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인구 강타…“2070년 3,766만 명”

입력 2021.12.09 (21:42) 수정 2021.12.09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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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766만 명.

통계청이 예상한 2070년 우리나라 인구입니다.

1979년 규모로 되돌아가는 거고요, 지금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면 폴란드나 모로코와 비슷합니다.

물론 어디까지 전망치이고, 변수는 있습니다.

출산율과 기대수명, 그리고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인까지 고려했을 때 만약 더 나빠진다면 3,100만 명, 반대로 상황이 좋아질 경우 4,400만 명대가 될 걸로 보입니다.

이번 전망치는 2년 전 조사 때보다 인구가 감소하는 시간은 빨라지고 폭은 더 커졌는데, 그동안 뭐가 결정적으로 달라졌을까요?

먼저 김수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하객 인원 제한으로 결혼식을 2번 미룬 안지윤 씨.

코로나19는 '결혼 절벽'부터 불러왔습니다.

[안지윤/청년부부연합회 신혼부부 : "예식을 한 번 미룬다고 했을 때는 한 여덟 개 업체를 다 변경을 해야 해요.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내년이나 내후년으로 결혼을 미루는 게 속 편하겠다고 생각도 많이 했고..."]

21만 4,000쌍.

지난해 1년 차 신혼부부 숫자입니다.

1년 전보다 10% 가까이 줄어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이 감소했고, 이러다 보니 출생아 수도 그만큼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여기에 신혼부부들 소득보다 빚이 더 많이 늘고, 집 사긴 어려워지면서 결혼하고도 아이 낳기 힘들어졌습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태어나는 아기가 사망자 수보다 적은 '인구 데드크로스', 즉 자연 감소가 시작됐는데요.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되고, 또 점점 확대될 것이라는 게 통계 당국의 전망입니다.

이 흐름대로라면 당장 10년 뒤 우리나라 인구지도, 어떻게 변할까요?

우선 초등학생 수가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서 전체 인구의 단 3%에 불과하게 됩니다.

반대로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25%를 넘어서서 14세 이하 유소년 인구의 3배가 넘는 규모가 됩니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국내로 들어오는 외국인 덕에 전체 인구 수를 유지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마저도 코로나 19로 국경이 막히면서 어렵게 됐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제 이동으로 6만 명 안팎 규모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인구 규모를 결정하는 결혼과 출생, 외국인 유입에 코로나19가 모두 영향을 주면서 인구 감소 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급격하게 인구가 줄면 사회 전반에 여러 변화가 생기지만, 특히 경제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계속해서 이세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른 대 넘는 택시들이 주차장을 빼곡히 채웠습니다.

운전할 사람을 못 구해 달릴 수 없게 된 차들입니다.

[이창희/택시 회사 임원 : "청장년층에 관해서는 전혀 입사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택시 운전하시는 분들이 워낙 고령이다 보니까 실질적으로 저희가 나중에 10년이라든지 20년 뒤에 운영을 할 수 있을지라는 이런 생각도 많이 들고 있고요."]

이례적으로 기사 공개 모집행사까지 열렸습니다.

택시업계가 구인난 때문에 취업박람회를 연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60만 원의 취업수당 등 각종 혜택까지 내걸며 적극 모집에 나섰습니다.

이런 구인난은 앞으로 택시업계의 문제만이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의 추세라면 3,730만 명인 생산연령인구가 10년 동안 350만 명 줄고, 2070년엔 천730만 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입니다.

50년에 걸쳐 경제를 지탱하는 인구가 2천만 명 정도 줄고, 결국 지금의 절반에도 못 미치게 된다는 얘기입니다.

이렇게 되면 일하는 사람 100명이 노년층 100.6명을 부양하게 돼 OECD 국가 중 가장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수영/통계청 인구동향과장 : "유소년 인구와 생산연령인구 감소 폭은 더 확대되었고, 고령화는 기존 추세와 같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줄어든 청년세대가 그나마 수도권으로 몰리면서 지방 소멸 현상은 더 빨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지방에는 정원을 못 채우는 대학들이 생겨나고 있고, 교육 외에 다른 기본시설들도 급격한 인구 감소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촬영기자:김상민 민창호/영상편집:강정희 한찬의/그래픽:김지혜 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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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인구 강타…“2070년 3,766만 명”
    • 입력 2021-12-09 21:42:15
    • 수정2021-12-09 22:09:07
    뉴스 9
[앵커]

3,766만 명.

통계청이 예상한 2070년 우리나라 인구입니다.

1979년 규모로 되돌아가는 거고요, 지금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면 폴란드나 모로코와 비슷합니다.

물론 어디까지 전망치이고, 변수는 있습니다.

출산율과 기대수명, 그리고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인까지 고려했을 때 만약 더 나빠진다면 3,100만 명, 반대로 상황이 좋아질 경우 4,400만 명대가 될 걸로 보입니다.

이번 전망치는 2년 전 조사 때보다 인구가 감소하는 시간은 빨라지고 폭은 더 커졌는데, 그동안 뭐가 결정적으로 달라졌을까요?

먼저 김수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하객 인원 제한으로 결혼식을 2번 미룬 안지윤 씨.

코로나19는 '결혼 절벽'부터 불러왔습니다.

[안지윤/청년부부연합회 신혼부부 : "예식을 한 번 미룬다고 했을 때는 한 여덟 개 업체를 다 변경을 해야 해요.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내년이나 내후년으로 결혼을 미루는 게 속 편하겠다고 생각도 많이 했고..."]

21만 4,000쌍.

지난해 1년 차 신혼부부 숫자입니다.

1년 전보다 10% 가까이 줄어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이 감소했고, 이러다 보니 출생아 수도 그만큼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여기에 신혼부부들 소득보다 빚이 더 많이 늘고, 집 사긴 어려워지면서 결혼하고도 아이 낳기 힘들어졌습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태어나는 아기가 사망자 수보다 적은 '인구 데드크로스', 즉 자연 감소가 시작됐는데요.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되고, 또 점점 확대될 것이라는 게 통계 당국의 전망입니다.

이 흐름대로라면 당장 10년 뒤 우리나라 인구지도, 어떻게 변할까요?

우선 초등학생 수가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서 전체 인구의 단 3%에 불과하게 됩니다.

반대로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25%를 넘어서서 14세 이하 유소년 인구의 3배가 넘는 규모가 됩니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국내로 들어오는 외국인 덕에 전체 인구 수를 유지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마저도 코로나 19로 국경이 막히면서 어렵게 됐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제 이동으로 6만 명 안팎 규모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인구 규모를 결정하는 결혼과 출생, 외국인 유입에 코로나19가 모두 영향을 주면서 인구 감소 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급격하게 인구가 줄면 사회 전반에 여러 변화가 생기지만, 특히 경제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계속해서 이세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른 대 넘는 택시들이 주차장을 빼곡히 채웠습니다.

운전할 사람을 못 구해 달릴 수 없게 된 차들입니다.

[이창희/택시 회사 임원 : "청장년층에 관해서는 전혀 입사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택시 운전하시는 분들이 워낙 고령이다 보니까 실질적으로 저희가 나중에 10년이라든지 20년 뒤에 운영을 할 수 있을지라는 이런 생각도 많이 들고 있고요."]

이례적으로 기사 공개 모집행사까지 열렸습니다.

택시업계가 구인난 때문에 취업박람회를 연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60만 원의 취업수당 등 각종 혜택까지 내걸며 적극 모집에 나섰습니다.

이런 구인난은 앞으로 택시업계의 문제만이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의 추세라면 3,730만 명인 생산연령인구가 10년 동안 350만 명 줄고, 2070년엔 천730만 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입니다.

50년에 걸쳐 경제를 지탱하는 인구가 2천만 명 정도 줄고, 결국 지금의 절반에도 못 미치게 된다는 얘기입니다.

이렇게 되면 일하는 사람 100명이 노년층 100.6명을 부양하게 돼 OECD 국가 중 가장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수영/통계청 인구동향과장 : "유소년 인구와 생산연령인구 감소 폭은 더 확대되었고, 고령화는 기존 추세와 같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줄어든 청년세대가 그나마 수도권으로 몰리면서 지방 소멸 현상은 더 빨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지방에는 정원을 못 채우는 대학들이 생겨나고 있고, 교육 외에 다른 기본시설들도 급격한 인구 감소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촬영기자:김상민 민창호/영상편집:강정희 한찬의/그래픽:김지혜 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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