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산불 피해 보상 장기화…주민 갈등까지

입력 2021.10.11 (19:36) 수정 2021.10.11 (19:4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고성 산불이 발생한 지 2년 6개월이 지났지만 정부와 한국전력공사의 소송이 이어져 주민 피해 보상이 마무리되지 않고 있습니다.

주민 보상이 늦어지면서 재산상 불이익뿐만 아니라 주민 간 갈등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상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19년 4월 강원도 고성 산불로 축구장 980개 넓이의 산림이 소실되고, 천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한전의 전신주 전선이 끊어진 게 원인으로 드러났습니다.

산불이 난 지 2년 6개월.

임시 주택에서 지내던 이재민들은 대부분 새집에 들어왔습니다.

피해 보상금을 다 받지 못해 대출을 받아 공사비를 냈는데, 이자가 늘어나 밤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이석봉/피해 주민 : "그거(대출금과 이자) 갚을 일이 걱정이지. 그게 한 가지 걱정이지. 그것 때문에 잠도 못 자. 근심이 돼서. 집은 지어 놓고, 빚을 콱 져놓고."]

한국전력과 산불 이재민들이 합의한 피해 보상금은 천39억 원.

현재 60% 가깝게 지급됐지만, 나머지 보상금 지급 과정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정부가 주민에게 지원한 3백억여 원에 대해 한전에 구상권을 청구하겠다며 지난 4월 소송을 냈기 때문입니다.

한전은 구상권 청구 금액을 빼고 주민들에게 보상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주민 피해 보상이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일부 주민 간 갈등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일부 주민이 한전과 보상 협상을 진행한 주민을 상대로 횡령 등의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피해 주민/음성변조 : "분위기가 옛날 마냥 썩 좋지는 않죠. 마음과 뜻대로 안 되니까."]

정부는 소송에서 청구한 비용과 한전의 피해 주민 보상금은 별개라며, 한전에 보상금 지급을 계속 요구할 계획입니다.

소송이 길어질 경우 이재민에 대한 실제 피해 보상이 3년 정도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KBS 뉴스 정상빈입니다.

촬영기자:최진호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고성 산불 피해 보상 장기화…주민 갈등까지
    • 입력 2021-10-11 19:36:14
    • 수정2021-10-11 19:47:20
    뉴스 7
[앵커]

고성 산불이 발생한 지 2년 6개월이 지났지만 정부와 한국전력공사의 소송이 이어져 주민 피해 보상이 마무리되지 않고 있습니다.

주민 보상이 늦어지면서 재산상 불이익뿐만 아니라 주민 간 갈등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상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19년 4월 강원도 고성 산불로 축구장 980개 넓이의 산림이 소실되고, 천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한전의 전신주 전선이 끊어진 게 원인으로 드러났습니다.

산불이 난 지 2년 6개월.

임시 주택에서 지내던 이재민들은 대부분 새집에 들어왔습니다.

피해 보상금을 다 받지 못해 대출을 받아 공사비를 냈는데, 이자가 늘어나 밤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이석봉/피해 주민 : "그거(대출금과 이자) 갚을 일이 걱정이지. 그게 한 가지 걱정이지. 그것 때문에 잠도 못 자. 근심이 돼서. 집은 지어 놓고, 빚을 콱 져놓고."]

한국전력과 산불 이재민들이 합의한 피해 보상금은 천39억 원.

현재 60% 가깝게 지급됐지만, 나머지 보상금 지급 과정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정부가 주민에게 지원한 3백억여 원에 대해 한전에 구상권을 청구하겠다며 지난 4월 소송을 냈기 때문입니다.

한전은 구상권 청구 금액을 빼고 주민들에게 보상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주민 피해 보상이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일부 주민 간 갈등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일부 주민이 한전과 보상 협상을 진행한 주민을 상대로 횡령 등의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피해 주민/음성변조 : "분위기가 옛날 마냥 썩 좋지는 않죠. 마음과 뜻대로 안 되니까."]

정부는 소송에서 청구한 비용과 한전의 피해 주민 보상금은 별개라며, 한전에 보상금 지급을 계속 요구할 계획입니다.

소송이 길어질 경우 이재민에 대한 실제 피해 보상이 3년 정도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KBS 뉴스 정상빈입니다.

촬영기자:최진호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