고요."]

정작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은 고령층 무임승차 제도입니다.

매년 3천억 원 달하는 손실이 누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코레일의 경우 이러한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을 정부가 보전합니다.

그러나 도시철도엔 관련 근거가 없어 모든 손실을 운영기관과 지자체가 부담하고 있습니다.

[정홍준/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 : "무임승차에 대해서는 노인 복지 측면에서 접근해서 중앙정부가 일부 재정을 지원하고, 그래도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일정한 기준을 가지고 요금인상의 안을 만들 필요가 있다..."]

무임승차 손실 보전 내용을 담은 도시철도법 개정안은 지난 20대 국회에서는 법사위의 문턱을 넘지 못해 폐기됐습니다.

올해 서울지하철의 적자는 1조 6천억 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KBS 뉴스 박희봉입니다.

촬영기자:박준석 권순두/영상편집:박상규/그래픽:강민수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