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문화] 87살의 대배우 이순재 “리어왕은 필생의 작품”

입력 2021.11.06 (21:34) 수정 2021.11.06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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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말앤문화 시간입니다.

올해로 87살, 연기 인생만 65년에 이르는 배우 이순재 씨.

그는 최근 셰익스피어의 대작, 리어왕을 연기하며 또 한번 무대를 압도하고 있는데요.

200분이 넘는 공연을 매일 흔들림 없이 이끌어 가는 노익장의 비결은 뭘까요?

정연욱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자신의 영토와 재산을 두 딸에게 모두 물려준 권력자.

언니들과 달리 애정 표현에 인색한 막내딸에게 화가 나 급기야 인연을 끊기로 합니다.

["아비로서의 보살핌과 부녀의 정, 일체의 혈연관계를 부정하겠다!"]

하지만 두 딸은 상속을 받자마자 아버지를 외면하고, 뒤늦게 막내딸의 진심을 깨달은 리어왕은 통한의 눈물을 흘립니다.

무려 3시간 넘게 이어지는 광기와 고독,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가운데 하나인 ‘리어왕’은 노년을 맞은 배우라면 누구나 도전하고 싶은, 거대한 산과 같은 작품입니다.

[이순재/배우 : "이번 기회에 한번 그래도 만용 같지만 도전해보자, 해서 선택을 한 건데. 나로서는 일생일대의, 마지막 의미 있는 기회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죠."]

셰익스피어 원작 그대로, 각색 없이 올려진 이번 작품은 3천5백 줄에 이르는 대사가 주인공 리어왕에 집중돼 있습니다.

20일의 공연 기간 내내 체력을 유지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대장정입니다.

[이순재/배우 : "어휘 전달이 정확하게 돼야 관객들이 이해할 수 있는 대목들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해보고 있지만 쉽지 않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올해 87살, TV와 영화, 연극을 넘나들며 다양한 배역을 소화해왔지만, 의외로 ‘햄릿’을 연기해보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털어놨습니다.

[이순재/배우 : "욕심은 다 햄릿인데, 결국 햄릿을 못하고 넘어갔단 말이에요. 물론 햄릿을 한다고 잘할 수 있는 조건은 아닌데, 최불암 씨는 했어요."]

공연 기간엔 늘 가장 먼저 출근해 분장을 마칠 정도로 한결같은 성실함.

65년 동안 연기자로 쉼 없이 달려올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순재/배우 : "일생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이기 때문에 나로서는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내가 가진 역량대로. 많이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KBS 뉴스 정연욱입니다.

촬영기자:고성준/영상편집:이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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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문화] 87살의 대배우 이순재 “리어왕은 필생의 작품”
    • 입력 2021-11-06 21:34:55
    • 수정2021-11-06 22:56:18
    뉴스 9
[앵커]

주말앤문화 시간입니다.

올해로 87살, 연기 인생만 65년에 이르는 배우 이순재 씨.

그는 최근 셰익스피어의 대작, 리어왕을 연기하며 또 한번 무대를 압도하고 있는데요.

200분이 넘는 공연을 매일 흔들림 없이 이끌어 가는 노익장의 비결은 뭘까요?

정연욱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자신의 영토와 재산을 두 딸에게 모두 물려준 권력자.

언니들과 달리 애정 표현에 인색한 막내딸에게 화가 나 급기야 인연을 끊기로 합니다.

["아비로서의 보살핌과 부녀의 정, 일체의 혈연관계를 부정하겠다!"]

하지만 두 딸은 상속을 받자마자 아버지를 외면하고, 뒤늦게 막내딸의 진심을 깨달은 리어왕은 통한의 눈물을 흘립니다.

무려 3시간 넘게 이어지는 광기와 고독,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가운데 하나인 ‘리어왕’은 노년을 맞은 배우라면 누구나 도전하고 싶은, 거대한 산과 같은 작품입니다.

[이순재/배우 : "이번 기회에 한번 그래도 만용 같지만 도전해보자, 해서 선택을 한 건데. 나로서는 일생일대의, 마지막 의미 있는 기회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죠."]

셰익스피어 원작 그대로, 각색 없이 올려진 이번 작품은 3천5백 줄에 이르는 대사가 주인공 리어왕에 집중돼 있습니다.

20일의 공연 기간 내내 체력을 유지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대장정입니다.

[이순재/배우 : "어휘 전달이 정확하게 돼야 관객들이 이해할 수 있는 대목들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해보고 있지만 쉽지 않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올해 87살, TV와 영화, 연극을 넘나들며 다양한 배역을 소화해왔지만, 의외로 ‘햄릿’을 연기해보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털어놨습니다.

[이순재/배우 : "욕심은 다 햄릿인데, 결국 햄릿을 못하고 넘어갔단 말이에요. 물론 햄릿을 한다고 잘할 수 있는 조건은 아닌데, 최불암 씨는 했어요."]

공연 기간엔 늘 가장 먼저 출근해 분장을 마칠 정도로 한결같은 성실함.

65년 동안 연기자로 쉼 없이 달려올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순재/배우 : "일생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이기 때문에 나로서는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내가 가진 역량대로. 많이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KBS 뉴스 정연욱입니다.

촬영기자:고성준/영상편집:이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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