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한밤중 역대급 토네이도’…美 양초 공장서 70명 숨져

입력 2021.12.13 (18:04) 수정 2021.12.13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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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거대 회오리 바람, '토네이도'가 미국 중부 6개 주를 휩쓸면서 인명, 재산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12월에 이렇게 강력한 겨울 토네이도가 발생한 건 이례적인 일이라는데,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봅니다.

지금까지 거의 90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고요? 인명 피해가 무척 크네요?

[기자]

네, 사망자 대부분이 미 켄터키 주의 한 공장에서 나왔습니다.

지붕이 무너지며 건물이 주저앉았습니다.

당시 공장엔 노동자 110여 명이 있었습니다.

["갇혀 있습니다. 구해주세요. 메이필드의 양초 공장 안입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도와달라는 간절한 요청에도 구조된 사람은 40명뿐, 70명이 숨졌습니다.

일리노이 주에선 초대형 아마존 물류 창고가 붕괴 됐습니다.

건물의 절반, 축구장 한 개 규모의 벽과 지붕이 사라졌습니다.

이곳에도 밤샘 작업을 하고 있던 노동자가 100명가량 있었는데, 최소 6명이 숨진 거로 확인됐습니다.

아칸소, 테네시, 미주리 주에서도 인명 피해가 났습니다.

사망자는 더 늘 가능성이 큽니다.

[앵커]

한밤중에 닥친 토네이도인데, 왜 노동자 사망자가 이렇게 많죠?

[기자]

크리스마스, 연말 앞둔 수요 때문입니다.

켄터키 주 공장은 양초 공장이었습니다.

연말이면 급증하는 수요에 맞춰 철야 근무 중이던 근로자들이 사고를 당한 것이고, 아마존 물류 창고도 크리스마스 선물용 물류 급증으로 근무자가 많았던 거로 보입니다.

[앵커]

안타깝습니다.

그런데 현장 보면 파괴력도 엄청났던 것 같아요?

[기자]

마치 폭격을 맞은 듯한 모습이죠.

AP통신은 "사람이 살던 마을이라고는 알아보기 힘든 지경이 됐다"고 전하기도 했는데요.

SNS에 올라온 당시 토네이도 모습을 보면, 거대한 소용돌이가 들판을 따라 무섭게 움직입니다.

바람 소리도 엄청납니다.

바람 속도가 시속 365km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토네이도가 중부 곳곳에서 30여 개 이상 발생했고, 무려 400km를 이동했습니다.

[앵커]

안 그래도 이동 거리가 굉장히 길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던데, 그런데 대비를 안 했나요?

[기자]

예보도 했고 알고도 있었지만, 한밤 중이었던 데다, 갑자기 나타났다 갑자기 사라지는 토네이도의 특성상 대피가 어려웠답니다.

전문가 말 들어보시죠.

[제프 마스터스/미 기상학자 : "이번 토네이도 가운데 지름이 1.6~3.2km나 되는 거대한 규모도 있었습니다. 숨을 곳이 없었다는 뜻입니다. 너무 크고 강력해서 대피했어도 생명이 위험했을 겁니다."]

[앵커]

이례적인 12월 토네이도, 역시 기상 이변 측면에서 보는 시각 많겠죠?

[기자]

네, 미국에서 사망자를 가장 많이 낸 15개 토네이도 가운데 12월에 발생한 건 한 차례도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원인이 지구 온난화 때문일 거란 관측이 많습니다.

토네이도가 덮친 미 중부 지역의 날씨, 최근에 굉장히 따뜻했습니다.

영상 21도~26도. 늦봄, 초여름 날씨를 보였는데요.

이런 따뜻한 공기가 북쪽에서 내려온 차가운 공기와 만나 토네이도를 만들었다는 겁니다.

태평양 '라니냐' 영향도 있었단 분석 나옵니다.

[앵커]

하지만 아직 과학적으로는 단정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죠?

[기자]

네, 가능성만 제시할 뿐입니다.

그럼에도 설득력은 높습니다.

왜냐면 미국은 올 여름, 기억하시겠지만 '최악의 산불'로 신음했고, 유럽 등 세계 곳곳이 그랬습니다.

또 일 년 내내 따뜻한 날씨 자랑하는 하와이도, 지난주 강력한 폭풍우가 덮쳐 피해가 컸습니다.

보시다시피 이렇게 폭설이 내렸습니다.

분명한 건 이거죠.

산불, 폭설, 토네이도 같은 이런 현상들이 이제 정말 자주 발생한다.

게다가 파괴력, 크기, 힘도 점점 세지고 있다는 겁니다.

[앵커]

크리스마스, 연말 수요로 살아나던 미국 경제에도 영향을 주겠죠?

[기자]

네, 켄터키 주엔 비상사태가 선포됐습니다.

공장, 관공서, 병원, 상점 등이 모두 파괴되면서 지역 경제가 멈췄고, 전기, 수도까지 끊기면서 피해 복구도 어렵습니다.

[켄터키 주민/토네이도 피해 : "이곳에서 아이들을 키웠어요. 아이들도 여기서 일하고요. 제 고향인데, 모든 걸 잃었습니다."]

게다가 피해 지역, 농업 지역이 많습니다.

보통 이렇게 큰 토네이도가 이 농업 지역 강타하면 곡물 가격이 뜁니다.

안 그래도 불안정한 곡물 가격 자극할 수 있습니다.

또 물류 대란.

아마존 등 물류시설이 큰 타격을 입으면서 공급망 혼란을 부채질할 거란 우려도 나옵니다.

안 그래도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주요 항만엔 컨테이너 하역 지연이 계속되고 있거든요.

경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앵커]

최악의 재난이 발생했지만, 생존자 구조도, 피해 복구도, 늦지 않아야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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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2-13 18:04:53
    • 수정2021-12-13 18:2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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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회오리 바람, '토네이도'가 미국 중부 6개 주를 휩쓸면서 인명, 재산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12월에 이렇게 강력한 겨울 토네이도가 발생한 건 이례적인 일이라는데,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봅니다.

지금까지 거의 90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고요? 인명 피해가 무척 크네요?

[기자]

네, 사망자 대부분이 미 켄터키 주의 한 공장에서 나왔습니다.

지붕이 무너지며 건물이 주저앉았습니다.

당시 공장엔 노동자 110여 명이 있었습니다.

["갇혀 있습니다. 구해주세요. 메이필드의 양초 공장 안입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도와달라는 간절한 요청에도 구조된 사람은 40명뿐, 70명이 숨졌습니다.

일리노이 주에선 초대형 아마존 물류 창고가 붕괴 됐습니다.

건물의 절반, 축구장 한 개 규모의 벽과 지붕이 사라졌습니다.

이곳에도 밤샘 작업을 하고 있던 노동자가 100명가량 있었는데, 최소 6명이 숨진 거로 확인됐습니다.

아칸소, 테네시, 미주리 주에서도 인명 피해가 났습니다.

사망자는 더 늘 가능성이 큽니다.

[앵커]

한밤중에 닥친 토네이도인데, 왜 노동자 사망자가 이렇게 많죠?

[기자]

크리스마스, 연말 앞둔 수요 때문입니다.

켄터키 주 공장은 양초 공장이었습니다.

연말이면 급증하는 수요에 맞춰 철야 근무 중이던 근로자들이 사고를 당한 것이고, 아마존 물류 창고도 크리스마스 선물용 물류 급증으로 근무자가 많았던 거로 보입니다.

[앵커]

안타깝습니다.

그런데 현장 보면 파괴력도 엄청났던 것 같아요?

[기자]

마치 폭격을 맞은 듯한 모습이죠.

AP통신은 "사람이 살던 마을이라고는 알아보기 힘든 지경이 됐다"고 전하기도 했는데요.

SNS에 올라온 당시 토네이도 모습을 보면, 거대한 소용돌이가 들판을 따라 무섭게 움직입니다.

바람 소리도 엄청납니다.

바람 속도가 시속 365km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토네이도가 중부 곳곳에서 30여 개 이상 발생했고, 무려 400km를 이동했습니다.

[앵커]

안 그래도 이동 거리가 굉장히 길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던데, 그런데 대비를 안 했나요?

[기자]

예보도 했고 알고도 있었지만, 한밤 중이었던 데다, 갑자기 나타났다 갑자기 사라지는 토네이도의 특성상 대피가 어려웠답니다.

전문가 말 들어보시죠.

[제프 마스터스/미 기상학자 : "이번 토네이도 가운데 지름이 1.6~3.2km나 되는 거대한 규모도 있었습니다. 숨을 곳이 없었다는 뜻입니다. 너무 크고 강력해서 대피했어도 생명이 위험했을 겁니다."]

[앵커]

이례적인 12월 토네이도, 역시 기상 이변 측면에서 보는 시각 많겠죠?

[기자]

네, 미국에서 사망자를 가장 많이 낸 15개 토네이도 가운데 12월에 발생한 건 한 차례도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원인이 지구 온난화 때문일 거란 관측이 많습니다.

토네이도가 덮친 미 중부 지역의 날씨, 최근에 굉장히 따뜻했습니다.

영상 21도~26도. 늦봄, 초여름 날씨를 보였는데요.

이런 따뜻한 공기가 북쪽에서 내려온 차가운 공기와 만나 토네이도를 만들었다는 겁니다.

태평양 '라니냐' 영향도 있었단 분석 나옵니다.

[앵커]

하지만 아직 과학적으로는 단정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죠?

[기자]

네, 가능성만 제시할 뿐입니다.

그럼에도 설득력은 높습니다.

왜냐면 미국은 올 여름, 기억하시겠지만 '최악의 산불'로 신음했고, 유럽 등 세계 곳곳이 그랬습니다.

또 일 년 내내 따뜻한 날씨 자랑하는 하와이도, 지난주 강력한 폭풍우가 덮쳐 피해가 컸습니다.

보시다시피 이렇게 폭설이 내렸습니다.

분명한 건 이거죠.

산불, 폭설, 토네이도 같은 이런 현상들이 이제 정말 자주 발생한다.

게다가 파괴력, 크기, 힘도 점점 세지고 있다는 겁니다.

[앵커]

크리스마스, 연말 수요로 살아나던 미국 경제에도 영향을 주겠죠?

[기자]

네, 켄터키 주엔 비상사태가 선포됐습니다.

공장, 관공서, 병원, 상점 등이 모두 파괴되면서 지역 경제가 멈췄고, 전기, 수도까지 끊기면서 피해 복구도 어렵습니다.

[켄터키 주민/토네이도 피해 : "이곳에서 아이들을 키웠어요. 아이들도 여기서 일하고요. 제 고향인데, 모든 걸 잃었습니다."]

게다가 피해 지역, 농업 지역이 많습니다.

보통 이렇게 큰 토네이도가 이 농업 지역 강타하면 곡물 가격이 뜁니다.

안 그래도 불안정한 곡물 가격 자극할 수 있습니다.

또 물류 대란.

아마존 등 물류시설이 큰 타격을 입으면서 공급망 혼란을 부채질할 거란 우려도 나옵니다.

안 그래도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주요 항만엔 컨테이너 하역 지연이 계속되고 있거든요.

경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앵커]

최악의 재난이 발생했지만, 생존자 구조도, 피해 복구도, 늦지 않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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