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플라스틱 쓰나미’…하루 평균 2천 톤

입력 2021.11.18 (21:19) 수정 2021.11.1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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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와 함께 산 2년 동안 많은 게 바뀌었지만 크게 신경 안 썼다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문제들이 있습니다.

오늘(18일)은 '코로나 쓰레기' 얘기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쓰레기가 쓰나미처럼 쏟아져 나와 이제 처리가 불가능 한 정도인 곳들도 많습니다.

얼마나 심각한지 먼저, 김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쓸 때는 미처 몰랐지만 코로나 이후 플라스틱 사용, 급증했습니다.

먼저, 배달 음식부터 볼까요?

음식을 담는 플라스틱 용기, 재활용하려면 씻어 버리라고 하죠.

그런데 반찬까지도 죄다 플라스틱에 담아오는 통에 만들어 먹는 때보다 설거지 거리가 되레 늘곤 합니다.

코로나 직전, 9조 7천억 원 규모였던 이 온라인 음식 배달은 1년 만에 78% 늘어나더니, 올해는 3분기 만에 지난 1년 치를 넘겼습니다.

추세대로라면 2년 만에 150% 이상 폭증하는 건데, 플라스틱 쓰레기도 그만큼 함께 느는 겁니다.

이번에는 생활 필수품이 된 마스크를 볼까요?

귀걸이 끈과 코 고정용 철심을 뺀 대부분이 폴리프로필렌 부직포인데, 이것도 사실 ‘플라스틱’입니다.

지난해 마스크 생산액은 2조 5백억 원, 1년 만에 여덟 배 넘게 늘었습니다.

이런 코로나 쓰레기는 하루 평균 2천 톤씩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문제는 처리입니다.

전 세계에서 지난 1년 반 동안 코로나로 인해 발생한 플라스틱 쓰레기만 840만 톤이란 연구 결과도 있는데요.

이 중 2만 5,900톤이 바다로 흘러간 것으로 추산됩니다.

땅에 묻자니 썩는 데 수백 년 걸리고, 태우자니 발암물질이 나오는 플라스틱을 바다에 버리고 있는 건데요.

결국, 일부는 쓰레기로 남아 해안을 오염시키거나, 미세 플라스틱이 돼 우리 식탁으로 돌아오고 있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쓰고 난 마스크를 어떻게 처리하고 있을까요?

정민규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위드 마스크’ 시대 연간 국내 소비량 73억 개…처리는?

[리포트]

우리 국민이 한해 버리는 마스크는 73억 장.

2.3일에 1장씩을 버린 셈입니다.

그렇다면 일상이 된 마스크는 잘 처리가 되는 걸까요.

지금은 오전 6시쯤입니다.

지금부터 하루 청소 작업이 시작된다고 하는데, 함께 동행해보겠습니다.

여기저기 밤새 누군가 버리고 간 마스크가 거리에 널려있습니다.

쓸어도 쓸어도 마스크는 끊이지 않습니다.

[하경용/부산시 부산진구 환경공무직 : “(요즘 마스크 많아졌습니까?) 일상회복 이후로 마스크가 굉장히 많아졌습니다. 주말에 3명이 쓸면 100개 정도 나오고 있습니다.”]

치우지 못한 마스크 중 일부는 물길을 따라 도심 하천으로 흘러듭니다.

수초에 걸린 마스크가 있는가 하면, 불어난 물이 빠지며 더 흘러가지 못한 마스크는 하천 옆 수풀에 뒤엉켰습니다.

그대로 떠내려간 마스크가 만나는 건 바다입니다.

결국, 바닷속을 오염시키고 수생 생태계를 위협합니다.

마스크를 제대로 수거한다고 해도 매립이나 소각하는 거 말곤 대안이 없어 문제입니다.

마스크가 땅에서 썩기까지는 족히 450년은 걸립니다.

소각하더라도 1급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대기 중으로 배출될 수 있습니다.

방역 당국은 한번 사용한 마스크는 감염 우려가 있어 재활용도 할 수 없다며 귀걸이 끈을 제거한 후 일반 쓰레기로 배출하는걸 권장하고 있습니다.

환경부 역시 전염성이 해소된다는 명확한 근거가 없어 재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는 사이 마스크는 단계적 일상회복과 맞물려 ‘최후 방어막’이란 인식이 더 확고해졌고 그만큼 소비량도 늘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영상편집:남은주/그래픽:김현갑

[앵커]

오늘 플라스틱 일회용품 몇 개나 쓰셨습니까?

아예 안 쓰긴 어렵지만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조미 김, 과자봉지 안에 든 플라스틱 용기가 하나 둘 사라지고 있고, 종이빨대를 붙인 커피도 나왔습니다.

간편음식 안에 들어있던 일회용 수저도 빠졌습니다.

일단 소비자들 인식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여러번 쓸 수 있는 배달용기로 음식을 주문하고, 화장품과 세제도 재사용 통에 담아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죠.

다음 세대를 위해, 또 지구에게 조금이라도 덜 미안하기 위한 작은 불편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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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發 ‘플라스틱 쓰나미’…하루 평균 2천 톤
    • 입력 2021-11-18 21:19:27
    • 수정2021-11-18 22:00:57
    뉴스 9
[앵커]

코로나와 함께 산 2년 동안 많은 게 바뀌었지만 크게 신경 안 썼다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문제들이 있습니다.

오늘(18일)은 '코로나 쓰레기' 얘기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쓰레기가 쓰나미처럼 쏟아져 나와 이제 처리가 불가능 한 정도인 곳들도 많습니다.

얼마나 심각한지 먼저, 김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쓸 때는 미처 몰랐지만 코로나 이후 플라스틱 사용, 급증했습니다.

먼저, 배달 음식부터 볼까요?

음식을 담는 플라스틱 용기, 재활용하려면 씻어 버리라고 하죠.

그런데 반찬까지도 죄다 플라스틱에 담아오는 통에 만들어 먹는 때보다 설거지 거리가 되레 늘곤 합니다.

코로나 직전, 9조 7천억 원 규모였던 이 온라인 음식 배달은 1년 만에 78% 늘어나더니, 올해는 3분기 만에 지난 1년 치를 넘겼습니다.

추세대로라면 2년 만에 150% 이상 폭증하는 건데, 플라스틱 쓰레기도 그만큼 함께 느는 겁니다.

이번에는 생활 필수품이 된 마스크를 볼까요?

귀걸이 끈과 코 고정용 철심을 뺀 대부분이 폴리프로필렌 부직포인데, 이것도 사실 ‘플라스틱’입니다.

지난해 마스크 생산액은 2조 5백억 원, 1년 만에 여덟 배 넘게 늘었습니다.

이런 코로나 쓰레기는 하루 평균 2천 톤씩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문제는 처리입니다.

전 세계에서 지난 1년 반 동안 코로나로 인해 발생한 플라스틱 쓰레기만 840만 톤이란 연구 결과도 있는데요.

이 중 2만 5,900톤이 바다로 흘러간 것으로 추산됩니다.

땅에 묻자니 썩는 데 수백 년 걸리고, 태우자니 발암물질이 나오는 플라스틱을 바다에 버리고 있는 건데요.

결국, 일부는 쓰레기로 남아 해안을 오염시키거나, 미세 플라스틱이 돼 우리 식탁으로 돌아오고 있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쓰고 난 마스크를 어떻게 처리하고 있을까요?

정민규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위드 마스크’ 시대 연간 국내 소비량 73억 개…처리는?

[리포트]

우리 국민이 한해 버리는 마스크는 73억 장.

2.3일에 1장씩을 버린 셈입니다.

그렇다면 일상이 된 마스크는 잘 처리가 되는 걸까요.

지금은 오전 6시쯤입니다.

지금부터 하루 청소 작업이 시작된다고 하는데, 함께 동행해보겠습니다.

여기저기 밤새 누군가 버리고 간 마스크가 거리에 널려있습니다.

쓸어도 쓸어도 마스크는 끊이지 않습니다.

[하경용/부산시 부산진구 환경공무직 : “(요즘 마스크 많아졌습니까?) 일상회복 이후로 마스크가 굉장히 많아졌습니다. 주말에 3명이 쓸면 100개 정도 나오고 있습니다.”]

치우지 못한 마스크 중 일부는 물길을 따라 도심 하천으로 흘러듭니다.

수초에 걸린 마스크가 있는가 하면, 불어난 물이 빠지며 더 흘러가지 못한 마스크는 하천 옆 수풀에 뒤엉켰습니다.

그대로 떠내려간 마스크가 만나는 건 바다입니다.

결국, 바닷속을 오염시키고 수생 생태계를 위협합니다.

마스크를 제대로 수거한다고 해도 매립이나 소각하는 거 말곤 대안이 없어 문제입니다.

마스크가 땅에서 썩기까지는 족히 450년은 걸립니다.

소각하더라도 1급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대기 중으로 배출될 수 있습니다.

방역 당국은 한번 사용한 마스크는 감염 우려가 있어 재활용도 할 수 없다며 귀걸이 끈을 제거한 후 일반 쓰레기로 배출하는걸 권장하고 있습니다.

환경부 역시 전염성이 해소된다는 명확한 근거가 없어 재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는 사이 마스크는 단계적 일상회복과 맞물려 ‘최후 방어막’이란 인식이 더 확고해졌고 그만큼 소비량도 늘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영상편집:남은주/그래픽:김현갑

[앵커]

오늘 플라스틱 일회용품 몇 개나 쓰셨습니까?

아예 안 쓰긴 어렵지만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조미 김, 과자봉지 안에 든 플라스틱 용기가 하나 둘 사라지고 있고, 종이빨대를 붙인 커피도 나왔습니다.

간편음식 안에 들어있던 일회용 수저도 빠졌습니다.

일단 소비자들 인식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여러번 쓸 수 있는 배달용기로 음식을 주문하고, 화장품과 세제도 재사용 통에 담아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죠.

다음 세대를 위해, 또 지구에게 조금이라도 덜 미안하기 위한 작은 불편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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