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美 교내 총격 사건 급증…부모·학교 책임 묻는다

입력 2021.12.08 (10:52) 수정 2021.12.08 (10:5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지난달 미국 미시간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15살 재학생이 총을 난사해 학생 4명이 숨졌습니다.

사법당국은 이례적으로 용의자 학생과 부모를 모두 기소했는데요.

교내 총격 사건에 대해 부모나 학교에도 책임을 묻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구촌인 입니다.

[리포트]

지난 금요일, 미시간주 주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에 모였습니다.

끔찍한 총격 사건에 희생된 꿈많은 소년 소녀들과 그 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선데요.

[켈리 웨스트브룩/고교 응원단 코치 :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족에게 어떤 위로의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지역의 일원으로, 당신들을 위해 이곳에 모였습니다."]

지난달 30일, 미시간주 옥스퍼드 고등학교에서 15살 재학생이 총기를 난사해 학생 4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습니다.

총소리에 놀란 학생들이 책상과 의자로 문을 막고 숨어있다, 상황이 종료됐다는 경찰의 목소리에 겁에 질린 채 교실 밖으로 뛰어나오는데요.

[잰더 컴비/옥스퍼드 고등학교 재학생 : "총소리가 들리고 복도에서 비명 소리가 들렸어요. 선생님이 교실로 들어가서 문을 닫고 911에 신고하라고 했어요."]

총을 난사한 재학생, 이선 크럼블리는 현장에서 체포됐습니다.

검찰은 1급 살인과 테러 등의 혐의로 기소했는데요.

아직 미성년이다 보니 기소 자체가 어려울 것이란 추측과 달리, 이례적으로 테러 혐의까지 적용됐습니다.

[카렌 맥도날드/오클랜드 카운티 검사 : "용의자를 기소한 것은 정의를 실현하고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섭니다. 그렇지 않으면 대중을 위협할 소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검찰은 매우 이례적으로 용의자의 부모를 '비자발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아들이 위험한 상태란 걸 인지했는데도 총기를 보관한 서랍을 잠그지 않은 등 예방조치를 하지 않아 사실상 범행을 방조했다는 겁니다.

자신들이 기소될 것을 안 부모들은 도주했다가, 시민들의 신고로 하루 만에 붙잡혀 왔습니다.

[섀넌 스미스/변호인 : "의뢰인들은 사건에서 도망치지 않을 것입니다. 잠깐 이동의 문제였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검사와 이야기할 것입니다."]

사법 당국은 학교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학생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의무를 다했는지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사건 당일 담임교사는 학생이 총기 난사 장면을 그리는 등 위험이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부모에게 조퇴를 요청했지만, 거부당하자 별다른 조치 없이 학생을 교실로 돌려보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팀 윌리스/오클랜드 카운티 경찰 : "용의자의 가방에서 총을 쏴서 학생들을 살해하려는 욕망이 담긴 메모 등이 발견됐습니다."]

애초에 더 강력한 총기 규제법이 있었다면, 이런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거란 미국의 오랜 총기 소지 논란도 재점화되고 있는데요.

올해 들어 미국 전역의 초중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총격 사건은 48건, 대면 등교가 재개된 8월 이후에만 32건이 발생했습니다.

그동안 미국에선 교내 총기 사건과 관련해 부모나 학교가 기소되거나, 유죄 판결을 받는 사례가 극히 드물었는데요.

이번 사건은 사법당국이 총기관리와 관련해 부모와 학교에 보내는 경고이자, 교내 총격 사건 처벌에 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지구촌 IN] 美 교내 총격 사건 급증…부모·학교 책임 묻는다
    • 입력 2021-12-08 10:52:18
    • 수정2021-12-08 10:57:29
    지구촌뉴스
[앵커]

지난달 미국 미시간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15살 재학생이 총을 난사해 학생 4명이 숨졌습니다.

사법당국은 이례적으로 용의자 학생과 부모를 모두 기소했는데요.

교내 총격 사건에 대해 부모나 학교에도 책임을 묻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구촌인 입니다.

[리포트]

지난 금요일, 미시간주 주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에 모였습니다.

끔찍한 총격 사건에 희생된 꿈많은 소년 소녀들과 그 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선데요.

[켈리 웨스트브룩/고교 응원단 코치 :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족에게 어떤 위로의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지역의 일원으로, 당신들을 위해 이곳에 모였습니다."]

지난달 30일, 미시간주 옥스퍼드 고등학교에서 15살 재학생이 총기를 난사해 학생 4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습니다.

총소리에 놀란 학생들이 책상과 의자로 문을 막고 숨어있다, 상황이 종료됐다는 경찰의 목소리에 겁에 질린 채 교실 밖으로 뛰어나오는데요.

[잰더 컴비/옥스퍼드 고등학교 재학생 : "총소리가 들리고 복도에서 비명 소리가 들렸어요. 선생님이 교실로 들어가서 문을 닫고 911에 신고하라고 했어요."]

총을 난사한 재학생, 이선 크럼블리는 현장에서 체포됐습니다.

검찰은 1급 살인과 테러 등의 혐의로 기소했는데요.

아직 미성년이다 보니 기소 자체가 어려울 것이란 추측과 달리, 이례적으로 테러 혐의까지 적용됐습니다.

[카렌 맥도날드/오클랜드 카운티 검사 : "용의자를 기소한 것은 정의를 실현하고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섭니다. 그렇지 않으면 대중을 위협할 소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검찰은 매우 이례적으로 용의자의 부모를 '비자발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아들이 위험한 상태란 걸 인지했는데도 총기를 보관한 서랍을 잠그지 않은 등 예방조치를 하지 않아 사실상 범행을 방조했다는 겁니다.

자신들이 기소될 것을 안 부모들은 도주했다가, 시민들의 신고로 하루 만에 붙잡혀 왔습니다.

[섀넌 스미스/변호인 : "의뢰인들은 사건에서 도망치지 않을 것입니다. 잠깐 이동의 문제였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검사와 이야기할 것입니다."]

사법 당국은 학교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학생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의무를 다했는지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사건 당일 담임교사는 학생이 총기 난사 장면을 그리는 등 위험이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부모에게 조퇴를 요청했지만, 거부당하자 별다른 조치 없이 학생을 교실로 돌려보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팀 윌리스/오클랜드 카운티 경찰 : "용의자의 가방에서 총을 쏴서 학생들을 살해하려는 욕망이 담긴 메모 등이 발견됐습니다."]

애초에 더 강력한 총기 규제법이 있었다면, 이런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거란 미국의 오랜 총기 소지 논란도 재점화되고 있는데요.

올해 들어 미국 전역의 초중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총격 사건은 48건, 대면 등교가 재개된 8월 이후에만 32건이 발생했습니다.

그동안 미국에선 교내 총기 사건과 관련해 부모나 학교가 기소되거나, 유죄 판결을 받는 사례가 극히 드물었는데요.

이번 사건은 사법당국이 총기관리와 관련해 부모와 학교에 보내는 경고이자, 교내 총격 사건 처벌에 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