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톡톡] ‘홀로코스트 작가’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작품을 만나다

입력 2021.11.11 (19:30) 수정 2021.11.12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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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립미술관은 이우환과 그 친구들 시리즈 세 번째로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4.4전을 하고 있습니다.

크리스티앙 볼탕스키는 유대인 집단학살을 다룬 홀로코스트 작가로 유명한데요,

그는 현대미술계에서 죽음을 가장 일관되고 진지하게 다룬 작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 7월 타계하기 전까지 이 시립미술관 전시를 위해 작품 구성과 수정, 공간 구성까지 모두 직접 했다고 합니다.

문화톡톡 이번 시간에는 홀로코스트 작가 크리스티앙 볼탕스키의 작품세계로 여러분을 안내합니다.

볼탕스키가 직접 한글로 디자인한 '출발' 전시장으로 들어가면 그를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올려놓은 '기념비 시리즈'를 만납니다.

제단에 올려진 어린이 사진은 홀로코스트 희생자로 알려져 있지만, 작가는 어른이 되기 위해 우리 안에서 죽어 사라질 수밖에 없는 동심을 표현했습니다.

유대인 학살을 다룬 작품 '카나다'.

카나다는 학살 직전 유대인들이 유품을 남긴 창고를 뜻하는 말로 유대인 희생자들이 남긴 옷을 상징합니다.

볼탕스키는 "사진과 옷의 공통점은 현존하는 동시에 부재를 의미한다.

둘은 객체이면서 주체에 대한 추억의 유품이자 기억이다." 라고 말합니다.

이처럼 옷은 사진과 함께 볼탕스키 작품의 주요 재료가 됩니다.

[양은진/부산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 "유대인 학살이라든지 집단의 죽음이라든지 저희가 꼭 역사 속에서 기억해야 할 죽음을 다루면서 대중들로 하여금 그런 죽음들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고…."]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에 수백 개의 종을 달아 영상에 담은 작품 '아니미타스'입니다.

'작은 영혼'이라는 뜻으로, 피노체트 독재 시절, 수천 명의 정치범이 살해돼 묻힌 곳에서 그들을 추모하기 위한 작품입니다.

십자 모양 4개의 스크린에 더없이 평화롭게 펼쳐지는 광경.

자세히 보면 홀로코스트와 베트남 전쟁 등 20세기 잔혹사가 숨어있는 작품 '잠재의식'입니다.

현재는 평화의 시기지만 반드시 기억해야 할 어두운 과거가 있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전시 기간과 같은 165개의 전구가 매일 하나씩 꺼지게 설정된 작품 '황혼'.

꺼져가는 전구처럼 자신의 죽음을 예견이라도 한 듯 준비를 서둘렀던 볼탕스키의 부산 전시, 전시를 준비하던 지난 7월, 일흔 여섯의 나이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며 이번 전시는 첫 유고전이 됐습니다.

[기혜경/부산시립미술관장 : "향후에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전시가 있을 수는 있지만, 작가가 한 점 한 점 공간 구성까지 한 전시로는 이번 전시가 마지막 전시이고, 그렇기 때문에 상당히 의미 있는 전시입니다."]

[크리스티앙 볼탕스키/2015년 :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죽을 것 같아요. 늙은 광대처럼 언제나 여행하다 길 위에서 죽는 거예요."]

일본 사진작가 히로시 스키모토와의 대화에서 그가 남긴 이 말처럼, 볼탕스키는 죽음을 의미하는 4.4라는 제목을 직접 짓고, 부산 전시를 마지막으로 홀연히 떠났습니다.

문화톡톡 최재훈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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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톡톡] ‘홀로코스트 작가’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작품을 만나다
    • 입력 2021-11-11 19:30:12
    • 수정2021-11-12 08:54:44
    뉴스7(부산)
부산시립미술관은 이우환과 그 친구들 시리즈 세 번째로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4.4전을 하고 있습니다.

크리스티앙 볼탕스키는 유대인 집단학살을 다룬 홀로코스트 작가로 유명한데요,

그는 현대미술계에서 죽음을 가장 일관되고 진지하게 다룬 작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 7월 타계하기 전까지 이 시립미술관 전시를 위해 작품 구성과 수정, 공간 구성까지 모두 직접 했다고 합니다.

문화톡톡 이번 시간에는 홀로코스트 작가 크리스티앙 볼탕스키의 작품세계로 여러분을 안내합니다.

볼탕스키가 직접 한글로 디자인한 '출발' 전시장으로 들어가면 그를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올려놓은 '기념비 시리즈'를 만납니다.

제단에 올려진 어린이 사진은 홀로코스트 희생자로 알려져 있지만, 작가는 어른이 되기 위해 우리 안에서 죽어 사라질 수밖에 없는 동심을 표현했습니다.

유대인 학살을 다룬 작품 '카나다'.

카나다는 학살 직전 유대인들이 유품을 남긴 창고를 뜻하는 말로 유대인 희생자들이 남긴 옷을 상징합니다.

볼탕스키는 "사진과 옷의 공통점은 현존하는 동시에 부재를 의미한다.

둘은 객체이면서 주체에 대한 추억의 유품이자 기억이다." 라고 말합니다.

이처럼 옷은 사진과 함께 볼탕스키 작품의 주요 재료가 됩니다.

[양은진/부산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 "유대인 학살이라든지 집단의 죽음이라든지 저희가 꼭 역사 속에서 기억해야 할 죽음을 다루면서 대중들로 하여금 그런 죽음들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고…."]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에 수백 개의 종을 달아 영상에 담은 작품 '아니미타스'입니다.

'작은 영혼'이라는 뜻으로, 피노체트 독재 시절, 수천 명의 정치범이 살해돼 묻힌 곳에서 그들을 추모하기 위한 작품입니다.

십자 모양 4개의 스크린에 더없이 평화롭게 펼쳐지는 광경.

자세히 보면 홀로코스트와 베트남 전쟁 등 20세기 잔혹사가 숨어있는 작품 '잠재의식'입니다.

현재는 평화의 시기지만 반드시 기억해야 할 어두운 과거가 있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전시 기간과 같은 165개의 전구가 매일 하나씩 꺼지게 설정된 작품 '황혼'.

꺼져가는 전구처럼 자신의 죽음을 예견이라도 한 듯 준비를 서둘렀던 볼탕스키의 부산 전시, 전시를 준비하던 지난 7월, 일흔 여섯의 나이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며 이번 전시는 첫 유고전이 됐습니다.

[기혜경/부산시립미술관장 : "향후에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전시가 있을 수는 있지만, 작가가 한 점 한 점 공간 구성까지 한 전시로는 이번 전시가 마지막 전시이고, 그렇기 때문에 상당히 의미 있는 전시입니다."]

[크리스티앙 볼탕스키/2015년 :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죽을 것 같아요. 늙은 광대처럼 언제나 여행하다 길 위에서 죽는 거예요."]

일본 사진작가 히로시 스키모토와의 대화에서 그가 남긴 이 말처럼, 볼탕스키는 죽음을 의미하는 4.4라는 제목을 직접 짓고, 부산 전시를 마지막으로 홀연히 떠났습니다.

문화톡톡 최재훈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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