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1등 공신’ 마스크…환경에는 골칫거리

입력 2021.11.18 (19:12) 수정 2021.11.18 (19:2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코로나19 이후 마스크를 비롯한 일회용품 소비가 늘며 환경에도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무턱대고 버리고, 고민없이 처리하고 있는 지금의 현실을 바꿔 나가야할텐데요,

취재기자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정민규 기자, 우선 마스크가 대부분 그냥 버리지는 있다는데, 이유가 뭔가요?

[기자]

가장 큰 이유는 마스크 사용이 늘어서입니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는 하루에 2천만 개가 버려지는 것으로 추정하는데, 이 버려진 마스크는 사실상 재활용이 안 됩니다.

마스크 구조를 보면 아시겠지만 각 부분의 성분이 다릅니다.

마스크를 보면 먼저 필터가 보이는데, 한 겹이 아니라 여러 겹으로 된 게 많습니다.

이건 주 성분이 '폴리프로필렌'입니다.

코 부분을 지탱해주는 철사는 철로 만들어졌고요.

신축성이 있는 귀 끈은 '폴리우레탄' 성분입니다.

만약 재활용하려면 사람이 다 분리를 해줘야 하는데 마스크 하나하나 성분별로 분리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여기에 감염병 확산 우려도 있어서 쉽사리 손을 대기도 어렵습니다.

결국, 그대로 소각하거나 땅에 매립을 하고 있는데요.

그나마 정상적으로 쓰레기로 배출했을 때가 그런 거고, 상당한 양은 그냥 버려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래서 버려지는 마스크 중에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것도 많아서 해양 생태계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거잖아요.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인 재앙이다 보니까 얼마나 많은 마스크가 바다에 버려졌는지 정확한 통계는 없습니다.

유엔 무역개발협의회는 마스크를 비롯한 플라스틱 쓰레기가 코로나19 이후 75% 정도 매립되거나 바다에 버려졌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또 환경단체인 오션스 아시아는 보고서에서 지난해에 일회용 마스크 15억 6천만 개가 바다에 버려졌다고 봤고요.

최근 중국 난징대 연구팀은 마스크와 비닐장갑 같은 플라스틱 폐기물 2만 5천톤이 바다로 흘러 들어갔을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추정치는 다르지만 바다에 대단히 많은 양이 버려졌을 것이라는 건 쉽게 생각할 수 있겠죠.

이건 프랑스 환경단체가 지중해에 잠수해서 촬영한 영상입니다.

다이버는 "마스크 같은 일회용품이 마치 해파리처럼 바닷속을 헤엄치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인간에게는 코로나19가 위협이지만, 동물들은 바로 이렇게 마구 버려진 마스크가 생명을 앗아가는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마스크 줄에 발이 감겨 움직이지 못하게 된 갈매기가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갈매기는 구조팀이 마스크 끈을 끊어내고, 치료도 해서 살 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남미 브라질에서 발견된 펭귄은 이미 죽은 상태였습니다.

해양환경보호단체에서 사체를 부검해봤더니, 뱃속에서 검은색 마스크가 발견됐습니다.

잘못 삼킨 마스크 때문에 먹이 활동을 하지 못해 굶어 죽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인간이 버린 쓰레기 때문에 애꿎은 동물들이 희생되고 있는 걸 보니 가슴이 아픈데요.

대안이 없을까요?

[기자]

마스크가 감염의 우려가 있다 보니 섣불리 재활용하기도 어려워서 딱 부러지는 대안은 아직 없습니다.

제가 환경부 담당자와도 통화를 해봤는데, 지금으로서는 그냥 종량제봉투에 담아 버리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합니다.

바로 감염 우려 때문인데요.

이 때문에 환경단체에서는 적어도 마스크 귀걸이 끈을 잘라버리는 정도의 일상 속 실천이라도 해달라고 당부합니다.

앞서 보신 것처럼 마스크 끈에 동물의 발이나 몸이 끼어 죽거나 다치는 일은 생기지 않게 하자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마스크가 매립지로 옮기는 과정에서 바람에 날려가도 야생 동물을 해칠 가능성이 작아집니다.

물론 가능하다면 면 마스크처럼 여러 번 사용이 가능한 마스크를 써서 일회용 마스크를 줄이는 것도 현실화할 수 있는 대안입니다.

여기에 방역 효과를 갖춘 친환경 마스크를 만들기 위한 시도도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 부분도 기대해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방역과 환경을 동시에 잡기 위한 고민과 실천이 필요해 보이네요.

정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방역 1등 공신’ 마스크…환경에는 골칫거리
    • 입력 2021-11-18 19:12:23
    • 수정2021-11-18 19:26:39
    뉴스7(부산)
[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코로나19 이후 마스크를 비롯한 일회용품 소비가 늘며 환경에도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무턱대고 버리고, 고민없이 처리하고 있는 지금의 현실을 바꿔 나가야할텐데요,

취재기자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정민규 기자, 우선 마스크가 대부분 그냥 버리지는 있다는데, 이유가 뭔가요?

[기자]

가장 큰 이유는 마스크 사용이 늘어서입니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는 하루에 2천만 개가 버려지는 것으로 추정하는데, 이 버려진 마스크는 사실상 재활용이 안 됩니다.

마스크 구조를 보면 아시겠지만 각 부분의 성분이 다릅니다.

마스크를 보면 먼저 필터가 보이는데, 한 겹이 아니라 여러 겹으로 된 게 많습니다.

이건 주 성분이 '폴리프로필렌'입니다.

코 부분을 지탱해주는 철사는 철로 만들어졌고요.

신축성이 있는 귀 끈은 '폴리우레탄' 성분입니다.

만약 재활용하려면 사람이 다 분리를 해줘야 하는데 마스크 하나하나 성분별로 분리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여기에 감염병 확산 우려도 있어서 쉽사리 손을 대기도 어렵습니다.

결국, 그대로 소각하거나 땅에 매립을 하고 있는데요.

그나마 정상적으로 쓰레기로 배출했을 때가 그런 거고, 상당한 양은 그냥 버려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래서 버려지는 마스크 중에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것도 많아서 해양 생태계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거잖아요.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인 재앙이다 보니까 얼마나 많은 마스크가 바다에 버려졌는지 정확한 통계는 없습니다.

유엔 무역개발협의회는 마스크를 비롯한 플라스틱 쓰레기가 코로나19 이후 75% 정도 매립되거나 바다에 버려졌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또 환경단체인 오션스 아시아는 보고서에서 지난해에 일회용 마스크 15억 6천만 개가 바다에 버려졌다고 봤고요.

최근 중국 난징대 연구팀은 마스크와 비닐장갑 같은 플라스틱 폐기물 2만 5천톤이 바다로 흘러 들어갔을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추정치는 다르지만 바다에 대단히 많은 양이 버려졌을 것이라는 건 쉽게 생각할 수 있겠죠.

이건 프랑스 환경단체가 지중해에 잠수해서 촬영한 영상입니다.

다이버는 "마스크 같은 일회용품이 마치 해파리처럼 바닷속을 헤엄치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인간에게는 코로나19가 위협이지만, 동물들은 바로 이렇게 마구 버려진 마스크가 생명을 앗아가는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마스크 줄에 발이 감겨 움직이지 못하게 된 갈매기가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갈매기는 구조팀이 마스크 끈을 끊어내고, 치료도 해서 살 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남미 브라질에서 발견된 펭귄은 이미 죽은 상태였습니다.

해양환경보호단체에서 사체를 부검해봤더니, 뱃속에서 검은색 마스크가 발견됐습니다.

잘못 삼킨 마스크 때문에 먹이 활동을 하지 못해 굶어 죽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인간이 버린 쓰레기 때문에 애꿎은 동물들이 희생되고 있는 걸 보니 가슴이 아픈데요.

대안이 없을까요?

[기자]

마스크가 감염의 우려가 있다 보니 섣불리 재활용하기도 어려워서 딱 부러지는 대안은 아직 없습니다.

제가 환경부 담당자와도 통화를 해봤는데, 지금으로서는 그냥 종량제봉투에 담아 버리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합니다.

바로 감염 우려 때문인데요.

이 때문에 환경단체에서는 적어도 마스크 귀걸이 끈을 잘라버리는 정도의 일상 속 실천이라도 해달라고 당부합니다.

앞서 보신 것처럼 마스크 끈에 동물의 발이나 몸이 끼어 죽거나 다치는 일은 생기지 않게 하자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마스크가 매립지로 옮기는 과정에서 바람에 날려가도 야생 동물을 해칠 가능성이 작아집니다.

물론 가능하다면 면 마스크처럼 여러 번 사용이 가능한 마스크를 써서 일회용 마스크를 줄이는 것도 현실화할 수 있는 대안입니다.

여기에 방역 효과를 갖춘 친환경 마스크를 만들기 위한 시도도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 부분도 기대해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방역과 환경을 동시에 잡기 위한 고민과 실천이 필요해 보이네요.

정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부산-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