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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배송 경쟁에 밤마다 일터로…절반이 ‘매일 야근’
입력 2021.11.24 (21:32) 수정 2021.11.24 (22:19)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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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온라인 쇼핑의 배송 속도 경쟁에 가려진 철야 노동 문제, 여러 차례 전해드렸습니다.

처음으로 정부의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는데 유통·운수 분야의 야근자 절반 이상이 '매일 야근'을 하고 있고, 안전기준이 안 지켜지는 부분도 여럿 확인됐습니다.

먼저, 김준범 기자의 보도 보시고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리포트]

이제는 사진으로만 남은 청년, 故 장덕준 씨입니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다 지난해 10월 갑자기 숨졌습니다.

저녁 7시부터 새벽 4시까지 주6일 '매일 야근'.

연장 야근도 빈번했던 철야 노동이 원인이었습니다.

[장광/故 장덕준 씨 아버지/올해 5월 : "참, 야근이 이렇게 힘든 줄 알았으면…"]

정부가 처음으로 그 실태를 들여다봤습니다.

쿠팡과 마켓컬리 등 주요 물류사업장 40여 곳을 살펴봤는데, 전체 야근 노동자의 55%가 '매일 야근' 이었습니다.

저녁 6시 출근, 새벽 4시 퇴근을 주 5일이나 6일 반복한다는 얘기입니다.

낮과 밤이 완전히 바뀌는 생활.

'매일 야근'을 1년 넘게 했던 고 장덕준 씨는 몸무게가 15kg이나 줄었습니다.

2년 넘게 '매일 야근'을 하고 있다는 한 노동자는 노동 강도를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물류센터 야간 전담 노동자 : "낮에 잔다는 게 사실은 자는 게 아니거든요. 낮에 자는데 자고 일어나도 멍하고, 낮에 활동을 해야 하는데 식욕도 밥맛이 없어지고, 몸이 망가져 가는 거 알지만 알면서도 해요."]

현행법은 야근과 야근 사이에 적어도 11시간은 연속해서 휴식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최소한의 안전 장치지만, 이걸 어긴 사업장도 6곳이나 됐습니다.

야근 노동자에게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특수건강진단'을 빠뜨린 사업장도 17곳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문제의 출발인 '매일 야근' 그 자체는 현행 노동법상 완전한 합법입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영상편집:박주연/그래픽:한종헌

물류노동 건강권 사각지대 ‘야근’…이대로 괜찮나?

[앵커]

김 기자, 일단 야근은 물류업계만의 문제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기자]

물론 야근 하시는 분들 많죠.

경찰관, 소방관은 물론이고 자동차나 선박 같은 제조업 쪽도 야근은 일상화 돼 있습니다.

그런데 결정적인 차이, 제조업 쪽은 야근을 하더라도 교대근무 방식이 자리가 잡혔습니다.

하지만, 비교적 최근에 야근이 급증한 물류 쪽은 '매일 야근'이 더 많고, 여기에다 업계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보니 당장 개선될 여지도 없다는 점입니다.

[앵커]

'매일 야근'이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잖아요?

관련해서 규제가 전혀 없는 겁니까?

[기자]

근로기준법에 임산부와 미성년자만 야근 금지한다고 돼있습니다.

성인은 한달에 며칠 야근을 하든 제한이 없습니다.

[앵커]

주52시간 근로시간 제한하는 건요?

[기자]

네, 주52시간으로 과도한 야근 제한할 수도 있는데, 지금 문제가 되는 물류 노동 쪽은 근로시간 특례 업종이어서 주52시간 예외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매일 야근'을 더 확대하는 법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게 무슨 얘기입니까?

[기자]

최근 대형마트 업계가 '심야 영업 허용해달라' 강하게 요구하고 있고, 그걸 허용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심사 중입니다.

이 법이 통과되면 대형마트 활성화에는 분명 도움되겠지만, 동시에 지금은 없는 '매일 야근'이 대형마트 쪽에서도 추가될 수 있는 거죠.

[앵커]

앞서 과로사 사례도 봤고, '매일 야근' 같은 연속 근무가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잖아요?

나아질 방법, 없습니까?

[기자]

우선 '매일 야근'을 왜 하느냐를 봐야 합니다.

물류센터를 예로 들면요.

주간 근무만 해서는 급여가 최저임금 수준입니다.

그러니 야근이라도 해서 추가 수당을 받겠다는 거거든요.

하지만 급여 같은 근로조건은 하루 아침에 풀릴 문제는 아니겠죠.

그렇다면, 단기적 과제, 야근 할 때 휴게 공간, 시간이라도 충분히 줘야 하겠고, 이건 이미 현행법에도 있습니다.

그래야 야근하다 과로사 하는 일을 줄일 수 있으니까요.

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한종헌
  • 신속배송 경쟁에 밤마다 일터로…절반이 ‘매일 야근’
    • 입력 2021-11-24 21:32:53
    • 수정2021-11-24 22: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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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온라인 쇼핑의 배송 속도 경쟁에 가려진 철야 노동 문제, 여러 차례 전해드렸습니다.

처음으로 정부의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는데 유통·운수 분야의 야근자 절반 이상이 '매일 야근'을 하고 있고, 안전기준이 안 지켜지는 부분도 여럿 확인됐습니다.

먼저, 김준범 기자의 보도 보시고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리포트]

이제는 사진으로만 남은 청년, 故 장덕준 씨입니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다 지난해 10월 갑자기 숨졌습니다.

저녁 7시부터 새벽 4시까지 주6일 '매일 야근'.

연장 야근도 빈번했던 철야 노동이 원인이었습니다.

[장광/故 장덕준 씨 아버지/올해 5월 : "참, 야근이 이렇게 힘든 줄 알았으면…"]

정부가 처음으로 그 실태를 들여다봤습니다.

쿠팡과 마켓컬리 등 주요 물류사업장 40여 곳을 살펴봤는데, 전체 야근 노동자의 55%가 '매일 야근' 이었습니다.

저녁 6시 출근, 새벽 4시 퇴근을 주 5일이나 6일 반복한다는 얘기입니다.

낮과 밤이 완전히 바뀌는 생활.

'매일 야근'을 1년 넘게 했던 고 장덕준 씨는 몸무게가 15kg이나 줄었습니다.

2년 넘게 '매일 야근'을 하고 있다는 한 노동자는 노동 강도를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물류센터 야간 전담 노동자 : "낮에 잔다는 게 사실은 자는 게 아니거든요. 낮에 자는데 자고 일어나도 멍하고, 낮에 활동을 해야 하는데 식욕도 밥맛이 없어지고, 몸이 망가져 가는 거 알지만 알면서도 해요."]

현행법은 야근과 야근 사이에 적어도 11시간은 연속해서 휴식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최소한의 안전 장치지만, 이걸 어긴 사업장도 6곳이나 됐습니다.

야근 노동자에게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특수건강진단'을 빠뜨린 사업장도 17곳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문제의 출발인 '매일 야근' 그 자체는 현행 노동법상 완전한 합법입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영상편집:박주연/그래픽:한종헌

물류노동 건강권 사각지대 ‘야근’…이대로 괜찮나?

[앵커]

김 기자, 일단 야근은 물류업계만의 문제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기자]

물론 야근 하시는 분들 많죠.

경찰관, 소방관은 물론이고 자동차나 선박 같은 제조업 쪽도 야근은 일상화 돼 있습니다.

그런데 결정적인 차이, 제조업 쪽은 야근을 하더라도 교대근무 방식이 자리가 잡혔습니다.

하지만, 비교적 최근에 야근이 급증한 물류 쪽은 '매일 야근'이 더 많고, 여기에다 업계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보니 당장 개선될 여지도 없다는 점입니다.

[앵커]

'매일 야근'이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잖아요?

관련해서 규제가 전혀 없는 겁니까?

[기자]

근로기준법에 임산부와 미성년자만 야근 금지한다고 돼있습니다.

성인은 한달에 며칠 야근을 하든 제한이 없습니다.

[앵커]

주52시간 근로시간 제한하는 건요?

[기자]

네, 주52시간으로 과도한 야근 제한할 수도 있는데, 지금 문제가 되는 물류 노동 쪽은 근로시간 특례 업종이어서 주52시간 예외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매일 야근'을 더 확대하는 법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게 무슨 얘기입니까?

[기자]

최근 대형마트 업계가 '심야 영업 허용해달라' 강하게 요구하고 있고, 그걸 허용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심사 중입니다.

이 법이 통과되면 대형마트 활성화에는 분명 도움되겠지만, 동시에 지금은 없는 '매일 야근'이 대형마트 쪽에서도 추가될 수 있는 거죠.

[앵커]

앞서 과로사 사례도 봤고, '매일 야근' 같은 연속 근무가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잖아요?

나아질 방법, 없습니까?

[기자]

우선 '매일 야근'을 왜 하느냐를 봐야 합니다.

물류센터를 예로 들면요.

주간 근무만 해서는 급여가 최저임금 수준입니다.

그러니 야근이라도 해서 추가 수당을 받겠다는 거거든요.

하지만 급여 같은 근로조건은 하루 아침에 풀릴 문제는 아니겠죠.

그렇다면, 단기적 과제, 야근 할 때 휴게 공간, 시간이라도 충분히 줘야 하겠고, 이건 이미 현행법에도 있습니다.

그래야 야근하다 과로사 하는 일을 줄일 수 있으니까요.

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한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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